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아이 낭독혁명 - '우리 아이 성장'의 최고 지침서
고영성.김선 지음 / 스마트북스 / 2017년 6월
평점 :
절판


꽤 길게 읽은 책이다. 지루하거나 내용이 술술 풀리지 않아서가 아니라, 페이지마다 나오는 알짜 내용을 하나하나 실천하면서 더디 간 까닭이다. 그만큼 내용이 좋았고 설득력이 높았다.

내년이면 이제 학부형의 길로 들어서는 내게 가장 필요한 책이었다. 초등학교 1학년 엄마가 된다는 것. 주변에서 아무리 말해도 직접 겪지 않으면 절대 모르는 영역이다. 막연하고 어렵고 뭔가 준비를 많이 해야 할 것 같고. 심지어 그걸 위해 회사까지 그만둔(여러 이유가 있지만 이게 결정적) 나로서는, '그래서 뭘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데?'라는 물음에 대한 답변을 얻기가 어려웠다.

이 책은 묵독이 아니라 왜 낭독인지, 글을 깨우치기 시작하는 6~7세에도 왜 엄마 아빠의 목소리로 책을 읽어줘야 하는지에 대한 논리적이고 과학적인 근거를 제시해준다. 우리 7살 큰 아이도 요즘 글자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아는 글자가 나오면 그렇게 반가워하고 목소리를 크게 하며 읽는다. 그리고 아직 글을 모르는 4살 동생에게 어깨를 으쓱하며 이 글자에 대해 알려주기도 한다.

부모의 입장에선 그런 일곱 살 아이가 대견해서 자꾸 글자 읽기를 시키고 싶어한다. 그런데 고영성 작가는 그러한 방식에 브레이크를 건다. 그리고 그렇게 한 글자, 한 글자 읽는 수고로움보다는 그 시간에 차라리 엄마 아빠가 책을 술술 읽어줌으로써 아이의 머릿속에 다양한 어휘와 문장을 입력시켜주는 것이 좋다는 주장을 한다. 처음엔 왜 그래야 하나 싶었지만,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그 의견에 동의하게 되었다.

그리고 실제로 이 책을 읽은 이후로, 아이들에게 책을 더 많이 읽어주게 되었다. 독서는 습관으로 자리잡으면 참 편안해지는 것임을 몸소 체험한 사람으로서,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독서습관이 자리잡길 바라는 마음이 컸다. 그래서 내가 주로 했던 건, 큰 테이블에 각자 원하는 책을 들고 와서 각자 자신의 책을 읽는 시간을 만드는 것이었다. 그럼으로써 나도 그간 회사에 다닌다는 핑계로 게을리했던 독서습관을 다시 찾겠다는 목적이 있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나서는 각자의 '묵독'이 아닌 엄마 아빠의 '낭독'이 무엇보다 아이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것에 전적으로 동의하게 되었다. 그리고 나의 책을 내려놓고, 아이들의 책을 함께 읽어주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주말엔 도서관에 가서 여러 권의 책을 읽어주기도 했다.

아주 어렸을 적엔 책 읽기를 좋아하던 큰 아이가 어느 순간, TV와 유튜브 영상에 마음을 빼앗겨 책을 멀리 하고 있는 과정이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이 책을 통해 엄마 아빠의 낭독을 듣기 시작하면서, 마음을 다시 고치는 느낌을 받았다. 미디어에 마음을 빼앗기기란 쉬우나, 다시 독서로 돌아오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알기 때문에 지금 이 시기가 매우 중요하다고 느껴지는 것이다.


우리 부부는 아이가 늘 공부에 힘쓰며, 항상 공부만 하기를 원하지 않는다. 그래서 어린이집에서의 학습 외에 별도의 선행학습을 시키거나 학습지 등 사교육을 하지 않고 있다. 도시에서 전원생활로 온 이유도 그 이유가 크다. 학습 스트레스를 주지 않으려는 것.

이 책에선 책을 많이 읽은 아이가 대학 입시와 취업에 더 유리한 고지에 있다고 말한다. 엄마 아빠들이 가장 듣고 싶은 말일 것이다. 나도 그들과 별반 다르진 않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지금은 아이들이 오롯이 책을 읽는 이유를 책 그 자체로만 받아들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돌이켜보면 고3 수험생 시절에도 영어 수학책 제껴두고 소설책을 읽어제꼈던(?) 내 모습이 떠오르고, 혼자 감동받아 홀로 눈물 흘리던 감수성을 기억한다. 그게 책이 아니라 영화나 TV였어도 같은 감동을 주었을까 싶을 정도로 책을 좋아했다. 그게 자연스럽게 문학을 전공하게 되었고, 글 쓰는 직업으로까지 연결된 건 참으로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하지만 다른 분야로 내가 일을 했더라도 책이 주는 즐거움과 이로움을 알게 된 건 참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그래서 난 책 자체가 주는 즐거움을 아이들이 좋아하고 깨우친다면 평생의 삶이 즐겁고 지치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어렸을 적 기억나는 건 아빠가 늘 책을 가까이하셨다는 것이다. 그 모습이 자연스럽게 나의 독서습관이 되었다. 이제 이 책을 통해, 독서습관에 '낭독'을 더한 '목소리로 읽는 독서습관'을 온 가족이 실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년에, 아이가 초등학교 입학한 후에 다시 읽고 싶고, 중학생 고등학생이 되었을 때 또 필요한 부분이 있을 정도로 챕터마다 유용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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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에 걸렸다는데, 저는 건강히 잘살고 있습니다 - 암 환자의 마음을 회복하고 면역력을 높여주는 27가지 질문
호사카 다카시.이마부치 게이코 지음, 민경욱 옮김, 함봉진 감수 / 비타북스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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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책을 보고 첫 장을 열기가 두려웠다.
암. 원래 나와는 별로 상관없는 단어였다. 8년 전 엄마의 갑작스런 암 선고를 듣기 전까지는. 이제는 듣기만 해도 몸서리쳐지는 단어가 되었다. 엄마와 아빠를 암으로 떠나보낸 후, 나와 동생에게는 일종의 금기어가 되어 버렸다.

