모로칸 디자인 모티프 - 코바늘로 뜨는
더 헐레이션스 지음, 김수정 옮김 / 윌스타일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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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겨울 바람이 불어오는 계절, 온기가 필요해 니트들을 들여다본다. 털모자, 핸드워머, 목도리 등등. 한 번 추위를 느끼면 그 추위가 오래 가는 듯해서 따뜻하게 입고 있기로 한다. 덩달아 뜨개바구니를 꺼내 괜히 뒤적거려 보기도 한다. 겨울에 어울리는 모로칸 디자인 모티프 책을 꺼내든다. 아직 도안을 보는 법에는 익숙하지 않지만, 모티프를 떠올렸을 때 보통 떠올리는 전통적인 모습과는 또 다르다. 유럽풍의 알록달록한 문양들이 눈을 즐겁게 한다. 색색의 실도 다양한데, 특히 파란색과 흰색을, 검은색 등을 많이 사용한다. 그래서 눈에 확 띄는 매력이 있다. 예쁜 문양들을 구경하고 있노라면 기분까지 즐거워진다. 뜨개질이 즐거운 이유는, 색색의 실을 가지고 원하는 것을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계속해서 손을 움직이다보면 잡념은 사라지고, 한 코 한 코 앞의 코에만 집중하게 된다. 생산에 대한 욕구와 수집에 대한 욕구 둘 다 만족시킬 수 있다는 점이 재밌다.

뜨개질은 시간이 오래 필요하다. 진득히 앉아서 떠내려가야 한다. 자주 끊기면 어디까지 떴는지 기억해야 하고, 콧수와 단수를 세다보면 머리가 어지럽다. 아이가 태어나고 뜨개질은 거의 어려웠는데, 이번에 병원에 자주 입원하게 되면서 한 번 쯤 떠 볼까 싶어서 펼치게 된 책이다. 생각보다 도안이 다양해서 볼거리가 많았다.

모티프 하나하나를 뜨는 것은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는다. 짧은 시간에 완성품이 나온다는 점이 모티프 뜨기의 가장 좋은 점 아닐까? 소품도 가능하고, 의류도 가능하고, 무엇이든 만들 수 있다. 재작년부터 작년까지 모티프를 이은 조끼가 한 때 유행이었는데, 모로코 모티프를 이용해 이어붙여 옷을 만드는 것도 재밌어보인다. 커다란 1/4짜리 원이 들어간 모티프를 이어붙여서 만드는 숄도 나와있어서 그것도 한 번 도전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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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울게 두오! : 괴테 시 필사집 쓰는 기쁨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배명자 옮김 / 나무생각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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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괴테의 시를 필사해 볼 수 있는 책이라서 얼른 받아보았다. 제목부터가 나를 울게 두오! 라니, 참 강렬하다. 이제껏 접해본 외국시들은 느낌도 다르고 정서도 다르다는 생각에 약간 거리감이 있다. 이번에 받은 괴테의 시들은 읽어본 적이 없어서 필사에 앞서 한 편씩 쭉 감상해보았다. 시 하나하나가 격렬한 감정을 표현하고 있어서 생동감이 느껴졌다. 번역체라서 그 뉘앙스를 완전히 느낄 수 없다는 게 아쉽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뿜어져나오는 감정들을 보면 예술작품이라는 표현이 맞는듯하다.

괴테는 시인으로서의 직업관이 투철한 것 같다. 작품을 만들어내는 마음이나 시인의 자세와 관련한 부분이 언뜻언뜻 보였기 때문이다. 자연 경관을 노래한 시들도 많았고, 감성 그 자체에 곧 몰두하는 시도 있었다. 사랑과 이별을 노래하는 시들은 직접적이고 본능적인 원초적인 마음들을 노래한 것이 많아서 신기했다. 시대와 문화를 담고 있다보니 거의 매 작품에 걸쳐서, 신을 부르거나 신앙심에 대해 읊은 시대도 많았다. 아무래도 그런 점도 우리나라 서정시들과는 결이 달라수 어색하게 느껴지는 듯 했다.

