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과 이별하는 법 - 아이스너 상 수상 에프 그래픽 컬렉션
마리코 타마키 지음, 로즈메리 발레로-오코넬 그림, 심연희 옮김 / F(에프)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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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디 라일리는 또 차였다. 이번으로 세 번째이다. 성소수자라는 특별함 때문이 아니다. 자연스럽게 누군가에 의해 자신의 연인 로라 딘을 빼앗기게 된 것이다. 이성 간의 연애도 마찬가지이지만 동성 간의 경우도 서로의 끌림에 의해 분위기에 의해 새로운 인연을 찾아 떠나간다. 그래서 프레디 라일리는 더욱 슬프고 아픈 것 같다.



프레디는 이때 자신이 존경하는 칼럼가 바이스 선생님께 도움을 요청한
다. 그 이유는 실연에 대한 아픔을 극복하기 위한 조언을 위해서인지, 지
금 상황을 전환 시키려는 의도인지는 불분명하다. 연애는 누굴 만나든 참,
쓰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의 도움으로 전 연인이 로라 딘을 완전히 잊기 위해 예언자(?), 주술사(?)를 찾아간다. 로라 딘과의 첫 만남에서 헤어짐까지 사실이 드러나게 된다. 결국 예언자는 아직 연애란 춤에서 아직 헤어나지 못한 프레디에게 다시 한번 그 춤, 인연에서 물러서야 한다고 충고한다. 이미 헤어진 프레디는 알쏭달쏭 한마음으로 예언자의 만남을 마무리한다.


 

그녀를 옆에서 챙기고 아껴주는 친구 두들이 있지만 어느 날 집 앞까지 찾아온 로라 딘에게 다시 매료되어 둘은 다시 만나기 시작한다. 예언자가 확실히 끊으라는 인연을 프레디는 무시해버린 것이다. 그리고 그들 연인의 일상은 시작되지만 누군가는 또 다른 누군가에게 끌려다니는 느낌의 연속과 그녀를 걱정하는 친구들의 모습이 그려진다.



 

이 작품은 다양성에 가치를 두고 있다. 성소수자를 비롯해, 다문화, 한 부모 가정 등 어디에 편견을 두지 않고 그것이 당연한 일상의 삶임을 보여준다. 이제 세상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삶의 형태도 다채로워진 게 사실이다. 혼밥족이 늘어나고 핵가족화는 진작에 가속화되었다. 양성평등과 동성애, 성소수자에 대한 시선도 관대해진 것도 사실이다. 물론 다는 그렇지 않으나 그러기 위한 평범함을 추구하기 위해 세계는 노력하고 있다. 이 책에서도 그간의 법과 틀 등을 뛰어넘는 이야기를 하려는 저자의 의도도 돋보이는 작품이다.



 

항상 프레디에게 도움을 주던 두들에게 어떠한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 힘없이 우울하고 학교마저 빠졌던 두들에게 프레디는 어떤 위로가 될지도 흥미 있게 전개된다. 이에 반해 프레디와 다시 만난 로라 딘은 강요하듯 에로스적 사랑만을 강조하고 자신의 쾌락에만 충실한 채 홀연히 사라지기만 한다. 이 둘 사이에서 친구와 연인이란 입장을 지켜 나가야 하는 프레디의 심경은 그저 복잡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프레디를 챙기던 두들마저 심적으로 여의치 않은 상태이니 말이다.



 

기다리던 칼럼가 에너 바이스에게 답장이 오게 된다. 두들 또한 문제를 잘 해결해간다. 바이스는 사랑이 찾아오고 사랑이 남아 있음에도 이별에 대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프레디에게 조언한다. 로라 딘에게처럼 주는 것만이 사랑의 형태가 아니라 무엇을 얻을 수 있는 가치, 그것이 사랑이지 빼앗아가는 것이 아니란 의미심장한 조언을 전한다.



