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독서 기록!

사실 별점은 컨디션이나 기분, 있었던 일에 따라 왔다갔다했기 때문에 정리를 하면서 ‘이 책이 저 책과 동급이라고?’ 하며 어이없어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별 다섯개 책 11권을 모아놓고보니 최소한 별다섯개 책은 신중했다는 생각이 든다😊

2018년에 내게 많은 의미를 던져 준 책을 고른다면 아무래도 신유진 작가님의 열다섯 번의 밤을 빼놓을 수 없다. 비참하고 슬픈 상황에서도 담담한 그녀의 문체에 쓸쓸한 위로를 받았다.

몇 권의 책을 재독했는데 나이를 먹을 때마다 느끼는 바가 달라서 100권 정도의 책을 선정하여 평생 그 책들만 읽어도 의미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검증되지 않은 혹은 검증되었다고 생각했는데 영 아니었던 몇 권의 책들이 나를 슬프게 했다😭)

사실 지금 ‘읽고 있는 책’으로 표시되어 있는 책이 10권인데 그 중 제일 오래된 것은 작년 4월부터 읽었다..👀
내년에는 그 10권을 먼저 마무리하고, 법률, 수학, 경제, 심리 분야의 책을 좀 읽도록 해야겠다.
이렇게 왕복 세시간의 출퇴근시간에 책을 읽는 것도 내년이면 끝이당😭.. 내후년에는 독서량이 급격히 줄듯..

연말 독서 일기 끄읏
참고로 별 ⭐️⭐️⭐️⭐️부터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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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연애 (1주년 한정판 북커버 에디션)
민조킹 지음 / 팬덤북스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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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모든 연애는 닮아있다.
그 점이 나를 연애에 몰입하기 어렵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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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실격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03
다자이 오사무 지음, 김춘미 옮김 / 민음사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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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읽으면서 답답해지고 한심해지는 책이 있다.
내게는 다자이 오사무의 이 책과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이 그렇다.

인간으로 태어나 고작 이 정도의 삶의 의지밖에 갖지 못하고 산다니, 이 정도의 수동성이라니, 이 정도의 한심함이라니... 등등
한참을 답답해하고 한심해하며 불편해하다가
어느 순간 나는 나와 닮은 사람이 불편하다는 사실을 떠올리게 되면 그래서 이렇게나 답답하고 싫었구나,
여기에 내 모습이 드러나 있구나,
싶은 순간이 온다.
이방인이나 인간 실격이나 그런 의미에서 내게 최고의 책은 되지 못한다. 참으로 불편하고 마주하기 힘든 책이다.

인간으로서 실격된 삶은 어떤 삶일까?
가족에게조차 외면 당하고 자신의 부에 대한 죄의식으로 살아가며 아내의 바람을 마주하고 어느 곳에도 정착하지 못하고
그리 변변치 못한 실력으로 직업을 꾸려가는 그런 삶?

5번의 자살 기도만에 자살에 ‘성공’하여 39세의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한 그의 삶을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누군가는 한심하다 할테고 누군가는 죽음이라는 최후의 철학적 문제를 완성한 자라고 평할지도 모르지.
인간실격을 읽으며 그는 상상력이 풍부한 자이거나 생의 곡절이 많은 사람이리라 생각했건만 상상력이 아니라 그의 삶이 거의 그대로 녹아져 있는 것이라고 하니 다자이 오사무가 안타까워졌다. 무너질대로 무너져버린 사람, 인간으로서 실격되는 느낌을 삶의 순간 순간에 느껴본 사람이구나 싶었던 거다.

인간 실격 뒤에 실려있는 ‘직소’라는 작품을 보며 그가 더더욱 안타까워졌는데, 기독교 신자였다는 그가 예수를 팔아넘긴 유다의 마음을 상상하며 서술한 글에 온통 자기자신을 파묻어 놓았기 때문이다.
어떤 대상으로부터 진심으로 사랑받고 인정받고자 하는 마음, 그러나 그로부터 외면 당했을 때 완전하게 이를 파괴하고자 하는 배반의 감정.
단순한 소설이 아니라 그의 일기처럼 느껴진다.
인간적으로 내가 좋아하고 지향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다른 글도 읽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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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소방관의 기도
오영환 지음 / 쌤앤파커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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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공연을 너무너무나 좋아하는 분들에게 공연에 드는 비용이 연간 얼마나 되냐고 물었더니 그런 걸 생각하면 공연을 못 간다고 대답하더라....
예전엔 공연을 나도 꽤 많이 다녔었는데 그때 너무 많이 다녀서 질려버린 것인지, 아니면 언젠가부터 그 값을 셈하게 된 것인지 어느 순간부터 공연 다니기를 꺼려했다.

