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고양이 2 고양이 시리즈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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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1권에서 베르나르 베르베르에게 실망하며 읽었다면 2권에서는 흩어져있던 것들을 주섬주섬 끌어모으는 그의 재능에 놀라며 읽었다. 다만 ‘주섬주섬’이라고 표현한 것은 소설가의 의도가 너무 드러나는 탓에 몰입감을 전혀 주지 못했고 ‘소설이구나.’ 라는 인식 상태에서 감상이 끝나버렸기 때문이다.

소설가는 비단 삶에 대한 깨달음을 주어야한다고 생각한다. 어디에선가 들은 적 있는, 혹은 실제로 존재하는 이론 또는 학문을 가지고 그대로 옮겨적는 것은 더더군다나 그의 명성에 맞지 않다.
꽤 명성을 얻은 젊은 작가들과 비교하자면
스토리는 기욤 뮈소만 못하며
깨달음은 알랭 드 보통만 못했다.
기욤 뮈소는 뻔한 스토리로 욕을 먹고
알랭 드 보통은 알은 체 한다는 이유로 욕을 먹는다.
그러나 뭐 어떤가.
기욤의 이야기는 독보적인 몰입감이 있고
보통의 이야기는 설득력이 있다.
그런데 이 책은?

상상력 하나 만큼은 독보적이라는 그의 명성을 생각하면 이런 내 비판이 온당치 못한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은 든다. 그러나 고양이 소트라테스라.....
사실 내게는 고양이 소크라테스가 등장하는 소설 하나가 있었다. 마무리 짓지 못해 소설가로의 꿈을 접게 만들어준 이야기 중 하나이다. 그런데 그 고양이를 이 책에서 볼 줄은 몰랐다. 이미 상상해본 고양이이기 때문일까? 이 책은 전혀 신선하지 못했다.
2권에서 소크라테스나 샤먼 등을 운운하여 이제야 그가 모든 것을 감쪽같이 묶겠구나! 하고 기대했건만 이도 저도 아닌 상태로 이야기는 끝이 났다. 이쯤되면 고양이 피타고라스로 3권을 노리는 수밖에 없는 지경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독을 했다. 고양이라는 존재는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사랑스럽다. 이야기에 간혹 등장하는 ‘야옹’이라는 말이 완독으로 나를 이끌었다.
고양이 바스테트가 인간의 언어를 배워가는 과정은 사실상 모순 덩어리였는데 (그보다 어려운 단어를 바스테트는 사용한다) 그러나 고양이의 언어로 야옹야옹야아옹 이라고 소설을 서술할 수는 없는 탓에 어쩔 수 없이 오는 한계라고 생각된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에게 실망한 책이었지만 사랑스러운 책이라는 사실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누가 고양이를 데리고 이렇게 사랑스럽게 서술할 수 있겠는가.
고양이 피타고라스를 뺏긴 것 같은 기분에서 하는 칭얼거림 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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