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경제학 교과서 - 우리는 왜 지갑을 여는가?
토마스 길로비치.개리 벨스키 지음, 미래경제연구소 옮김 / 프로제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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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전통 경제학만으로는 사람들의 행동을 설명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대부분 인정한다. 그리고 기존 이론으로 설명할 수 없는 많은 부분을 다른 학문이 설명하려고 하는데, 그중 대세가 바로 행동경제학이다. 사실, 행동경제학이락 하지만 심리학과 뇌과학에 바탕을 둔 학문이다. 

2002년 심리학자로는 최초로 대니얼 카너먼이 행동경제학으로 노벨 경제학을 수상했고 2017년에는 리처드 탈러가 행동경제학으로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했다. 행동경제학은 바로 사람들이 불합리하고 자신에게 이익도 안되고 일관성도 없는 결정을 왜 지속적으로 내리는지에 대해 답하려고 한다. 그리고 나름 타당성 있고 논리적으로 들린다. 

1. 10만 원짜리 공연 티켓을 구매했는데 티켓을 잃어버렸다. 공연을 보기 위해 티켓을 다시 구매하겠는가? 
2. 공연 티켓을 사려고 줄을 기다리고 있는데 지갑에 들어있던 현금이 10만 원이 없어졌다는 것을 알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줄을 서서 티켓을 사겠는가? 

이 두 가지에 대해 보통은 1번에 대해서는 아니오, 2번에 대해서는 예라고 대답한다. 사실 10만 원을 손해 본 것은 둘 다 똑같지만 상황에 따라 다른 결정을 하는 것이다. 이것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행동경제학은 이를 마음의 회계라는 용어로 설명한다. 즉, 1번은 결국 20만 원짜리 공연을 보게 된다고 해석하고 2번은 여전히 10만 원짜리 공연을 본다고 해석하는 것이다. 

이 마음의 회계는 결국 소비에 영향을 미친다. 우연히 집 청소를 하다 발견한 5만 원은 막 쓰는 반면, 하루 종일 공사판에서 땀 흘리며 받은 5만 원은 신중히 아껴 쓰는 것이다. 같은 돈에 대해 다른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다. 또한 마음의 회계로 인해 소액 구매를 할 때는 덜 신중하고 큰 소비를 할 때는 신중히 고민하게 된다. 결국 소액 구모가 많아지면 가랑비에 옷 젖듯이 저축액이 많이 줄어들게 된다. 신용카드도 마찬가지이다. 신용카드로 소비하는 사람은 현금을 쓰는 사람보다 더 쓸 수밖에 없다. 인간이 그렇게 사고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 마음의 회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모든 돈을 내가 열심히 일해서 번 돈이라 생각하고 동등하게 바라보는 훈련을 해야 한다. 그리고 저축해야 하는 돈은 처음 월급에서 무조건 떼어놓고 한 달을 살아야 한다. 일단 저축을 하면 돈을 충동적으로 쓰게 되는 가능성이 낮아진다. 

손실회피도 일상에서 자주 발생한다. 여행지를 선택할 때는 결점이 있더라도 장점을 더 보게 되고 무난한 여행지보다는 결점이 있더라도 장점이 있는 여행지를 선택하게 된다. 동시에, 여행지를 취소해야 하는 입장이면 손실 측면(부정적인 측면)을 보기 때문에 역시나 무난한 지역보다는 장점이 있지만 결점도 있는 여행지를 취소하게 된다는 사실이다.  

특히, 주식할 때 이 손실회피는 엄청나다. 사람은 손실에 대한 고통을 이익보다 더 크게 느낀다. 즉, 주식을 한다면 100만 원 잃었을 때의 고통이 100만 원 벌었을 때의 기쁨보다 약 2배가 크다. 손실회피로 인해 사람들은 수익 난 주식과 손실 난 주식 중에 수익 난 주식을 팔아버리는 우를 범한다. 그러나 통계적으로는 수익 난 주식이 더 수익 나고 손실 난 주식은 더 손실 날 확률이 높다. 

