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매진 - 상상해 봐요, 그림으로 만나는 사랑과 평화의 노래. 존 레논 Imagine
존 레논 (John Lennon) 지음, 장 줄리앙 그림, 공경희 옮김 / 사파리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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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비틀즈의 노래를 듣고 자란 세대는 아니지만, 가장 많이 들은 팝송은 단연 비틀즈의 수많은 명곡이다.
비틀즈 노래 중 가장 좋아하는 곳을 꼽으라면 난 선택을 할 수 없다. 워낙 <Yesterday>나 <Let it be>처럼 아주아주 유명한 곡 외에도 <Michelle>, <Yellow Submarine>, <All You Need is Love> 등 좋아하는 노래가 한 두 곡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와는 별도로 존 레논의 곡 중에서 꼽으라면 단연코 <Imagine>이다. <Oh my love>도 좋지만 내 마음속 최고의 곡은 <Imagine>이다. 가사의 힘이다.

고등학생 때 (요즘에도 있는지 모르겠지만) C.A라고 불리는 특별활동 시간이 있는데, 나는 당시 영어팝송반이었다. 일주일에 한 곡씩 영어선생님이 팝송을 틀어주시고 그 가사에 담긴 의미와 숨은 뜻을 알려주셨던 시간이었다. 여러 번 반복해서 듣고 따라부르면서 자연스레 외우게 되었다. 지금 외우는 팝송들은 그때 배운 게 대부분이다.

그때 가장 인상깊었던 노래가 바로 <Imagine>이었다. 전세계가 평화롭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만든 노래라는 것. 이평화를 간절히 바라는 절실한 마음이 존 레논의 목소리에 잘 녹아 있었다.

 

서론이 길었다. 그만큼 이 노래는 나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는 곡이란 걸 말하고 싶었던 거다. 그런 <Imagine>이 그림책으로 나왔다니 어찌 궁금하지 않으리오.
표지는 이렇게 생겼다. 우리 일곱살 딸이 묻는다.
"엄마, 왜 비둘기가 물어다줘?"
"아. 비둘기는 옛날부터 '평화'의 상징이었거든."
나도 잊고 있었다. 맞다. 비둘기가 평화의 상징이었지. 그리곤 기억해냈다. 이 가사가 세계 평화를 바라는 마음에서 만든 것이었음을.

 

오노 요코의 머리말이 인상적이었다.

우리는 누구나 안전하고 행복하게 살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이 세상이 더 나은 곳이 되도록 저마다 도울 수 있지요.
우리는 늘 마음에 사랑을 간직하고 서로를 보살펴야 합니다.
또 언제나 가진 것을 나누고, 부당하게 대우받는 이들을 위해
용감히 나서야 합니다.

 

 

여기에 이 노래를 만든, 이 그림책을 만든 목적이 있구나 싶었다.

                                                                                                   

노래 가사에 맞게 한 마리의 비둘기가 돌아다니면서 사랑과 행복을 전달해주고 있다. 비둘기가 날아간 곳에서 다른 새들과의 어울림이 평화롭고, 일상에 지친 사람들이 가득한 지하철과 도심에 가서 평화의 가지를 나눈다.


아이는 비둘기의 표정에 주목한다. 내가 보기엔 입에 무언가를 계속 물고 다니며 전달하고 뿌려주기에 분명 무표정이라 생각했는데, 우리 큰공주는 비둘기가 웃는다고 한다. 가만히 보니 정말 그렇네? 평화로워보이는 것을 뛰어넘어, 기쁘고 즐거워 보인다. 역시 아이들의 눈은 다르다.

 

아이와 함께 읽고나서 나는 혼자서 다시 한번 읽어보았다. 존 레논의 <Imagine>을 들으며, 노래에 맞게 페이지를 넘겨보니 그것도 또 하나의 묘미였다. 노래 가사로도 훌륭한데 장 줄리앙의 그림이 더해져 시너지 효과가 더 커진 느낌이다.

이 책은 우리 아이들에게도 좋은 그림책이지만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으로도 매우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피곤에 지친 사람들의 어깨를 툭툭 쳐주는 비둘기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작은 위로가 될 것이다. '언젠가 우리 모두 같이하면 좋겠어요. 그러면 세상은 하나가 될 거예요.'라고 말하는 존 레논의 목소리가 오늘따라 더 평화롭게 들린다.