 

프레디는 다행히 '이별과 이별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검은 터널을 벗어나듯 로라 던이란 검은 집을 빠져나와 진정한 자유, 친구, 우정을 위한 미래를 약속할 수 있게 된다. 아직 그녀에겐 그를 지지하는 많은 친구들, 부모님, 인형들이 있다. 성소수자이건 이성애자이건 누구나 평범하다는 의미가 깔려 있으며 동일함 속에서 이별하고 인정받아야 한다는 의미가 담긴 작품이 아닌가 싶다. 조금 다르고 그냥, 불편한 마음이 없지 않지만 서로가 존중해 줘야 할 사회의 인식은 자리 잡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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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괜찮아요, 천국이 말했다
미치 앨봄 지음, 공경희 옮김 / 살림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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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이야기지만 인생은 찰나가 결정을 내는 것 같다. 만약이란 단어가 그때 흔히 사용된다. 운명적 결말을 기다리고 있는 여주인공 애니-하지만 그들은 이 사실을 모른다-그녀는 8살 때 놀이동산 관리원의 찰나의 기지로 목숨을 건진다. 대신 <루비 가든>이라는 놀이동산 관리원이었던 에디가 운명을 달리한다. 어느덧 성인이 되어 멋진 신랑 파울로와 결혼식을 올리는 애니, 하지만 이러한 행복도 머지않아 보인다. 이어지는 애니의 삶이란 결과는 책을 천천히 음미하듯 읽어가며 예측해보는 것도 소설을 읽고 느끼는 재미이다. 그녀를 평생 행복하고 아주 잘 보듬어 줄 것 같았던 신랑 파울로와 애니. 어린 시절 애니를 대신해 하늘나라로 떠난 놀이동산 관리원 에디와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생각해보며 책을 읽어나가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처음이지만 마지막이 되어버린 시작, 애니의 이야기는 그렇게 시작된다.

새로운 세계의 모험, 천국이라 불리고 영혼이라 명명되는 애니는 그녀의 어린 시절 주치의였던 닥터 사미르를 만난다. 그를 포함해 그녀가 알던, 모르던 다섯의 운명적인 만남과 다시 소통하기에 이른다. 애니는 그들을 기억하거나 그렇지 못할 수 있다. 그럼에도 무의식 속에서 성장해가던 애니에게 영향력을 주었으리라 여겨진다. 이들에겐 상처, 친구, 포옹, 어른, 이별 그리고 새로운 시작이라는 주제가 제시된다. 과거의 아픔과 추억을 뒤돌아보며 우리 인간이 살아가듯이 천국을 경험하는 애니에게도 새로운 미래의 시작이 어떤 방법으로 시도될지 자못 궁금해진다. 끝없이 상상하고 생각하며 새로운 의도까지 덧붙여 볼 수 있는 재미가 소설을 읽는 장점이다. 애니에게 감정 이입되어 독자로서의 나, 과거와 현재, 죽음 직전의 나를 돌아보는 것도 무게감 있는 삶의 지지대가 되지 않을까? 그래도 괜찮은 건 천국이 있다는 희망 때문이다.

애니는 다섯 종류의 상징적 존재들을 만나 죽음 이전의 여행을 통해 풀리지 않았던 답답한 갈증을 해소한다. 이로써 사후의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한 것이다. 자신이 죽기 전 폐 이식 수술로 파울로가 살게 되었는지의 의구심은 계속된다. 10대 시절부터 함께 지냈던 친구 파울로에서 연인 파울로가 되기까지 그녀에겐 유일한 안식처였으며 외로움을 잊게 해주는 인물이기도 했다. 시간이란 순간이 만들어낸 상처가 애니의 어린 시절 루비 가든의 관리자 '에디'에 이어 파울로마저 하늘의 부름을 받게 할 것인지도 이 책을 호기심 짙게 읽어 나갈 수 있게끔 하는 원동력이다. 더불어 주인공의 일생에 투영 된 독자의 삶을 반추(反芻) 하는 기회도 마련해 준다. 소설이란 타자의 이야기이지만 독자의 인생 한편이 될 수 있는 묘미도 전달하는 매력이 넘친다. 이 작품 《다 괜찮아요, 천국이 말했다》는 더욱 그러하다.

"다 괜찮다, 꼬마야. 이제 모든 게 정리될 거야."