매몰비용도 재밌다. 공짜로 받은 20만 원짜리 티켓이 있는데 하필 그날 눈보라가 몰아친다. 그럼 안 갈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런데 내가 직접 20만 원 주고 티켓을 구매했다면 눈보라가 몰아치던, 대폭설이 내리든 어떻게든 가려고 할 것이다. 사실, 공연을 가든 안 가든 20만 원은 되돌릴 수 없는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사람은 맥락에 따라 다르게 사고하는 것이다. 

저자들은 행동경제학을 바탕으로 재테크의 노하우를 알려준다. 구체적으로는 인덱스 ETF에 투자하는 습관을 들이라고 설명한다. 특히, 최소 5년간 쓸 예정이 없다면 대부분의 포트폴리오를 주식으로 구성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인덱스 ETF를 해야 하는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개인이 수천 개의 종목 중에 시장 전체 수익률을 상회하는 주식을 고를 가능성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자신이 잘 고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자기 과신'이다. 전문가라고 하는 투자회사의 약 75%가 시장 평균보다 수익률이 낮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오직 '극소수'의 펀드매니저들만 일관되게 시장 평균을 웃돈다. 그러나 여전히 개인들은 자신이 종목을 선별하고 여전히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믿는다. 왜냐하면 수익이 난다는 가정하에 그 과정이 보람되고 의미 있고 재미있기 때문이다.  

좋은 팁으로 손실은 합치고 이익은 나누라고 조언한다. 적금 풍차 돌리기가 좋은 예이다. 한 달에 120만 원 적금해서 1년 뒤에 딱 한 번 1,440만 원 적금 만기 되는 것보다 매월 10만 원씩 적금해서 매월 120만 원씩 적금 만기가 돌아오는 것이 더 기분 좋고 신나는 일이라는 것이다. 손실은 반대이다. 충치 치료는 굳이 나눠서 받지 말고 한 번에 다 끝내라고 책에서는 설명한다. 

학생들을 위한 좋은 팁도 있다. 시험 문제 풀다가 처음 답이 맞나 안 맞나 다시 검토하는 경우가 있다. 아리송한 문제들 말이다. 이때 바꾸는 것이 더 좋다. 실험 결과 단 25% 학생들만 정답에서 오답으로 바꿨고 절반 정도가 오답에서 정답으로 바꾼 것이다. 다만 후회회피로 인해 정답에서 오답으로 바꾼 경험이 너무 머릿속에 오래 박혀 있어 바꾸기 싫을 뿐이다. 그러나 통계와 연구는 답을 바꾸라고 말한다. 

행동경제학의 여러 이론들 중, 돈과 관련된 내용을 모아놓은 책, <행동경제학 교과서>이다. 돈을 조금이라도 더 모으고 싶다면 꼭 읽어야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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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의 시간 - 부자는 어떻게 탄생하는가?
최윤식 지음 / 지식노마드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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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의 시간> 저자는 미래학자이다. 그는 미래에 어떠한 상황이 올 것인지에 대해 여러 권의 책을 저술했다. 우리는 저자의 예측 근거와 논리에 대해서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다. 

이 책의 목적은 부의 흐름을 통찰할 수 있는 지식과 방법을 소개하는 것이다. 저자는 한국 주식시장이 고공행진을 펼치며 신고가를 갱신하고 있지만 여전히 위기가 올 것이라고 예측한다. 한국뿐만 아니라, 아시아에도 위기가 찾아올 것이다. 물론, 위기 뒤에 주식시장은 다시 빠른 속도로 회복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 현금을 보유하고 언제가 그때인지 부의 통찰력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역사적으로 부의 흐름을 바꾼 4가지를 이야기하는데 바로 제도, 기술, 화폐 유동성, 패권이다. 영국으로의 부의 이동과 미국으로의 부의 이동을 이 요소를 가지고 이야기한다. 