천국이 없다고 상상해 봐요.
마음먹으면 쉬운 일이에요.
우리 발아래에 지옥 같은 건 없고
머리 위로 푸른 하늘만 있다고,
모든 사람이 오늘을 위해 산다고 상상해 봐요.

국가가 없다고 상상해 봐요.
그다지 어려운 일은 아니에요.
그 때문에 서로 해치거나 목숨을 바칠 일도 없고,
종교도 없이,
모든 사람이 평화롭게 산다고 상상해 봐요.

누군가는 헛된 꿈이라고 말할 거예요.
하지만 나 혼자만 꾸는 꿈은 아니에요.
언젠가 우리 모두 같이하면 좋겠어요.
그러면 세상은 하나가 될 거예요.

나의 것도 여러분의 것도 없다고 상상해 봐요.
여러분이라면 할 수 있을 거예요.
욕심내거나 굶주리지 않아도 돼요.
우리 모두 형제가 된다면요.
세상 사람들이
모든 것을 공평하게 나눈다고 상상해 봐요.

누군가는 헛된 꿈이라고 말할 거예요.
하지만 나 혼자만 꾸는 꿈은 아니에요.
언젠가 우리 모두 같이하면 좋겠어요.
그러면 세상은 하나가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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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부동산 7가지 질문
하승주 지음 / 스마트북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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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2주 정도 찬찬히 읽었던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었다.
글쓴이는 증권사 출신답게 숫자와 데이터, 그래프를 다양하게 보여주며 논리적이고 이성적으로 부동산에 대해 접근하였다. 문과 출신의 문학도이자, 텍스트에 익숙한 나는 솔직히 수학적 접근이 좀 어려웠다.
게다가 나는 개인 사정으로 중간에 그만 두긴 했으나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공부했던 적도 있고, 부동산 경매 공부도 해보고, 직접 참여도 했던 사람 아닌가. 이제 보니, 나는 부동산에 대해 논리 대신 자꾸 촉이나 감으로 접근하려 했던 것 같다.

그래서 이 기회에 제대로 기본을 세워보자 라는 생각에 시간을 두고 찬찬히 읽었다. 틈틈이 읽는 책이 아니라 시간을 내어 책을 읽고 싶을 때 펼쳐두고 한참 연구하듯이 읽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익숙해졌고, 점차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다.


저자는 7가지 큰 질문을 던지고 이에 대해 답을 찾아가는 방법으로 전체 내용을 구성하였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과 일본, 유럽의 부동산 시장과 시황을 분석한 저자의 폭 넓은 지식에 감탄했다. 2008년 미국의 리먼 브라더스 사태도 원인과 과정, 결과까지 차근차근 쉽게 말해주어 개념이 잡히기 시작했다. 일본의 경우도 심층 분석을 해줌으로써 우리의 가까운 미래를 예측할 수도 있었고, 일본과 우리나라의 다른 점을 이해시켜주기도 했다.

부동산, 사야 하나? 기다려야 하나?
결론은 현재의 시중금리에 비추어 그 집값의 기회비용이 얼마인가에 따라 집을 살지 말지 정하라는 것. 다만, 10년 전보다 주택을 산다는 것에 대한 위험비용은 줄어들었다고 볼 수 있단다.

부동산 서적답게 결론은 보는 사람의 몫이다. 쉽사리 어떻게 하라고 말할 수 없는 걸 이해한다.
괜히 집 사라, 집 사라 했다가 폭망한 저자도 있고, 또 집 사지 마라, 사지 마라 했다가 욕 먹은 저자도 있으니. 그렇지. 결정은 본인 스스로 하는 것이지.

부동산에 관한 조언을 얻고 싶을 때, 뉴스기사나 정보를 접할 때 모르는 내용이 나오면 언제든 펼쳐서 자세하게 확인할 수 있는, 늘 옆에 두고 싶은 책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기본기가 탄탄한 교과서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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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기는 사람들의 비밀 - 불공평한 세상에서 발견한 10가지 성공 법칙
리웨이원 지음 / 갤리온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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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oo할 때 꼭 필요한 oo가지 법칙' 이런 주제만 보면 일단 수첩에 적어두는 습관이 있었다. 두루뭉술한 걸 명확하게 결론내어 주는 것 같고, 나의 막연한 생각에 매듭을 지어주는 것처럼 느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런 류의 책을 꽤 많이 읽다보니, 다 거기서 거기, 특별한 법칙이라기보다는 좋은 구절을 모아놓은 껍데기 법칙들이 많았다.