천국에서 만난 <루비 가든> 관리인 에디 할아버지가 전하는 메시지이다. 이보다 더 마음을 안정 시키는 문장이 있을까? 치유와 용기, 그 이름을 달고 태어났으며 소중한 생명을 위해 자신을 내어 놓은 애니가 그 연결 선상에 있다. 죽은 자 혹은 잠시 잠든 자의 슬프고도 아름다운 천국 여행일 수 있지만 독자 모두는 웃고 울며 힐링하는 작품이 될 만한 소재와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며 종교적 의미를 떠나, 가족, 주변을 돌아보며 지금 생명에 감사하는 시간이 주어지길 희망한다. 모든 게 괜찮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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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아에 대해 말하자면 - 김현진 연작소설
김현진 지음 / 다산책방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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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편의 단편 소설들이 현재의 나, 현재의 남성과 여성, 세태를 묘사하고 풍자한다. 《정아에 대해 말하자면》을 시작으로 다른 인물들 이야기들이 펼쳐지지만 왠지 조금은 흡사한 성향과 성격을 내포한 캐릭터로 그려진다. 작가가 상상하는 이야기 속의 여인들은 대표성을 뛴 여성, ‘정아‘라는 이름으로 자신의 속감정을 과감하게 독자들에게 전달한다. 작가는 이러한 솔직함 가득하고 사실성 넘치며, 활기차면서도 동시에 씁쓸한 여운이 묻어나는 이야기들을 독자들에게 선사하고 있다.

가족과 멀리 떨어질 수밖에 없는 첫 번째 정아의 이야기는 남자 친구 건호로부터 시작된다. 건호를 만나게 된 동기가 황당하다. 물론 지금의 시대엔 자연스러울 수 있다. 서울에서 몇 년 만에 만난 중학 동창 은미는 정아를 처음 만나 극진히(?) 대접 후 여행을 제안한다. 명문대에 적을 둔 은미가 학기 중에 어떻게 여행을 갈 수 있는지 의구심이 들었지만, 그런 그녀를 철석같이 믿고 여행을 결심한다. 여행 출발 당일 은미는 정아를 데리고 바다나 산이 보이는 수려한 여행지가 아닌 낯선 고층 건물로 유인한다. 결국 은미는 정아에게 다단계, 네트워크 마케팅의 세계 여행을 안내한 것이다. 이후는 말을 안 해도 답이 나온다. 일자리를 얻기 위해 서울에 올라온 정아는 다단계의 쓰나미에 무너져버리고, 결국 눈칫밥 먹던 친척 집에서마저 나오게 된다. 마지막에 찾은 곳이 한동네 오빠가 근무하던 주유소였고, 오빠 대신 건호라는 남자 친구를 만나게 된다. 이야기는 여기서부터 꼬이고 꼬여가는 소설처럼 마술을 부리듯 전개된다.

자린고비같이 짜고 짜며 알뜰한 건호 외에 낯선 남자 윤구와 한바탕 홍역을 앓은 뒤 처음으로 목격하게 된 건호의 눈물에 담긴 의미는 무엇일까? 낯선 남자 윤구와 우연히 만난 정아는 지현이란 가명을 쓴 채 또 다른 자아를 연기해 사고를 치고 만다. 그 사고에 별다른 반응 없이 대처하는 건호의 일상이, 건호가 이야기 막바지 흘린 눈물에 모두 담겨 있는 것일까? 이러 저라 한 상상을 하게 한다. 인생이란 낯선 것과 마주칠 때 처음엔 두렵지만 어느새 익숙해지는 것, 시간이 지나면 아무것도 아닌 일상이 되는 것인지 청춘들의 삶을 통해서 생각해보게끔 한다. 한 편의 짧은 단편 영화를 보고 읽는 느낌이다.