현대 경제사회는 한 마디로 '신용 창조에 의한 경제 성장 시스템'이다. 좋게 말해서 신용 창조이지 결국 빚과 부채로 쌓은 경제 성장이다. 그리고 신용 창조에 의한 바벨탑은 무한정 높아질 수 없고 무너지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버블 붕괴인 것이다. 저자는 이 시스템 하에서는 부채의 증가, 화폐 가치의 하락, 금융 위기 이 3가지가 반복적으로 나타난다고 이야기한다.  

신용이 팽창하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명확히 알아야 하는데 책의 핵심 내용 중 하나이다. 정부가 새로 돈을 막 찍어내면 인플레이션이 발생한다. 인플레이션은 다른 말로 물가 상승, 다른 말로 화폐 가치 하락이다. 그리고 물가가 상승 속도가 노동자들의 임금 속도보다 빠르다. 결국, 정부의 부채는 화폐 가치 하락으로 감소하게 되고(이득) 개인은 세금도 늘어나고 임금은 물가 상승만큼 못 따라가서 개인의 부는 감소하게(손실) 된다.  

특히 금융자본가들은 인플레이션으로 대출 원금과 이자 수익의 실질 가치는 줄어들지만 저축한 사람들의 부를 쥐도 새로 모르게 빼앗아 올 수 있다. 즉, 개인의 우량 자산을 헐값에 뺏는다. 그리고 손실보다 이득이 훨씬 많다. 

돈을 풀어 사람들이 돈을 빌려 가게 만든다. 유동성이 풍부해지면 자산 가격은 상승한다. 이에 따라 사람들은 더 많은 대출을 발생시킨다. 그리고 거품이 정점에 이르면 금융자본가들은 대출을 빠르게 회수하기 시작한다. 결국 개인은 대출을 갚지 못하고 자산을 빼앗기게 된다. 

2008년의 위기는 전체 사이클의 절반이고 앞으로 4-5년 나머지 절반의 위기가 시작될 것으로 예측한다. 신흥국에서 시작된 제2의 금융위기는 한국을 거쳐 중국을 끝으로 마무리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그리고 이 위기는 준비된 자에게는 50년 혹은 한 세기에 한번 만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최소 12배, 최대 300배의 수익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인다. 

이 위기 사이클에 세 번의 기회가 있는데 첫째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을 활용한 미국 20년 이상 장기국채 가격 하락에 투자하는 상품을 매수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TMV이다.  
두 번째는 한국으로 위기가 넘어올 때 원-달러 환율 상승에 투자하는 것이다. 또는 코스피 하락에 투자했다가 회복할 때 다시 상승에 투자하는 것이다. 
세 번째는 중국으로 위기가 넘어갈 때 위안화-달러 상승에 투자하는 것이다.  

위 세 가지에 대하여 각각에 맞는 ETF 상품을 찾아 투자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에 위기가 왔을 때 코스피지수는 얼마까지 떨어질까에 대해 알아야 한다. 어느 정도까지 떨어지는지 알아야 하방 포지션에 대한 청산 타이밍과 상방 포지션에 대한 진입 타이밍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저자는 이번 위기가 오면 (적으면서도 무서운 수치인데..) 1,000마저 붕괴해서 더 밑으로 하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한다. 700~800선까지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2008년 금융위기 때 코스피지수가 1,000밑으로 폭락했음을 언급한다.  

현재 2,272인 코스피지수가 정말 2,000도 아니고 1,000 근방으로 떨어질 일이 내 생전에 있을까 싶기도 한데, 워낙 블랙스완급 일이 생각보다 빈번히 발생하는 금융 시장이기 때문에 100% 일어날 리가 없다고 확신할 수는 없다. 언제나, 만에 하나라는 사태를 대비할 필요는 충분히 있다.  