이 책 역시 '불공평한 세상에서 발견한 10가지 성공 법칙'이라니 너무 식상한 주제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먼저 들었다. 하지만 첫 장을 펴는 순간, 내 우려는 기우일 뿐이었다는 걸 증명해주었다.
    

승자 효과. '부익부 빈익빈'처럼 일종의 '승익승'인 건가? 승리가 승리를 낳는다는 도입부가 일단 흥미로웠다. 금수저니 다이아몬드 수저니 해도 결국 그들은 또 부자가 될 확률이 높다는 건 이 책의 주제인 '불공평한 세상'과도 맞물려 있다. 금수저가 아닌 이상, 우리 모두 불공평한 세상에서 어떻게든 살아남아 성공을 하고 싶어하는 열망이 있기 때문이다.
                                                                     

10개의 챕터에, 글쓴이의 생각을 담은 주제가 디테일하게 나열되어 있다. 이렇게 목차를 찍어놓은 이유는 이 책을 다 읽고 난 후에 이 주제들이 머릿속에 명확하게 남아있길 바라는 마음에서이다. 실제로 책을 다 읽고나서 참 많은 사람들과 사례가 나온다. 그러다보니 에피소드나 성공담만 뇌리에 남을 수도 있기에 리마인드 차원에서 목차를 찍어두었다.

                                                          


2002년부터 2013년까지 약 11년 동안 수백 명의 직장인을 인터뷰했고, 전 세계 60개 도시에서 모여든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약 70여 차례 설문조사도 실시한 결과 덕분인지, 책을 실제 사례와 데이터를 중심으로 신뢰도가 매우 높은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혼자 모든 일을 처리하려는 건 환상이다.

정서적 안정감이 결여된 사람들은 무슨 일이든 자신이 직접 나서서
처리하지 않으면 직성이 풀리지 않는다. 이들은 모든 항로를 스스로 정하는
파일럿처럼 모든 방향키를 혼자 거머쥐고 있어야만 비로소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고, 자신이 살아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인생 역시 오로지
자신의 손으로 좌지우지할 수 있어야만 정서상의 안정감을 갖는다.
 

 

    
이러한 독자적인 업무 방식이 과연 효과적일까?
물론 장점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러한 업무 방식에는
내면의 결핍이 작용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완벽하고 이상적인 자아’의 주도에 심리적 결핍감이 더해져서
모든 일을 스스로 처리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환상에 사로잡히게 된다.
환상에 사로잡힌 사람들은 어떤 문제가 발생하기 전까지
자신이 원하는 것과 반대 방향으로 일이 잘못되어 가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알아채지 못한다. 이런 사람들은 종종 지나치게
자신을 소모하는 경향이 있다.
    
 

직장에 다닐 때 종종 들었던 '워커홀릭'이란 단어. 글쓴이의 말대로 워커홀릭이 추대받던 시절은 이미 지나갔다. 그런 세상의 흐름도 놓치며 일 욕심이 지나치게 컸던 나머지 나의 감정을 등한시한 채 일만 생각했다. 팀장으로서 다른 부서와의 조율에 늘 신경을 썼던 것도, 또 우리 팀원들과의 어우러짐을 늘 생각했던 것도 결국엔 그것도 일의 한 부분이라고 여겼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나는 그저 잘하고 있다는 말을 듣고 싶었던 건 아닐까. 그래서 그 스트레스 지수가 최고조에 다다르자 와르르 무너졌던 모양이다.

    

이 책에는 무수한 법칙과 방법들이 나온다. 그 중 나의 눈길을 끈 것 하나.

일의 주인이 되는 5가지 방법
1. 사소한 업무부터 모조리 익히라.
2. 세 번 실패한 일은 과감히 포기하라.
3. 업무 시간을 철저히 관리하라.
4. 일상을 향유하라.
5. 나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을 찾으라.

