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장례 여행 - 기묘하고 아름다운 죽음과 애도의 문화사
YY 리악 지음, 홍석윤 옮김 / 시그마북스 / 202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날씨가 추워서일까. 요즘 부쩍 부고를 많이 접한다. 삶만큼 관심 있는 분야가 '죽음'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삶만 추구한다.

<세계 장례 여행>(YY 리악 지음, 홍석윤 옮김 / 시그마북스 / 2025)는 죽음 그리고 그 이후의 세계에 대해 궁금한 점이 많은 나의 호기심을 많이 채워주기에 아주 좋은 책이다. '기묘하고 아름다운 죽음과 애도의 문화사'라는 부제처럼 죽음이 그저 슬프고 무서운 것만은 아님을 알게 되었다.




저자인 YY 리악은 중국계 싱가포르인 일러스트레이터 겸 작가로, 이 책이 첫 번째 저서라고 한다. 직업이 직업이니 만큼 이 책은 거대한 스케일의 그림과 깊이 있는 내용으로 잠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죽음의 무도.

덧없는 세상의 영광을 향한 헛된 추구를 멈춰라.

죽음이 오면 우리는 그저 이름도 없이 사라질 뿐이다.


첫 장부터 강렬했다. 그렇지. 죽음이 늘 옆에 도사리고 있는 걸 잊고 삶에만 집착해 온 내 자신을 떠올린다. 갑작스런 죽음을 옆에서 본 적도 있으면서, 서서히 죽음으로 걸어가는 이를 바로 옆에서 지켜본 적도 있으면서 나에겐 아직 먼 단어라고 생각했던 게 사실이다.



언제부터 죽음이란 개념이 생긴 걸까. 기원전 9만 년경에 매장된 시신이 발견되었다는 걸 보면 인류의 삶과 죽음은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 죽음에 관해 수많은 자료를 연구한 저자의 지식이 오롯이 담겨 있는 책. 이게 바로 <세계 장례 여행>이다.

단순히 역사서가 아니라 재미있는 이야기도 들려주는 이야기책이다. 예를 들면 '죽음과 관련된 단어들'이 그렇다.




숫자 4, 세 번의 노크, 일본에서 엄지손가락을 안으로 접는 이유, 검은 고양이, 거울 가리기, 술 참기 등 미신이라고 치부하기엔 오랜 시간 종교처럼 믿어온 이야기들이 무척 재미있었다.

어느 나라에선 죽은 사람의 직업에 맞춰 관을 제작한다고 하니 이것 역시 흥미로운 포인트다. 어부가 죽으면 물고기 모양의 관에 묻히고 사자관, 자동차, 비행기관까지 있다고 한다. 나는 과연 어떤 관에 담기게(?) 될까.



죽은 후 어떻게 진행되는지 궁금하다면 이 책을 펴보면 좋다. 매장, 화장, 섭취, 보존에 이르기까지 시신을 어떻게 하는지 자세히 설명한다. 특히 섭취 부분은 눈을 질끈 감고 싶을 정도로 무섭긴 했지만 이 또한 그들의 문화 아니던가. 그 방식과 의미를 알게 되니 무서움은 사라졌다.



그리고 이어지는 사후 세계. 지역적, 시대적 특성이 있지만 뭐니뭐니 해도 종교적인 신념으로 인한 사후 세계관이 뚜렷이 구분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각 종교마다 사후 세계가 어떻게 펼쳐지는지 자세히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더 깊이 탐구해 보고 싶다는 갈증이 생기기도 했다.



특히, 불교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승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죽음이 다가온 것을 알게 되면, 그 승려는 대나무 공기통과 종만 있고 아무것도 공급되지 않는 방에 산 채로 스스로를 가둔다. 그는 숨이 붙어 있는 동안 매일 종을 울리고, 종이 멈춘 날에 숨이 끊어진 것으로 간주하여 그 방은 봉인된다. 그리고 3년이 지난 후에야 문을 열어 그 승려가 실제로 미라가 되었는지 확인한다. 결국 성공적으로 미라가 된 승려들은 봉안되고, 미라가 되지 못한 승려들은 잡귀를 쫓아낸 다음 다시 매장된다.

이 외에도 무덤에 바치는 꽃들도 기원과 그 의미를 잘 알게 되었다. 국화만 알고 있었는데 양귀비, 백합, 제비꽃, 금잔화까지 나라별로 무덤에 바치는 꽃들이 다름을 알 수 있었다.



장례 방식과 애도, 죽음에 대한 기록 등 숨이 멎을 때부터 영원히 사라질 때까지의 이야기가 이 책 한 권에 담겨 있다. 책을 읽는 내내 방대한 분량과 엄청난 일러스트에 압도되었다. 그리고 마지막 장을 덮었을 때 한참 생각에 잠겼다.

내 곁에 있는 사람이 떠났을 때 나는 그를 어떻게 추모했고 기억했는지. 나의 죽음 이후엔 어떤 세계가 기다리고 있을지. 내가 죽고 나면 어떻게 나를 기억할지.

