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매진 - 상상해 봐요, 그림으로 만나는 사랑과 평화의 노래. 존 레논 Imagine
존 레논 (John Lennon) 지음, 장 줄리앙 그림, 공경희 옮김 / 사파리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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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비틀즈의 노래를 듣고 자란 세대는 아니지만, 가장 많이 들은 팝송은 단연 비틀즈의 수많은 명곡이다.
비틀즈 노래 중 가장 좋아하는 곳을 꼽으라면 난 선택을 할 수 없다. 워낙 <Yesterday>나 <Let it be>처럼 아주아주 유명한 곡 외에도 <Michelle>, <Yellow Submarine>, <All You Need is Love> 등 좋아하는 노래가 한 두 곡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와는 별도로 존 레논의 곡 중에서 꼽으라면 단연코 <Imagine>이다. <Oh my love>도 좋지만 내 마음속 최고의 곡은 <Imagine>이다. 가사의 힘이다.

고등학생 때 (요즘에도 있는지 모르겠지만) C.A라고 불리는 특별활동 시간이 있는데, 나는 당시 영어팝송반이었다. 일주일에 한 곡씩 영어선생님이 팝송을 틀어주시고 그 가사에 담긴 의미와 숨은 뜻을 알려주셨던 시간이었다. 여러 번 반복해서 듣고 따라부르면서 자연스레 외우게 되었다. 지금 외우는 팝송들은 그때 배운 게 대부분이다.

그때 가장 인상깊었던 노래가 바로 <Imagine>이었다. 전세계가 평화롭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만든 노래라는 것. 이평화를 간절히 바라는 절실한 마음이 존 레논의 목소리에 잘 녹아 있었다.

 

서론이 길었다. 그만큼 이 노래는 나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는 곡이란 걸 말하고 싶었던 거다. 그런 <Imagine>이 그림책으로 나왔다니 어찌 궁금하지 않으리오.
표지는 이렇게 생겼다. 우리 일곱살 딸이 묻는다.
"엄마, 왜 비둘기가 물어다줘?"
"아. 비둘기는 옛날부터 '평화'의 상징이었거든."
나도 잊고 있었다. 맞다. 비둘기가 평화의 상징이었지. 그리곤 기억해냈다. 이 가사가 세계 평화를 바라는 마음에서 만든 것이었음을.

 

오노 요코의 머리말이 인상적이었다.

우리는 누구나 안전하고 행복하게 살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이 세상이 더 나은 곳이 되도록 저마다 도울 수 있지요.
우리는 늘 마음에 사랑을 간직하고 서로를 보살펴야 합니다.
또 언제나 가진 것을 나누고, 부당하게 대우받는 이들을 위해
용감히 나서야 합니다.

 

 

여기에 이 노래를 만든, 이 그림책을 만든 목적이 있구나 싶었다.

                                                                                                   

노래 가사에 맞게 한 마리의 비둘기가 돌아다니면서 사랑과 행복을 전달해주고 있다. 비둘기가 날아간 곳에서 다른 새들과의 어울림이 평화롭고, 일상에 지친 사람들이 가득한 지하철과 도심에 가서 평화의 가지를 나눈다.


아이는 비둘기의 표정에 주목한다. 내가 보기엔 입에 무언가를 계속 물고 다니며 전달하고 뿌려주기에 분명 무표정이라 생각했는데, 우리 큰공주는 비둘기가 웃는다고 한다. 가만히 보니 정말 그렇네? 평화로워보이는 것을 뛰어넘어, 기쁘고 즐거워 보인다. 역시 아이들의 눈은 다르다.

 

아이와 함께 읽고나서 나는 혼자서 다시 한번 읽어보았다. 존 레논의 <Imagine>을 들으며, 노래에 맞게 페이지를 넘겨보니 그것도 또 하나의 묘미였다. 노래 가사로도 훌륭한데 장 줄리앙의 그림이 더해져 시너지 효과가 더 커진 느낌이다.

이 책은 우리 아이들에게도 좋은 그림책이지만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으로도 매우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피곤에 지친 사람들의 어깨를 툭툭 쳐주는 비둘기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작은 위로가 될 것이다. '언젠가 우리 모두 같이하면 좋겠어요. 그러면 세상은 하나가 될 거예요.'라고 말하는 존 레논의 목소리가 오늘따라 더 평화롭게 들린다.


천국이 없다고 상상해 봐요.
마음먹으면 쉬운 일이에요.
우리 발아래에 지옥 같은 건 없고
머리 위로 푸른 하늘만 있다고,
모든 사람이 오늘을 위해 산다고 상상해 봐요.

국가가 없다고 상상해 봐요.
그다지 어려운 일은 아니에요.
그 때문에 서로 해치거나 목숨을 바칠 일도 없고,
종교도 없이,
모든 사람이 평화롭게 산다고 상상해 봐요.

누군가는 헛된 꿈이라고 말할 거예요.
하지만 나 혼자만 꾸는 꿈은 아니에요.
언젠가 우리 모두 같이하면 좋겠어요.
그러면 세상은 하나가 될 거예요.

나의 것도 여러분의 것도 없다고 상상해 봐요.
여러분이라면 할 수 있을 거예요.
욕심내거나 굶주리지 않아도 돼요.
우리 모두 형제가 된다면요.
세상 사람들이
모든 것을 공평하게 나눈다고 상상해 봐요.

누군가는 헛된 꿈이라고 말할 거예요.
하지만 나 혼자만 꾸는 꿈은 아니에요.
언젠가 우리 모두 같이하면 좋겠어요.
그러면 세상은 하나가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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