마치 나에게 하는 말처럼 느껴진다. 특히 2번의 경우, 안 되는 일도 계속 되게 하는 게 미덕이었던 시절이 있었지만 지금은 그 말이 통하지 않는 시대가 왔음에도 내 마음은 아직도 과거에 머물러 있었다. 과감히 포기하고 버릴 줄도 알아야 하거늘, 여기서 포기하면 나는 다른 것도 할 수 없을 거란 생각에 아닌 줄 알면서도 무모하게 시도했던 적이 많다. 그런 내게 경종을 울린 문장이었다.

    

신입사원 시절, 회사에서 배운 리더십 과정에서 배운 것들을 17년 만에 다시 보게 되었다. 우선순위를 정해서 먼저 하고, 일일 계획과 업무 계획, 평생 계획을 세우라고 했던 그 말들을 이제서야 실감한다. 물론 그동안 일을 해오면서 매일 계획을 세우고, 팀원들과 하루 일정을 공유하고, 주간 월간 연간 계획을 끊임없이 세웠던 터라 이 내용이 색다를 건 없다. 하지만 그 가운데 놓쳤던 나의 인생 포지션 계획서를 다시 한번 점검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개그맨 조혜련 씨였던가. 미래일기를 쓰는 순간 인생이 바뀐다고 했던 적이 있다. 나도 그때 몇 번 따라서 끄적거려봤지만 별다른 효과는 없었던 걸로 기억한다. 아마 간절함이 부족했거나 꾸준함이 모자란 이유이리라. 이제는 제법 진지한 미래일기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결국 이기는 사람들의 비밀>. 자기계발서, 실용도서를 많이 읽은 사람이라면 뭔가 크게 울림이 덜할 수도 있다. 뭔가 획기적인 법칙을 기대했던 사람이라면 다소 실망스러울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수많은 법칙들 가운데 한 가지라도 마음을 뾰족하게 찌르는 게 있었다면 그걸로도 이 책은 임무를 완수했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그간 나의 무거운 마음을 달래주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삶의 방향에 대해 어느 정도 길을 터준 까닭에 그 의미가 남다르게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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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아이 낭독혁명 - '우리 아이 성장'의 최고 지침서
고영성.김선 지음 / 스마트북스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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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꽤 길게 읽은 책이다. 지루하거나 내용이 술술 풀리지 않아서가 아니라, 페이지마다 나오는 알짜 내용을 하나하나 실천하면서 더디 간 까닭이다. 그만큼 내용이 좋았고 설득력이 높았다.

내년이면 이제 학부형의 길로 들어서는 내게 가장 필요한 책이었다. 초등학교 1학년 엄마가 된다는 것. 주변에서 아무리 말해도 직접 겪지 않으면 절대 모르는 영역이다. 막연하고 어렵고 뭔가 준비를 많이 해야 할 것 같고. 심지어 그걸 위해 회사까지 그만둔(여러 이유가 있지만 이게 결정적) 나로서는, '그래서 뭘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데?'라는 물음에 대한 답변을 얻기가 어려웠다.

이 책은 묵독이 아니라 왜 낭독인지, 글을 깨우치기 시작하는 6~7세에도 왜 엄마 아빠의 목소리로 책을 읽어줘야 하는지에 대한 논리적이고 과학적인 근거를 제시해준다. 우리 7살 큰 아이도 요즘 글자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아는 글자가 나오면 그렇게 반가워하고 목소리를 크게 하며 읽는다. 그리고 아직 글을 모르는 4살 동생에게 어깨를 으쓱하며 이 글자에 대해 알려주기도 한다.

부모의 입장에선 그런 일곱 살 아이가 대견해서 자꾸 글자 읽기를 시키고 싶어한다. 그런데 고영성 작가는 그러한 방식에 브레이크를 건다. 그리고 그렇게 한 글자, 한 글자 읽는 수고로움보다는 그 시간에 차라리 엄마 아빠가 책을 술술 읽어줌으로써 아이의 머릿속에 다양한 어휘와 문장을 입력시켜주는 것이 좋다는 주장을 한다. 처음엔 왜 그래야 하나 싶었지만,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그 의견에 동의하게 되었다.