삶만큼 가까운 죽음. <세계 장례 여행>을 읽으며 아주 큰 세상을 보고 돌아온 느낌이다. 추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계 장례 여행 - 기묘하고 아름다운 죽음과 애도의 문화사
YY 리악 지음, 홍석윤 옮김 / 시그마북스 / 202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죽음, 사후 세계, 장례식, 추모까지 궁금한 점을 멋진 그림으로 해소해주는 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AI 시대 직업 세계 - 캐릭터와 인포그래픽으로 발견하는 나의 미래 직업
한상근 지음, 김인성.김도형 그림 / 씨마스21 / 2026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요즘 중학생, 초등학생인 두 아이들과 자주 나누는 대화의 주제는 '꿈'이다. 가장 큰 꿈은 '돈 많은 백수'라는 웃픈 이야기를 우리 아이들에게서도 들었지만 그래도 꿈을 위해 고민하고 있는 게 보여서 기특하기도 했다.

나중에 커서 뭐가 되고 싶은지, 나에게 어울리는 직업이 무엇일지. 특히 하루가 다르게 기술이 발전하는 AI 시대엔 과연 어떤 직업이 사라지고, 살아남고, 또 새로 생길까.

나도 그 직업들이 궁금했다. 나이에 상관없이 우리는 AI라는 신문물(?)을 처음 마주하기에 어떤 직업을 가져야 할지 나 역시 고민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던 차에 <AI 시대 직업 세계>를 읽게 되었다.(한상근 글, 김인성 김도형 그림 지도/2025/씨마스21)



아이들이 이 책에 흥미를 가진 첫 번째 이유는 바로 캐릭터. 아이들이 흥미롭게 읽을 수 있도록 생동감 넘치는 캐릭터가 각 직업에 맞춰 등장한다. 웹툰과 웹소설에 익숙한 아이들이 너무 좋아할 스타일이 많았다.(이렇게 멋져도 되는 거야? 심쿵하네)

이 책엔 8개 카테고리에 걸쳐 총 155개의 직업이 소개되어 있었다. 전통 직업에서 새로운 직업까지. 머리말에 따르면 2022 개정 교육과정의 중학교 <진로와 직업> 교과서 13종, 고등학고 <진로와 직업> 교과서 9종에 실린 모든 직업은 물론, 사회 변화에 따라 새롭게 등장한 직업까지 수록되어 있었다.

일단 현재 나의 직업이 어떻게 소개되어 있는지 살펴보았다. '광고 및 홍보전문가'



15초 만에 사람을 사로잡는 마술사. 그 컨셉의 멋진 캐릭터가 등장하고 필요한 능력치와 적합한 심리검사 유형이 소개되었다.

한 마디로 이 직업에 어울리는 성격과 적성, MBTI를 안내하고 있는 것이다. 신기하게도 광고 및 홍보전문가에 나의 MBTI 유형인 ENFJ가 나와서 깜짝 놀랐다. 적중력 무엇.


오른쪽 페이지엔 이 직업이 어떤 일을 하는지, 어떤 사람에게 어울리는지 여러 사례들을 설명하고 있다. 특히 아이들이 관심 가질 만한 주제가 그 아래 이어졌다.

"그래서 얼마 버는데요?"

직업에 따라 상위/중위/하위 평균 연봉을 보여주고, 이 직업인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상세한 가이드도 안내해 준다.

관련 학과와 진로 준비 방법, 진출 분야, 관련 직업과 관련 기관 소개까지. 하나의 직업에 대한 모든 정보가 담겨 있었다.



이 외에도 내가 몰랐던 직업들도 많이 소개되었다. 특히 AI의 등장으로 새로 생긴 직업군에 대해서는 나도 무척 관심이 가서 유심히 살펴보았다. 지금은 평생 직장, 평생 직업의 개념이 사라져서 나도 이 다음 직업을 무엇으로 해야 할지 고민이 많은 시기였기 때문이다.



TV에서만 보던 직업, 따뜻한 사회를 만드는 데 일조하는 직업, 예전부터 도전하고 싶던 직업 등 다양한 직업을 보면서 아주 재미있게 읽어내려갔다.

아이뿐만 아니라 어른도 함께 보면 좋은 책이라고 생각했다. 그림에 관심 많은 우리 아이들은 이 중에 누가 잘 생겼네, 누가 예쁘네 서로 그런 이야기를 하더라. 아이들의 시선을 붙잡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는 다양한 캐릭터의 등장이 너무 좋았다.


책 마지막 장을 넘겼을 때 깜짝 놀랐다. 이 책 안에 직업인 캐릭터를 그려 준 사람이 디자인을 공부하는 고등학생이란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세상에, 고등학생이 그린 그림이라고?

이들의 실력과 표현력에 그림을 알지 못하는 나도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대단해.