물론, 저자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하면 1,000밑으로 떨어질 수 있지만 1,500~1,700선까지 떨어지는 시나리오도 가능하다고 말한다. 즉,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여러 시나리오에 따른 대응법을 미리 준비해서 위기를 기회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예측을 할 때는 항상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두고 전략을 세워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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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를 보는 방법 - 박테리아의 행동부터 경제현상까지 복잡계를 지배하는 핵심 원리 10가지
존 밀러 지음, 정형채.최화정 옮김 / 에이도스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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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계를 다루는 책 <전체를 보는 방법>이다. 복잡계는 쉽게 말하면 세상이 엄청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한곳에서의 작은 변화가 나비효과를 일으켜 큰 파장이 될 수 있는 세계가 바로 복잡계이고 그 복잡계가 바로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세상이다.  

복잡계의 특징은 바로 예측이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책에서는 창발적 행위라는 단어를 사용하는데, 그 일이 일어날 가능성은 생각할 수 있지만 언제 어디서 어떻게 일어나는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최근의 두 번의 금융 위기는 복잡계가 무엇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복잡계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은 딱 한 가지 이유나 하나의 학문으로 설명하기 힘들다. 그리고 환원주의 접근으로는 전체를 이해할 수 없다. 복잡계를 이루고 있는 요소를 파악하는 것은 가능할지 몰라도 상호작용을 통해 어떤 방향으로 튈지는 예측할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상호작용 패턴을 이해하는 것이 복잡계를 이해하는 기초이다. 물론, 패턴이 있다는 전제가 있어야만 가능하다. 심지어 저자는 우리의 마음도 복잡계라고 이야기한다. 가끔 내 마음이 왜 이렇게 흘러가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상황에 맞닥뜨릴 때가 있을 것이다. 바로 복잡계이다. 

본격적으로 그렇다면 복잡계의 상호작용 패턴을 살펴보자. 저자는 먼저 바다달팽이의 껍질 패턴을 이야기한다. 아무 패턴이 없어 보이는 이 껍질에 패턴이 있고 심지어 그 패턴이 국소적인 규칙만으로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저자는 말한다.  

시장에서 가격이 형성되는 과정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이 설명을 위해 거래에 대한 간단한 가정을 세우고 거래와 가격의 전체 패턴을 연구하는 상향식 방법으로 접근한다. 구체적으로 두 거래자가 만나 서로 이익이 되면 공급자의 비용과 수요자의 상품가치 중간 가격으로 거래한다는 가정을 세우는 것이다. 그리고 이 가정을 바탕으로 실험을 했을 때 복잡한 가격 형성 과정에 대한 기본 설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즉, 복잡계의 패턴을 일부 발견한 것이다. 

복잡계에서 중요한 것이 바로 피드백 메커니즘이다. 양의 피드백 메커니즘은 작은 사건을 큰 사건으로 증폭시키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양의 피드백은 나쁜 상황을 더 악화시킨다. 책에서 예로 드는 것은 주택시장이다. 

"주택시장은 양의 피드백투성이다. 담보대출을 받기 쉬워지면 주택 수요는 증가하고 주택 가격도 올라간다. 더 올라간 주택 가격은 대출 위험을 낮추는 데 충분한 담보물을 보장해주기 때문에 주택 가격이 올라가면 대출기관은 더 대출을 쉽게 해준다." 


책에는 다양성이 안정성을 촉진하는 사례로 벌집 온도를 유지하려는 벌의 활동에 대해서 이야기하는데 아주 흥미롭다. 두 가지를 비교한다. 두 집단 모두 벌의 온도 설정 평균값은 같다. 다만, 한 집단은, 모든 벌이 똑같은 이상적 온도를 가지고 있고 다른 집단은 평균 근처 편차가 있는 온도를 가지고 있다. 첫 번째 집단은 온도가 떨어지면 동시에 다 같이 날개를 윙윙 거려 온도를 상승시킨다. 그래서 온도가 너무 올라가면 다시 다 같이 온도를 낮추는 행동을 취한다. 결국 첫 그룹은 올라갔다 내려갔다 변동성이 심해지게 된다. 반면, 두 번째 그룹은 각 벌들의 이상적 온도가 다 다르기 때문에 일부만 움직여서 벌집의 온도 변동성이 줄어들고 안정된 온도를 유지하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다양성은 안정성을 촉진한다. 마찬가지로 안정된 시장도 이질적인 행위자들로 이루어져 있을 때 생긴다고 저자는 덧붙인다. 반면, 사회운동은 이질성이 불안정으로 이끈다. 결론적으로, 이질성은 점진적인 반응을 이끌어 내며 음의 피드백은 안정성을 가져다주고 양의 피드백은 불안정성이 커지게 만든다. 