눈물 젖은 빵을 먹어보지 못한 사람으로 시작하는 시도 있어서 반가웠다. 옛날부터 유행했던 구절인데 괴테의 시에서 발췌한 줄은 몰랐다. 제목 그대로 쓰는 기쁨을 온전히 만끽할 수 있는 책이다. 예쁜 글씨는 아니지만 한 자 한 자 적어내려가다 보면 작가의 마음의 갈피가 잡힐것 같은 기분이라 좋은 경험이었다. 아직 필사를 마친 것이 아닌데도, 괴테 뿐 아니라 좋은 시를 접하고, 따라 적어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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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의 크리스마스 미래 환경 그림책 15
김수희 지음, 김병남 그림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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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역시 크리스마스 책을 읽어야지! 하고 골라본 책인데요. 왠지 표지에서 보이는 크리스의 표정은 밝지가 않아요. 크리스마스에는 밝고 행복한 표정이어야 할 텐데, 왜일까요? 크리스마스 직전, 크리스는 산타 할아버지의 썰매를 끌기로 합니다. 크리스는 잠깐동얀 기뻐하지만, 날이갈수록 뭔가 이상하다고 느낍니다. 날씨가 너무 따뜻해져 눈이 오지않고, 먹을 것이 없어서 배가 고픈 순록들. 설상가상 빙하가 녹으면서 루돌프는 알 수 없는 병에 걸리고 맙니다. 우리가 미래에 겪을 기후위기를 동화책이 대신 설명해주네요.

지금 지구의 모습과도 많이 닮았습니다. 이미 지구열화 현상이라고 할 정도로 지구가 뜨거워져 버렸고, 알록달록한 낙엽이 폭설 사이에 꽂힌 채 얼고 있어요. 건조한 대기로 많은 산림이 불타버렸고, 더위로 인해 식재료에 큰 변화가 생겼으며, 이상기후 때문에 재해가 끊이지를 않습니다. 어린이를 위한 동화지만 희망을 주지도 않고, 역으로 우리에게 질문을 하며 마무리됩니다. 과연 우리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환경에 대해, 기후위기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책입니다. 지금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한 번 더 진지하게 생각해 볼 기회였어요.

책을 읽고 독후활동으로 해 볼 워크북은 얇지만 알찬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워크북을 통해 한글공부, 줄거리 요약, 주사위 게임, 편지쓰기 등등도 해 볼 수 있어요. 다양한 방식으로 책을 이해하게 해 주어서 속이 꽉 찬 선물 같았답니다. 기후위기를 다루는 크리스마스 책은 아직 못 본 것 같은데, 아이와 함께 읽어보며 환경에 대해 조금 더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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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이 있는 곳에 있어줘
이치호 미치 지음, 최혜수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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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적인 제목과 따뜻해보이는 표지에 마음이 끌렸다. 책을 읽어보니 동성의 사랑을 다룬 이야기인데, 정의내리기 어려운 둘만의 감정들을 잘 표현헀다. 띄엄띄엄 읽었지만 시간을 내어 한 번에 쭈욱 읽어내려가고 싶은 소설.