이 그림들이 고등학생 작품이라고 하니 아이들의 눈이 반짝반짝 빛났다. 책에서 소개한 직업 외에 아이들에게 또 다른 새로운 꿈을 심어준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이 책을 보면서 AI 시대 직업에 대한 고민을 더 심도 있게 할 수 있었다. 이 책을 함께 본 아이들의 마음에도 부디 꿈의 씨앗이 싹틔울 수 있기를 엄마로서 기대해 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AI 시대 직업 세계 - 캐릭터와 인포그래픽으로 발견하는 나의 미래 직업
한상근 지음, 김인성.김도형 그림 / 씨마스21 / 2026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이뿐만 아니라 어른도 궁금한 AI 시대 직업 탐구. 새로운 직업도 많이 알게 되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서울의 시간을 그리다 두번째 이야기
이장희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살고 있지만 서울을 잘 모른다. 늘 가는 곳만 가고, 회사-집과 집 근처 정도만 잘 안다. 그런데 이 책을 보면서 서울 구석구석 여행을 하고 돌아온 듯한 느낌이 들었다.

<서울의 시간을 그리다: 두 번째 이야기>(이장희 지음/2025/문학동네)

'풍경과 함께한 스케치 여행'이란 부제처럼 서울 곳곳의 풍경을 스케치로 담은 귀한 책이다. 어떻게 이렇게 세세하게, 멋지게 그릴 수 있을까 책장을 넘길 때마다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작가의 시선과 발길이 닿는 곳에 나도 함께 머물러 있는 느낌을 받았다.

여는 글에 따르면 <서울의 시간을 그리다> 첫 번째 이야기는 지금으로부터 15년 전에 나왔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400페이지가 넘는 두 번째 책에는 페이지마다 아주 다양한 서울 스케치가 빼곡히 들어 있기 때문이다. 작가는 시간이 흐르는 동안 계속 서울을 탐색했고 서울을 그려왔다. 그 시간을 고스란히 간직한 게 이 책이니 귀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책은 용산, 서울로, 경강, 대학로, 신용산 이렇게 다섯 곳에 대한 이야기와 스케치가 담겨 있다. 내가 아는 곳이라 그런지 더 궁금하고 더 자세히 보게 되었다. 내가 그냥 스쳐 지나간 곳을 작가에겐 특별한 스케치 스팟이 되었다는 게 신기했다.

이 책은 서울의 스케치만 담겨 있는 게 아니라 서울 이야기가 자세히 담겨 있었다. 역사를 교과서와 책으로만 보면 지루할 법한데 여기엔 재미있는 스토리텔링과 이를 뒷받침하는 멋진 스케치가 함께하다 보니 작가가 전하는 서울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었다.



서울에 남아 있는 역사의 흔적. 서울이 간직하고 있는 추억을 차분하게 이야기해 주는 작가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보니 실제로 가보지 않았지만 그 공간에 있는 듯했다. 알지 못했던 곳은 기억했다가 꼭 가봐야지 생각한 곳도 여럿 되었다.

똑같은 곳을 보더라도 어느 지점에서 어떤 앵글로 보는가에 따라 관점이 전혀 다르다. 다양한 시점에서 그려내는 서울의 풍경은 참 평온해 보였다. 현실은 복잡하고 빠르고 시끄럽고 차가운데. 이건 아마도 작가가 서울을 바라보는 시선이 따뜻하다는 뜻이겠지.



서울로 근처에 갈 일이 종종 있었는데 거기에서 본 큰 나무들과 식물들을 책에서 보니 반가웠다. 서울로에서 만난 익숙한 꽃들을 스케치한 모습을 보니, 이렇게 많은 꽃과 나무가 있었는가 새삼 다르게 보였다. 한 너댓 종류나 있겠지 짐작했는데 계절마다 또 걸을 때마다 이렇게 다양한 꽃들이 있었구나, 내가 몰라봤구나 깨달았다.



내가 좋아하는 중림동 약현성당을 책의 펼침면을 통해 자세히 보니 옛 추억도 생각나고, 한강대교 직녀카페에서 한강을 내려다보는 그림도 인상깊었다. 이러고 보니 서울이 참 아름다운 도시구나.



책의 뒷부분에는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송파쪽 그림도 나와 있다.

석촌. 왜 돌마을인가 늘 궁금했는데 이 책에서 답을 찾을 수 있었다. 내가 매일 산책하는 석촌호수가 석촌동에 없다는 사실도 신기했다.



예전부터 어반드로잉에 대한 로망이 있었다. 그림을 잘 그리지 못해서 엄두를 내지 못했지만 도시를 거닐면서 사진 외에 나만의 시선에서 그림으로 담고 싶다는 꿈 말이다. 이 책을 보면서 나 역시 못 그리는 그림이라도 내가 바라보는 서울을 그려보겠다는 생각, 아니 결심을 해본다.

<서울의 시간을 그리다>를 보면서 가볍게 때론 우아하게 서울 한 바퀴를 돌고 온 듯하다. 작가는 서울의 세 번째 이야기를 위해 지금도 어디에선가 서울을 그리고 있을 것 같다. 벌써 기다려진다. 또 얼마나 많은 서울 이야기와 스케치가 담겨 있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