위치가 먼 맛집과 위치가 가까운 여행자 식당 둘 중에 고르는 것과 위치는 맛집처럼 안 좋지만 음식 맛은 맛집보다 약간 떨어지는 식당을 추가해 셋 중에 고르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사실, 세 번째 식당은 맛집과 비교하면 아예 비교 대상도 되지 않는다. 그런데, 이 세 번째 식당을 선택지에 올리는 순간, 사람들은 여행자 식당보다 맛집을 더 선호하게 된다. 또한 기존 맛집보다 약간 더 맛있고 조금 더 위치가 안 좋은 식당을 추가하면 이번에는 여행자 식당을 더 선호하게 되는 것이다. 신기한 것은 신경세포가 없는 박테리아나 점균도 먹이에 대해서 이런 메커니즘으로 반응한다는 사실이다. 

다시 벌로 돌아가, 벌들에게 벌집을 옮기는 것은 운명을 가를 수도 있는 너무나 중요한 일이다. 정찰벌들은 자신이 탐색한 장소와 위치를 8자 춤을 추며 알려준다. 그리고 자신이 탐색한 장소가 좋다고 인식할수록 춤을 길게 추는 것이다. 그리고 다른 벌이 다녀와서 정말로 좋은 장소면 돌아와서 또 춤을 추는 것이다. 이렇게 장소는 많은 벌들에 의해 평가를 받게 된다. 그리고 대략 20마리 정도가 되면 정족수가 채워진다. 수학적, 통계적으로 20마리는 완전하지는 않지만 좋은 확률로 최선의 집을 상대적으로 빠르게 찾는 정족수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이러한 벌의 의사결정 메커니즘은 중앙 집권적이 아니라 분권화된 의사결정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포유동물이 평생 평균적으로 10억 정도의 심장 박동을 한다는 것도 놀라운 사실이다. 따라서 1분에 몇 번 박동하는지 알면 대략 수명을 알 수 있는 것이다. 이 계산에 따르면 1분에 5백 번인 쥐는 4년 정도이고 1분에 50번인 인간은 40년 정도이다. 또한 심장 박동은 체질량과 대사율 같은 생리적인 특징과도 관련이 있다고 말한다. 이것을 스케일링 관계라고 한다. 

복잡계에서 상호 협력의 이로움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책에서는 발리의 벼농사를 이야기하며 협력을 통해 수확량이 증대되고 모두가 더 나아지는 방향으로 나아갔음을 말한다. 협력은 집단을 번창하게 만들고 우위를 점하게 만든다. 인간 사회뿐만 아니라 박테리아 집단이나 물고기 등 자연에서도 협력은 많이 발견된다. 

배신자가 있어도 협력이 가능할까? 이에 대해 아무리 배신자가 많은 집단이라고 해도 협력체계를 구축하기만 하면 장기적으로는 엄청난 이점이 있기 때문에 비록 상대방이 배신해서 단기간 비용이 발생하더라도 이를 감수하고 계속해서 협력을 시도한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그리고 이렇게 조심스럽게 협력하는 사람들이 만날 때 협력 관계가 형성되고 이 관계는 계속 이어지게 된다. 또한 조심스럽게 협력하는 개체가 단 하나라도 있으면 배신자의 에러나 오류 혹은 우발적 상황에 의해 협력 체계는 만들어질 수 있다. 경쟁과 협력에 대한 저자의 다음과 같은 이야기에는 엄청난 통찰력이 들어 있다.  

"경쟁은 우리를 조금 더 잘 살게 하지만, 협력은 놀랍도록 잘 살게 한다는 관찰은 사회의 근본적인 속성일 수도 있다. 안타깝게도 개인적 보상은 협력보다 경쟁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 이 세상의 또 다른 근본적인 속성이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며 전체를 보는 방법을 익히는 것이 복잡계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말하며 책을 마무리한다. 