부잣집 딸 유즈는 2학년 때 엄마와 가난한 동네에 간다. (아마도 일본에서 맨션이라고 부르는) 단지에서 엄마는 술에 취한 아저씨네를 방문하고, 그 동안 엄마는 유즈에게 아무데도 가지 말라고 한다. 그러다가 다른 집 아이가 떨어질 듯 아슬아슬하게 베란다에 매달려있는 걸 본다. 유즈와 카논은 친구가 되고, 수요일마다 몰래 만나서 같이 논다. 어린애다운 특유의 천진함으로 금방 친해지지만 유즈는 카논이 불쌍하다고 생각한다. 카논도 엄마를 무서워하는 유즈를 보며, 유즈가 상처받지 않기를 바란다. 카논은 제멋대로지만 유즈에게 신경을 많이 써주고, 유즈는 예의바르게 행동하면서 둘은 친해진다. 갑작스러운 만남처럼 둘은 갑자기 헤어지게 되고, 카논은 열심히 공부해서 유즈가 다니는 고등학교에 진학한다. 성적우수 장학금을 받는 학교가 끝난 뒤 아르바이트를 두탕이나 뛰면서도, 유즈와 같은 학교에 다니고 같은 반이라는 사실이 카논은 즐겁기만 하다. 둘만 있을 때를 제외하고는 아는척도 하지 않지만, 둘은 그 순간만큼은 행복하다. 더 예뻐진 카논이 무슨 일이든 척척 해내는 걸 보면서 유즈는 부럽기도 하고, 스스로가 부끄럽기도 하다. 그런데 이번에는 카논의 엄마가 야반도주를 하게 되면서 둘은 다시 헤어지고 만다. 어느새 결혼을 하고, 선생님일을 쉬면서 시골로 이사를 오게 된 유즈. 남편과 이웃과 함께 술집에 방문했는데 마담이 카논이다. 둘은 또다시 모르는 척 하지만, 제제를 보고 어린 카논을 떠올린 유즈가 울며 뛰쳐나가는 통에, 가까운 사람들은 이상한 기류를 눈치채고 만다.

둘의 시선이 번갈아 나오면서 가끔 헷갈리기도 하는데, 금방 토끼풀꽃은 유즈, 앵무새 깃털은 카논이라는 걸 알았다. 두 사람은 성장배경도, 성격도, 대처방식도 완전히 다르지만 그래서인지 서로에게 더 끌린다. 오롯이 서로만 생각하고, 주위의 크고작은 사건들은 각자의 트라우마를 함께 풀어나가는 한편 둘을 더 끈끈하게 한다. 소설이 절정을 향해 치달을 때, 유즈가 많이 성장했다는 게 보여서 마음에 들었다. 도망가는 사람이 약한 쪽이라는 말에 자꾸 여운이 남는다. 책을 덮고도 여운이 한참동안 남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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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해력 그림책 100 - 아이의 국어 실력을 키우는 가장 심플하고 쉬운 독서 교육법
민경효 지음 / 브리드북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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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문해력이 대세다. 학생들부터 성인들까지도 문해력 운운하는데 과연 문해력이 뭔지, 어떻게 키울 수 있는지 이 책에서 다루고 있다. 무려 그림책을 보면서 문해력을 키우는 방법을 소개한다. 그림책을 어떻게 읽는지, 인쇄물을 읽는 법 등등 사소한 것부터가 교육의 시작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또 책 밖에서도 끝말잇기나 음절 거꾸로 말하기 등 싑고 간단한 게임을 제안한다. 어떤 방면에서 이점을 얻을 수 있는지 매 챕터마다 그림책들이 소개된다. 어떤 책들은 예전부터 유명한 그림책이고, 어떤 책들은 생소하기도 하다. 또 어떤 책들은 매체를 통해 접해본 것들도 있다. 4세부터 초등학생까지의 아이들에게 어떤 그림책을 어떻게 읽어주는지, 어디에 초점을 맞춰 읽어줄지를 설명해주어서, 그림책을 단순히 어린아이들이 보는 유치한 책으로 치부하지 않고 어떠한 장점이 있는지를 새로이 느끼게 해준다.

작가는 문해력을 단순히 읽고 이해하는 것으로 치부하지 말라고 한다. 문해력은 글을 읽고 이해하며, 이를 바탕으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거나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말한다고 한다. 단순히 글자를 읽는 '읽기 능력'을 넘어서, 글의 내용과 의도를 파악하고, 이를 일상생활이나 학습에 적용할 수 있는 종합적인 능력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1학년 수학문제가 서술형으로 나와있는데, 읽기 능력이 부족하면 학습 능력과 자신감도 떨어질 수 있다고 한다. 읽기 + 이해하기 + 추론하기 + 표현하기까지 되어야 문해력을 올바르게 설명할 수 있을 듯하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님이라면 단순 학업뿐 아니라 인생을 위한 문해력을 키우는 방법에 대해 한 번쯤 고민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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