그리고 실제로 이 책을 읽은 이후로, 아이들에게 책을 더 많이 읽어주게 되었다. 독서는 습관으로 자리잡으면 참 편안해지는 것임을 몸소 체험한 사람으로서,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독서습관이 자리잡길 바라는 마음이 컸다. 그래서 내가 주로 했던 건, 큰 테이블에 각자 원하는 책을 들고 와서 각자 자신의 책을 읽는 시간을 만드는 것이었다. 그럼으로써 나도 그간 회사에 다닌다는 핑계로 게을리했던 독서습관을 다시 찾겠다는 목적이 있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나서는 각자의 '묵독'이 아닌 엄마 아빠의 '낭독'이 무엇보다 아이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것에 전적으로 동의하게 되었다. 그리고 나의 책을 내려놓고, 아이들의 책을 함께 읽어주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주말엔 도서관에 가서 여러 권의 책을 읽어주기도 했다.

아주 어렸을 적엔 책 읽기를 좋아하던 큰 아이가 어느 순간, TV와 유튜브 영상에 마음을 빼앗겨 책을 멀리 하고 있는 과정이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이 책을 통해 엄마 아빠의 낭독을 듣기 시작하면서, 마음을 다시 고치는 느낌을 받았다. 미디어에 마음을 빼앗기기란 쉬우나, 다시 독서로 돌아오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알기 때문에 지금 이 시기가 매우 중요하다고 느껴지는 것이다.


우리 부부는 아이가 늘 공부에 힘쓰며, 항상 공부만 하기를 원하지 않는다. 그래서 어린이집에서의 학습 외에 별도의 선행학습을 시키거나 학습지 등 사교육을 하지 않고 있다. 도시에서 전원생활로 온 이유도 그 이유가 크다. 학습 스트레스를 주지 않으려는 것.

이 책에선 책을 많이 읽은 아이가 대학 입시와 취업에 더 유리한 고지에 있다고 말한다. 엄마 아빠들이 가장 듣고 싶은 말일 것이다. 나도 그들과 별반 다르진 않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지금은 아이들이 오롯이 책을 읽는 이유를 책 그 자체로만 받아들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돌이켜보면 고3 수험생 시절에도 영어 수학책 제껴두고 소설책을 읽어제꼈던(?) 내 모습이 떠오르고, 혼자 감동받아 홀로 눈물 흘리던 감수성을 기억한다. 그게 책이 아니라 영화나 TV였어도 같은 감동을 주었을까 싶을 정도로 책을 좋아했다. 그게 자연스럽게 문학을 전공하게 되었고, 글 쓰는 직업으로까지 연결된 건 참으로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하지만 다른 분야로 내가 일을 했더라도 책이 주는 즐거움과 이로움을 알게 된 건 참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그래서 난 책 자체가 주는 즐거움을 아이들이 좋아하고 깨우친다면 평생의 삶이 즐겁고 지치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어렸을 적 기억나는 건 아빠가 늘 책을 가까이하셨다는 것이다. 그 모습이 자연스럽게 나의 독서습관이 되었다. 이제 이 책을 통해, 독서습관에 '낭독'을 더한 '목소리로 읽는 독서습관'을 온 가족이 실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년에, 아이가 초등학교 입학한 후에 다시 읽고 싶고, 중학생 고등학생이 되었을 때 또 필요한 부분이 있을 정도로 챕터마다 유용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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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에 걸렸다는데, 저는 건강히 잘살고 있습니다 - 암 환자의 마음을 회복하고 면역력을 높여주는 27가지 질문
호사카 다카시.이마부치 게이코 지음, 민경욱 옮김, 함봉진 감수 / 비타북스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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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책을 보고 첫 장을 열기가 두려웠다.
암. 원래 나와는 별로 상관없는 단어였다. 8년 전 엄마의 갑작스런 암 선고를 듣기 전까지는. 이제는 듣기만 해도 몸서리쳐지는 단어가 되었다. 엄마와 아빠를 암으로 떠나보낸 후, 나와 동생에게는 일종의 금기어가 되어 버렸다.

건강하던 사람을 갑작스레 무너뜨리는 무시무시한 단어. 그걸 두 번이나 바로 옆에서 지켜본 나는 솔직히 이 단어가 지독하리만큼 싫다. 그렇다고 평생 그 단어를 잊고 살 수는 없으니 어떻게 회복하고 있는지 한번 봐야겠다 싶은 마음으로 책을 읽었다.

이 책은 의사와 유방암 4기 환자의 대화로 전체가 구성되어 있다. 그런데 암 자체를 치료하는 것을 다루는 책이 아니라 암으로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하는 정신종양과 의사의 목소리라는 것이 흥미로웠다.