"이 책에서 보았듯이, 부분을 안다고 해서 전체를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환원주의는 각 부분이 서로 얽힌 구성에 대해서는 알려주지 않는다. 이것이 복잡계 연구의 근본적인 통찰이다. 우리가 개개의 일벌이나 시장 거래자, 신경세포가 주어진 환경에서 어떻게 행동을 결정하는지를 완전히 이해할 수 있다고 할지라도, 벌집이나 시장, 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는 거의 알지 못한다. 벌집과 시장, 뇌를 정말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벌들의 상호작용과 시장 거래자들의 상호작용, 신경세포의 상호작용이 어떻게 시스템 전반에 걸친 총체적인 행동을 야기하는지 이해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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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리스크 - 어느 창업가의 고백
김지호 지음 / 밤열한시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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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창업하는 사람뿐 아니라 회사 다니는 사람도 읽어보면 좋을 <스타트업 리스크>이다. 책의 많은 부분을 조직을 관리하고 경영하는 것에 대해서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10년이 넘게 스타트업의 세계에 머무르며 다양한 경험을 하였다. 여기에는 성공과 실패 모두 포함되어 있다. 특히, 그는 실패를 통해 얻은 교훈들을 그대로 흘러보내지 않고 반성적 사고를 통해 다음을 준비하는 발판으로 사용하였다.  

경험을 통한 그의 솔직한 조언은 사실, 너무나 냉정한 부분도 있다. 이렇게까지 써야 되나 싶을 정도로 노골적으로 스타트업 세계가 결코 만만치 않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스타트업에 관련된 이들이 읽는다면 뼈아픈 부분도 많을 것이다. 남의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책을 읽으며 회사에 다니며 월급을 받는 월급쟁이가 얼마나 감사한 상황인지 인식하게 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지금도 여전히 치열한 전쟁을 벌이고 있는 스타트업 사람들에 비해 나는 얼마나 안일한 태도와 마음가짐으로 회사를 다니고 있는지도 반성하게 된다. 

가장 인상적인 내용 중 하나는 저자는 다시 재기하지 못할 만큼의 실패를 경험하기 전에 사업을 여러 번 정리했다는 것이다. 이는 나이키 창립자인 필 나이트가 <슈독>에서 했던 말을 연상시킨다.  

"다만, 바라는 게 있다면 내가 만약 실패할 운명이라면 가급적 빨리 실패하는 것이었다. 그래야만 어렵게 얻은 교훈을 써먹을 만한 충분한 시간을 가질 수 있을 테니까. 나는 목표를 두고 많은 생각을 하고 싶지 않았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이고 값진 경험이지만 재기하기 어려울 정도의 실패는 절대 하면 안 되는 것이다. 자이언트 창업자인 킹 리우의 <자전거 타는 CEO>에도 자신이 운이 좋았다며 재기불능한 상황까지 몰렸던 적이 없다고 이야기한다. <스타트업 리스크>의 저자도 같은 포인트를 짚고 있다.  

저자는 구글이나 아마존처럼 대박 난 사업의 스타트업 창업자는 '아직'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책을 내는 이유가 분명히 있다. 자신의 10여 년이 넘는 시간 동안 직접 체득한 스타트업의 각종 리스크에 대해서 지금 젊은 청년들이 꼭 알고 창업했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나도, 책을 읽고 나니, 주변에서 스타트업 한다는 사람이 있으면 꼭 이 책을 읽고 시작하라고 권하고 싶다. 

책에서 창업에 대해 이야기하며 다음과 같이 비유한다. 무작정 덤벼들어서 될 정도로 만만한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렇다고 창업하지 말라는 말은 아니다. 다만, 쉽게 도전할 대상이 아니라는 것을 저자는 책 여러 곳을 통해 누차 강조한다.  

