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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로맨스 소설로 대박 작가가 되면 소원이 없겠네 - 쌩초보도 5주면 쓸 수 있는 돈 버는 로맨스 글쓰기
제리안 지음 / 앵글북스 / 2017년 9월
평점 :
<나도 로맨스 소설로 대박 작가가 되면 소원이 없겠네>.
제목이 길다. 마치 강산에의
'거꾸로 강을 거슬러 오르는 저 힘찬 연어들처럼'과 같은 긴 제목의 책이다. 예사롭지 않은 제목에 맞게 내용이 참
명쾌하고 유쾌했다.
로맨스 소설 작가인 저자 제리안이 로맨스 소설을 제대로 쓰는 법을
정리한, 아주 고마운 책이다. 굳이 로맨스 작가가 아니더라도 작가를 꿈꾸는 사람들이라면 꼭 한 번 읽어봐야 할 책인 듯하다. 로맨스라는 주제가
우선이긴 하지만, 인물 묘사나 은유, 표현법, 클리셰 등 소설이 가져야 할 요소에 대해서도 이해하기 쉽게 풀이해주었기
떄문이다.
책은 총 3부로 되어 있고, 2부에 로맨스 글쓰기에 대한 실전 가이드라인을
안내하고 있다. 20가지 머니코드, 5가지 실패 코드, 캐릭터, 플롯과 갈등, 묘사와 배경, 러브신, 장면과 대화 등 로맨스 소설 작법에 필요한
걸 A에서 Z까지 세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왜 항상 남주는 잘 생기고 부잣집
아들인가. 왜 항상 여주는 남주를 튕겨내는가. 다양한 영화와 드라마, 소설에서 차용한 여러 가지 예시와 본인의 작품을 실제 예로 들어 무척
와닿는 내용들이 많았다. 헐리웃도 마찬가지고, 일정한 법칙에 따라 움직인다는 게 신기하기도
했다.
드라마인 <해를 품은 달>, <구르미 그린 달빛>,
<성균관 스캔들>, <커피프린스 1호점>, <올드맨>, <신데렐라와 네 명의 기사> 외에도
<고겨한 그대>, <뱀파이어의 꽃> 등의 웹드라마, 그리고 <신과 함께>, <치즈인더트랩>,
<미생> 등도 웹툰 또는 웹소설을 기반으로 한 작품인 만큼, 이제 문화 예술 분야에 소설과 웹툰은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지금도 그렇지만, 난 참 하고 싶은 게 많다. 20대 때 방송작가교육원에서
드라마작가반을 수강한 적이 있는데, 그때 내가 썼던 키포인트가 등장인물의 독특한 이름이었는데, 남주 이름은 '배토밴', 여주 이름은
'유달리'였다. 이름에서 느껴지듯, 남주는 음악가, 여주는 미술평론가였고 그 둘이 만나 로맨스를 이룬다, 뭐 이런 이야기였다. 정확히 기억이
나진 않지만, 좀 많이 까였던 것 같다.
그때 난 나의 한계를 발견하고, 나의 꿈을
고이 접었다. 드라마는 쓰는 게 아니라 보는 것이다, 스스로 위로하면서.
그런데
요즘에도 그렇고 주인공 이름을 재미있게 해서 캐릭터를 대변하는 게 오랜 기간 유행이 되어 왔다. 아무래도 내가 시대를 너무 앞서갔나보다.
등장인물의 이름을 재미있게 활용하라는 것도 이 책에 한 주제도 담겨 있는 걸 보면, 꿈을 너무 쉽게 접었나 싶기도
하다.(허허허...씁쓸.)
예전보다 문턱이 낮아졌다. 물론 그만큼 수준도 낮아졌다는
일부의 우려가 있지만, 공감대로 판단한다면 이 역시 큰 가치가 있는 게 아닐까 싶다. 작가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볼 만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