때때로 생각을 하면 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해 생각한다.
공부가 끝날 시점이 까마득하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대학원 진학을 할 수 없을 것이고
서로에게 책임이 많아질 것들이 두려워 결혼을 하지 못하고
다른 생명에게 내 삶을 온전히 바칠 것이 두려워 아이를 낳지 못한다.

그러다 문득 이 책을 읽고는 이 또한 죽음을 생각하면 할 수 없는 일이겠구나, 싶었다.
애초에 죽음의 가능성을 판단하여 그 꿈을 이룰 리가 없다.
자신의 목숨을 던져 다른 사람의 목숨을 살리고자 그 꿈을 가슴에 품었을 리 없다.
다른 사람의 생명만큼 내 생명도 소중하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 그들 또한 모를 리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방관이 불구덩이 속으로 뛰어드는 이유는 내가 죽지 않고 그들의 생명을 살릴 수 있는 가능성, 일말의 희망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그 가능성을 고작 작업환경의 낙후, 불법주차 등이 막아선다는 것이 말이나 되는가?

생과 사를 가르는 신성한 순간에 불법 주차라는 현실적인 단어가 가당키나 하는가?
자신의 작은 행동으로 누군가가 죽을 수도 있다는 상상력의 부재는 단순한 무지가 아니라 죄가 아닐까?

죽음을 저울질하며 일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조용한 사무실 자리에 앉아 떠들고 타자기를 치며 일하는 우리와는 다른 사람들이 있다. 그런 현실을 모른 채로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우리가 같은 시간을 흘려 보낸다는 것이 꿈같이 느껴지지 않는가.

자신의 생명을 바쳐 다른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존엄한 일을 한다는 말로 그들의 비정한 현실을 포장하는 사람이 있다면 한바가지 욕을 해주고 싶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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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고양이 2 고양이 시리즈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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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1권에서 베르나르 베르베르에게 실망하며 읽었다면 2권에서는 흩어져있던 것들을 주섬주섬 끌어모으는 그의 재능에 놀라며 읽었다. 다만 ‘주섬주섬’이라고 표현한 것은 소설가의 의도가 너무 드러나는 탓에 몰입감을 전혀 주지 못했고 ‘소설이구나.’ 라는 인식 상태에서 감상이 끝나버렸기 때문이다.

소설가는 비단 삶에 대한 깨달음을 주어야한다고 생각한다. 어디에선가 들은 적 있는, 혹은 실제로 존재하는 이론 또는 학문을 가지고 그대로 옮겨적는 것은 더더군다나 그의 명성에 맞지 않다.
꽤 명성을 얻은 젊은 작가들과 비교하자면
스토리는 기욤 뮈소만 못하며
깨달음은 알랭 드 보통만 못했다.
기욤 뮈소는 뻔한 스토리로 욕을 먹고
알랭 드 보통은 알은 체 한다는 이유로 욕을 먹는다.
그러나 뭐 어떤가.
기욤의 이야기는 독보적인 몰입감이 있고
보통의 이야기는 설득력이 있다.
그런데 이 책은?

상상력 하나 만큼은 독보적이라는 그의 명성을 생각하면 이런 내 비판이 온당치 못한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은 든다. 그러나 고양이 소트라테스라.....
사실 내게는 고양이 소크라테스가 등장하는 소설 하나가 있었다. 마무리 짓지 못해 소설가로의 꿈을 접게 만들어준 이야기 중 하나이다. 그런데 그 고양이를 이 책에서 볼 줄은 몰랐다. 이미 상상해본 고양이이기 때문일까? 이 책은 전혀 신선하지 못했다.
2권에서 소크라테스나 샤먼 등을 운운하여 이제야 그가 모든 것을 감쪽같이 묶겠구나! 하고 기대했건만 이도 저도 아닌 상태로 이야기는 끝이 났다. 이쯤되면 고양이 피타고라스로 3권을 노리는 수밖에 없는 지경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독을 했다. 고양이라는 존재는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사랑스럽다. 이야기에 간혹 등장하는 ‘야옹’이라는 말이 완독으로 나를 이끌었다.
고양이 바스테트가 인간의 언어를 배워가는 과정은 사실상 모순 덩어리였는데 (그보다 어려운 단어를 바스테트는 사용한다) 그러나 고양이의 언어로 야옹야옹야아옹 이라고 소설을 서술할 수는 없는 탓에 어쩔 수 없이 오는 한계라고 생각된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에게 실망한 책이었지만 사랑스러운 책이라는 사실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누가 고양이를 데리고 이렇게 사랑스럽게 서술할 수 있겠는가.
고양이 피타고라스를 뺏긴 것 같은 기분에서 하는 칭얼거림 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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