"창업이란, 주인공이 죽은 시점에 다시 재로딩하여 이어갈 수 있는 게임이 아닌 죽는 순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난이도 상에 해당되는 게임이다" 

여러 가지 조언을 많이 하고 있는데, 창업을 하기 전 직장생활 경험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창업은 몇 살 때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집념과 끈기가 중요함도 언급한다. 물론, 스타트업이 잘 되기 위한 생태환경도 무시할 수 없다. 특히, 한국의 폐쇄적 사고방식과 수직적 체계에 대해 저자는 지적한다.  

또한, 쓸데없이 스타트업 모임에 너무 자주 많이 나가는 것도 비판한다. 특히, 다들 무엇인가를 얻으려고 나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비슷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이 모인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 안에서 같은 처지에 있음을 서로 위로하는 데서 그치게 된다. 발전적이고 건설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는데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투자 유치를 할 때 기억해야 할 것은 아무나 쉽게 결코 투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단 돈 천 원도 쉽게 남에게 주지 않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1억, 10억을 투자 받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VC들은 더 꼼꼼히 검토하고 마치 자신이 사업을 하는 것처럼 리스크를 체크한다. 따라서, 사전에 어떤 질문이 나올지를 미리 파악해서 준비할 것을 조언한다. 그런데, 가끔 너무나 우호적으로 투자를 하겠다는 사람을 만날 수도 있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그리고 이것은 행운이 아니라 숨겨진 의도가 있을 수 있는 위험한 접근임을 꼭 명심하라고 말한다. 그리고 실제 직원을 빼간 사례도 설명하고 있다. 

창업자뿐만 아니라 스타트업에 들어가려는 이들에게도 따끔한 충고를 한다. 스타트업이라고 해서 규제와 규율이 없다면 회사 조직이 잘 관리될 수 없다는 것이다. 대개, 스타트업에 들어가면서 연봉이 적다면 좋은 복지와 나이스한 근무환경을 기대하는 경우가 많은데 결코 그렇지 않다. 스타트업은 적자인 경우도 많고 매월 월급 주기 빠듯한 상황도 많은데, 마냥 환상을 가지고 지원하는 것은 스타트업 회사 입장에서도 지원자의 입장에서도 마이너스인 것이다. 

책에서 담고 있는 내용이 너무나 많은데, 이 내용을 모두 담는 것은 불가능하다. 저자는 10년에 걸쳐 경험한 것을 오랜 사유를 통해 글로 표현했다. 그래서, 책에 있는 어떤 글은 한 번에 소화하기 힘든 내용도 있다. 천천히 곱씹으면서 잘 소화한다면 창업은 물론이고 직장 생활을 하는 이들에게도 큰 도움이 되는 책 <스타트업 리스크 - 어느 창업가의 고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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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아이 낭독혁명 - '우리 아이 성장'의 최고 지침서
고영성.김선 지음 / 스마트북스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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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딸이 초등학생이 되려면 4년이 남았지만 초등 1학년생에 대한 저자의 다음 충고가 가장 눈에 들어온다. 

"초등 1학년생은 '초보 독서가'로 분류가 되고, 이때에는 철저하게 '낭독'을 해야 한다. 그래야만 독서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고 결국 후에 묵독 또한 더 잘 하게 된다." 

독서가 중요한 지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자녀들을 독서가로 양육하는 부모는 별로 없다. 우리나라 중고등학생들은 문해력이 낮은 편이 아니다. 다만 성인이 되면서 책과 점점 멀어지게 되고 자연스럽게 문해력이 떨어지는 것이다. 

부모가 알아야 할 과학적 학습전략을 소개하는데, 부모라면 꼭 기억해야 한다. 먼저, 부모는 아이의 잠재력이 높다고 지속적으로 믿어주어야 한다. 다른 말로 아이의 한계를 정하지 말라는 것이다. 자녀들의 메타인지를 높여주어야 한다. 메타인지를 높여주는 대표적이 방법이 문제 풀기 및 다른 이들에게 가르치기이다. 이러한 방법을 자녀들에게 알려주어야 한다. 