 

 

 정신종양과는 암으로 충격을 받은 환자의
정신적인 치료를 전문으로 합니다.

 

일본이란 나라가 새삼 부러워지는 순간이었다. 우리나라의 정신종양학은 어디쯤 왔을까? 맨 마지막에 한국의 정신종양과 교수(서울대 의대 정신과학교실 함봉진 교수)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최근에서야 암 환자의 정신적, 사회적 건강에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2005년 정신종양학연구회가 결성되었고, 2014년에 정식으로 한국정신종양학회를 설립했다. 현재는 정신종양학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면서 전문가의 참여도 많아졌고 정신종양 진료과를 갖춘 병원도 늘고 있다고 한다. 반가운 소식이다.

 

 

 


이 논리를 발전시키면 우울증을 치료하는 것이 암의 병세를
좌우한다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습니다.

암 환자의 병세를 완화하는 데 있어서 마음 케어의 효과는
여러 연구를 통해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사이코온콜로지, 즉 정신종양과의 역할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암으로 병든 환자의 마음을 건강하게 하는 것입니다.

 

마음을 건강하게 하는 상담에서, 저자는 집에서 편하게 할 수 있는 것으로 '단사리(정리로 번역)'를 꼽았다. 그리고 독서랑 일이라니. 저자처럼 서글프고 슬픈 생각이 들었다.

나는 저자와 같은 카피라이터이다. 나도 일을 할 때 먹고 자는 것조차 잊어버리기 일쑤라 200% 공감되는 말이었다. 그리고는 생각해보았다. 우리처럼 일 몰입도가 엄청나고, 스트레스 많이 받고, 야근과 밤샘이 많은 직업에서 '암'은 우리를 늘 공격하려고 근처에 어슬렁거리는 직업병일 수도 있다는 걸.

 

 

 이 내용을 보고 머리에 "댕~" 하는 종소리가 들렸다. 바로 어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기 떄문이었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 회의 중 누군가와의 의견 차이로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고, 집에 와서는 소화불량과 구토증상까지 나타났다. 남편은 응급실에 가자고 할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았다.

그 전까지는 기분이 참 좋았는데, 스트레스 받고난 후 즉각적인 몸의 반응이 나타난 것으로 보아 이건 분명 정신이 몸을 지배하기 때문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 책을 보았을 때 유레카를 외쳤다. 업무스타일을 과감하게 바꾸는 게 필요하다는 의사의 말이 뇌리에 꽂혔다. 그리고는 다양한 방법을 생각하면서 마음이 평온해졌다.

 

 

 

 

이건 정신종양학 의사와 암 환자의 대화이지만, 암 환자 본인이 이 책을 읽어도 좋고, 암 환자를 돌보는 가족에게도 꼭 필요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암 환자가 가장 힘들겠지만, 간병을 하는 가족도 그 못잖게 힘이 들고 같이 우울해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두 번의 간병을 통해 깨달은 점이다.

그리고 또 하나. 우울증이 있거나 평소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하는 사람도 이 책을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암과 무관할지라도, 누구나 암에 걸릴 수 있으며, 그러지 않기 위해서는 마음을 어떻게 어루만지고 달래주어야 하는지에 대한 방법을 알려주기 때문이다.

일본은 두 명 중 한 명이, 우리나라는 3명 중 1명이 암에 걸리는 시대라고 한다. 그리고 실제로 암센터에서 부모님을 간병하면서 놀란 것은 암에 걸리는 것이 나이와는 상관없다는 것이다. 젊은 사람도, 꼬맹이들도 많이 보았다. 그만큼 우리는 언제든 암에 걸릴 수 있기에 암을 어떻게 바라보고 마음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항상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여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의 긍정적 마인드가 참 돋보이는 책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의연해지기까지 얼마나 스스로 많이 고민하고 다짐했을까 생각했다. 어떤 것이든 '생각하지 나름'이라 했지. 종은 것은 더 좋게, 나쁜 것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다 보면 마음의 병이 조금은 줄어들지 않을까.

마지막으로, 이 책을 보며 엄마 아빠 생각이 너무 많이 나서 울컥 하는 순간이 많았다. 그때 이런 걸 알았다면 그 힘듦이 조금은 덜하지 않았을까 싶다. 병상에서도 밝으셨던 부모님의 긍정 마인드를 떠올리며 또 한번 힘을 내서 살아야겠다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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