건강하던 사람을 갑작스레 무너뜨리는 무시무시한 단어. 그걸 두 번이나 바로 옆에서 지켜본 나는 솔직히 이 단어가 지독하리만큼 싫다. 그렇다고 평생 그 단어를 잊고 살 수는 없으니 어떻게 회복하고 있는지 한번 봐야겠다 싶은 마음으로 책을 읽었다.

이 책은 의사와 유방암 4기 환자의 대화로 전체가 구성되어 있다. 그런데 암 자체를 치료하는 것을 다루는 책이 아니라 암으로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하는 정신종양과 의사의 목소리라는 것이 흥미로웠다.

 

 

 정신종양과는 암으로 충격을 받은 환자의
정신적인 치료를 전문으로 합니다.

 

일본이란 나라가 새삼 부러워지는 순간이었다. 우리나라의 정신종양학은 어디쯤 왔을까? 맨 마지막에 한국의 정신종양과 교수(서울대 의대 정신과학교실 함봉진 교수)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최근에서야 암 환자의 정신적, 사회적 건강에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2005년 정신종양학연구회가 결성되었고, 2014년에 정식으로 한국정신종양학회를 설립했다. 현재는 정신종양학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면서 전문가의 참여도 많아졌고 정신종양 진료과를 갖춘 병원도 늘고 있다고 한다. 반가운 소식이다.

 

 

 


이 논리를 발전시키면 우울증을 치료하는 것이 암의 병세를
좌우한다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습니다.

암 환자의 병세를 완화하는 데 있어서 마음 케어의 효과는
여러 연구를 통해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사이코온콜로지, 즉 정신종양과의 역할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암으로 병든 환자의 마음을 건강하게 하는 것입니다.

 

마음을 건강하게 하는 상담에서, 저자는 집에서 편하게 할 수 있는 것으로 '단사리(정리로 번역)'를 꼽았다. 그리고 독서랑 일이라니. 저자처럼 서글프고 슬픈 생각이 들었다.

나는 저자와 같은 카피라이터이다. 나도 일을 할 때 먹고 자는 것조차 잊어버리기 일쑤라 200% 공감되는 말이었다. 그리고는 생각해보았다. 우리처럼 일 몰입도가 엄청나고, 스트레스 많이 받고, 야근과 밤샘이 많은 직업에서 '암'은 우리를 늘 공격하려고 근처에 어슬렁거리는 직업병일 수도 있다는 걸.

 

 

 이 내용을 보고 머리에 "댕~" 하는 종소리가 들렸다. 바로 어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기 떄문이었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 회의 중 누군가와의 의견 차이로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고, 집에 와서는 소화불량과 구토증상까지 나타났다. 남편은 응급실에 가자고 할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았다.

그 전까지는 기분이 참 좋았는데, 스트레스 받고난 후 즉각적인 몸의 반응이 나타난 것으로 보아 이건 분명 정신이 몸을 지배하기 때문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 책을 보았을 때 유레카를 외쳤다. 업무스타일을 과감하게 바꾸는 게 필요하다는 의사의 말이 뇌리에 꽂혔다. 그리고는 다양한 방법을 생각하면서 마음이 평온해졌다.

 

 

 

 

이건 정신종양학 의사와 암 환자의 대화이지만, 암 환자 본인이 이 책을 읽어도 좋고, 암 환자를 돌보는 가족에게도 꼭 필요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암 환자가 가장 힘들겠지만, 간병을 하는 가족도 그 못잖게 힘이 들고 같이 우울해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두 번의 간병을 통해 깨달은 점이다.

그리고 또 하나. 우울증이 있거나 평소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하는 사람도 이 책을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암과 무관할지라도, 누구나 암에 걸릴 수 있으며, 그러지 않기 위해서는 마음을 어떻게 어루만지고 달래주어야 하는지에 대한 방법을 알려주기 때문이다.