자녀에게 혼자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을 꼭 확보해 주어야 한다. 상위 1%는 하루에 적어도 3시간은 개인 공부 시간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또한 자녀들이 적절한 운동을 통한 건강한 신체를 유지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독서와 관련해 중요한 사실은 조기 교육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중언어는 조기 교육이 가능하다. 물론, 쉬운 과정은 아닐 것이다. 아이들은 듣기에 있어 천재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그러나 독서는 그렇지 않다. 독서는 뇌의 거의 전 영역이 힘을 합해야 가능하다. 따라서, 독서를 하려면 뇌의 각 영역이 연결되고 통합되어야 한다. 이런 생물학적 발달이 되려면 6-7세는 되어야 한다. 그래서 조기 한글 교육 및 독서가 의미가 없는 것이다. 반면, 위에서 언급한 대로 아이들은 듣는 데에는 천재이다. 이를 바탕으로 책은 다음과 같이 결론 내린다. 

"아이의 독서력은 '글자를 언제 배웠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머릿속에 '얼마나 많은 어휘와 문장이 들어 있느냐'에 따라 좌우된다. 그래서 5세에 독서를 시작한 아이가 7세에 시작한 아이보다 독서능력이 떨어지는 것이다. 7세 전까지는 문자를 외우게 하는 것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부모가 많이 읽어주면 된다." 

아이들에게 공부나 독서와 관련해서 긍정적인 감정을 만들어주는 것도 부모의 역할이다. 책을 읽는 시간이 즐거운 시간이 되도록 자녀의 감정을 소중히 다루어야 한다. 당연히 부정적 감정보다 긍정적 감정일 때 독서와 공부가 훨씬 더 효율적이다. 독서에 대한 부정적 감정이 계속 있으면 나이가 들며 자연스럽게 책과 멀어지게 되는 것이다.  

낭독이란 부모나 교사와 '함께' 아이가 '큰 소리'로 읽는 것이다. 함께 읽으며 적절한 피드백을 줘야 한다. 한 쪽씩 읽는 방법도 추천하고 있다. 부모가 읽을 때 아이는 자연스럽게 문자와 소리의 연계를 배울 수 있다. 피드백이라고 해서 틀릴 때마다 무조건 지적하고 바로잡아주는 것이 결코 아니다. 

아이가 글을 읽고 낭독을 한다고 해서 부모는 책 읽는 것을 멈추어서는 안 된다고 조언한다. 아이가 유창하게 읽을 때까지 병행하라고 덧붙인다. 또한 아이가 묵독이 가능하더라도 초등학교 저학년까지는 낭독을 병행하라고 권한다. 

숙련된 독서가의 뇌에 대해서 설명하는 부분도 인상적이다.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뇌를 '조금만' 쓰는 것을 말한다. 차의 연비가 높아지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숙련된 독서가는 적은 인지 자원으로 텍스트를 이해할 수 있는 최적의 뇌 신경회로를 구축한 것이다. 그런데 그런 단계까지 가기 위해서는 오히려 뇌를 많이 사용해야 한다. 필요한 뇌 부위를 총동원해서 독서를 하면서 뇌를 변화시킴 이로써 독서에 최적화되고 특화된 뇌회로를 구축해야 하는 것이다." 

특히, 묵독을 할 때보다 낭독을 할 때 독서에 필요한 뇌 활동이 활발해지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지적 호기심을 이야기하며 지적 호기심은 지식을 지속적으로 접했을 때 생긴다고 언급한다. 즉 독서의 세계도 빈익빈 부익부가 적용되는 것이다. 따라서, 아이들의 탐구력과 지적 호기심을 높이고 싶다면 그 시작은 바로 독서인 것이다. 

문학 소설을 읽을 때 우리는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리는 연습을 하게 되고 공감능력을 올릴 수 있게 된다. 많은 사람을 만나며 공감 능력을 기를 수 있지만, 독서로도 가능한 것이다. 공감 능력으로 발휘되는 사회적 감수성도 성공의 중요한 요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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