일본은 두 명 중 한 명이, 우리나라는 3명 중 1명이 암에 걸리는 시대라고 한다. 그리고 실제로 암센터에서 부모님을 간병하면서 놀란 것은 암에 걸리는 것이 나이와는 상관없다는 것이다. 젊은 사람도, 꼬맹이들도 많이 보았다. 그만큼 우리는 언제든 암에 걸릴 수 있기에 암을 어떻게 바라보고 마음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항상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여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의 긍정적 마인드가 참 돋보이는 책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의연해지기까지 얼마나 스스로 많이 고민하고 다짐했을까 생각했다. 어떤 것이든 '생각하지 나름'이라 했지. 종은 것은 더 좋게, 나쁜 것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다 보면 마음의 병이 조금은 줄어들지 않을까.

마지막으로, 이 책을 보며 엄마 아빠 생각이 너무 많이 나서 울컥 하는 순간이 많았다. 그때 이런 걸 알았다면 그 힘듦이 조금은 덜하지 않았을까 싶다. 병상에서도 밝으셨던 부모님의 긍정 마인드를 떠올리며 또 한번 힘을 내서 살아야겠다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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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창업을 응원해 - #언니들의 #스타트업 #분투기
정민정 지음 / 스마트북스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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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맘이었던
지금은 프리프리한
하지만 언젠가(?)
창업을 할 나를 위해
꼭 필요했던 책을 만났다.

 


 


 

 



정민정 <그녀의 창업을 응원해>

대한민국이 주목하는 20인의 여성 창업가의 생생한 이야기로 내용은 채워져 있다. 들어본 기업도 있고, TV에서 만난 창업가도 있었다. 예전에 창업은 남성의 전유물이었는데 이제는 성별을 가르는 게 의미가 없어진 시대가 되었다.

 

 

 

엄청 재미있게 읽었다. 창업에 대한 생각도 많이 하게 되었다.
예전 성공 창업 책들은 나이 많은, 아주 성공한 사람들의 무용담이 많아서 공감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았는데 이 책은 지금을 살아가는, 아니 열어가는 20~30대 젊은 여성 CEO 지금 이야기라 더 생생했다.

생각만으론 일이 진행되질 않는다. 여기 나오는 20인의 CEO는 모두 생각을 꺼내 행동으로 옮긴 사람들이다. 책을 다 덮고 나니 그들의 공통점이 보이더라. 여행을 가서 창업에 대한 결정적 계기를 만나게 된 경우가 많았고, 이를 어떻게 하면 사업과 연관시킬까 깊은 고민을 많이 했더라.

특히 '간절함'은 이 20명의 CEO를 만들어 낸 가장 큰 원동력이라 생각한다. 말로만 수 년째 창업하는 나로서는 이 간절함이 부족했던 듯하다. 대안이 있어서였을까, 자신이 없어서였을까.
신중한 건 좋지만 타이밍이란 게 있기에 결정의 순간엔 적극적인 밀어붙이기가 필요하다.

 

  

 

창업하겠다는 후배들에게 저는 3가지 질문을 던집니다.
"'앞으로 5년간 배고픔을 견딜 수 있는 인내심이 있는가.
5년을 버틸 자금을 갖고 있는가.
자신의 철학을 함께 실행할 파트너가 있는가'입니다.

 

 

 

 

공방에서 전문가 과정 강좌를 운영하면서
창업하는 분들을 많이 봤는데
어떤 분은 잘되고 어떤 분은 실패하더라고요.
원일을 살펴보면 창업을 아무 때나 출근해서
편하게 일하는 것 정도로 간주하는 분들은
10명이면 10명 모두 실패한 것 같습니다.

창업은 잠들기 전까지는 일이 끝나지 않고,
밤새 일하고도 돈 한 푼 못 받는 직장 같은 것입니다.

 

 

 

 

창업은 자기 자신이 관심이 있고 좋아하는 일에
몰두하다보면 찾아오는 기획인 것 같아요.
창업을 하겠다고 생각하고 뛰어드는 게 아니라
좋아하는 일을 하다보니까 창업으로 연결되는 셈이죠.

구체적으로 창업을 생각하지 않더라도
관심이 있는 것, 좋아하는 것을 유심히 관찰하며
직접 경험해봤으면 합니다.

 

 


한번에 다 읽지 않았다.
하루에 한 사람, 또는 두 사람 정도의 이야기를 읽었다.
한 줄 한 줄 곱씹어보고 싶어서였다.
주방에서, 침대에서, 책상에서, 마당에서, 커피숍에서...
찬찬히 읽었다.

마지막 인용문은 정말 나에게 딱 하는 말 같았다.
당장 창업은 아니지만, 관찰하고 관심을 갖게 되는 단계. 지금 내가 딱 그렇다.

 

 

창업은 아직도 나에게 먼 이야기처럼 느껴지지만 이 책으로 인해 실상을 조금은 알게 되었다. 그리고 무엇이 필요한지도 점차 깨닫게 되었다. 당장 창업을 시작하지 않더라도, 오히려 회사에 다니고 있는 사람들이 읽으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먼훗날, 사장님이 되어 다시 컴백하고 싶다는 간절한 소망과 함께 마지막 페이지를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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