끊임없이 수족(手足)을 돌보았던 것처럼 헌신하다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격‘으로 고시에 패스한 남자 친구와 결별하는 여교사 정정은. 그녀는 결국엔 선을 통해 만나게 된 160대 키에 마흔을 바라보는 7급 공무원과 결혼 직전까지 이르게 된다.
여교사 정정은은 ˝똥차가 비켜야 신차가 나간다˝ 는 여동생의 강요 섞인 압박의 스트레스와 실연에 따른 부작용인 것인지 자신의 제자인 혜린에게까지 질투 섞인 태도를 보인다. 제자인 혜린에게 남자 친구가 생겼다는 반 학생들의 말이 믿기지 않았던 것이다. 감히 뚱뚱한 네가 어찌 그럴 수 있냐는 심정이었던 것 같다. 제자 혜린이 펜팔로 만났다는 훤칠한 키의 남자가 하는 말을 믿는 게 못마땅 한 것일 수 있고, 통통하다 못해 탕탕한 제자 혜린이 자신을 얼마나 어여쁘게 과대포장했을지에 대한 비이냥도 내포되 있다. 정정은은 문득 예전에 이러지 않았던 자신의 음흉함과 타인에 대한 비난이 어떤 영문인지 생각해본다. 이 모두를 갠지스강에 재를 태우듯 없애버리고 싶어 하는 두 얼굴의 마음은 정정은만이 아니라 우리 인간 모두의 고민거리가 아닐까 싶기도 한 스토리였다.

남자에 대한 면역력이 없었던 영진도 엉뚱하게 총각 행세를 하는 유부남에게 모든 걸 바친
다. 아낌없이 영진에게 모든 걸 받치며 헌신한 것처럼 느낀 그녀는 결혼이라는 장밋빛 미래를 꿈꾼다. 결국 영진이 자신이 유부남이었는지 알고 있지 않았느냐는 어이없는 반문과 그런 쿨함이 좋았다는 남자의 말에 영진은 고개 숙이고 만다. 주변의 조언도 남자 면역력이 없었던 그녀에겐 긴가민가한 반응으로 밖에 들리지 않아, 그저 답답할 노릇이다. 헤어짐 후 그녀에게 생기를 불어넣는 복싱이 그나마 위인이긴 한데, 이번엔 어린놈의 자식이 권투를 가르쳐 준다는 식으로 접근해 그녀에게 고백하려 한다. 지극히도 남자 면역력이 없던 영진에게 찾아온 어린 남자에겐 어떤 반응의 액션을 취할지 궁금해다. 아웃파이터로 더 이상 아픔이란 카운터펀치를 맞지 않게 될지, 결국 다시 인파이터의 자세로 적극성을 뛸지도 모를 일이다.

항상 약자라는 인식, 당연스럽게 그땐 그랬다는 말도 안 되는 관습은 사그라지고 파괴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책을 읽으며 뇌리를 강력하게 스쳐간다. 무엇이 혐오이고, 잘못인지도 모르는 방관자들! 어떤 것들이 현실인지 모를 남자 혹은 인간들의 망각이 다수의 약자, 특히 여성이라면 당연히 어려움을 감내하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썩어 빠진 생각이 사라져야 한다는 반성을 하게 만든다. 그러한 생각이 들 때 전개되는 소설 속 통쾌한 장면의 에피소드는 남자 독자의 입장이지만 글이 시각적으로 머릿속에 구현될 때는 대리만족까지 들 정도이다. 아이러니하면서도 당돌한 이야기들 , 분노에 울분이 치밀어 오는 소재들이 현실이라는 것이 안타깝기만 하다.
남자와 여자라는 소재, 소외받던 여자들에 대한 당당할 권리와 고집과 독단으로 잘못된 관습과 태도로 살아온 남성들에게도 경종을 울릴 만한 소재들이다. 물론 편을 나누자는 소설은 절대적으로 아니다. 불필요함을 버리고 새롭게 거듭나자는 우리의 동반자 정아들에게 던지는 작가의 힘 있고 과감한 메시지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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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과 이별하는 법 - 아이스너 상 수상 에프 그래픽 컬렉션
마리코 타마키 지음, 로즈메리 발레로-오코넬 그림, 심연희 옮김 / F(에프)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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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디 라일리는 또 차였다. 이번으로 세 번째이다. 성소수자라는 특별함 때문이 아니다. 자연스럽게 누군가에 의해 자신의 연인 로라 딘을 빼앗기게 된 것이다. 이성 간의 연애도 마찬가지이지만 동성 간의 경우도 서로의 끌림에 의해 분위기에 의해 새로운 인연을 찾아 떠나간다. 그래서 프레디 라일리는 더욱 슬프고 아픈 것 같다.

 

프레디는 이때 자신이 존경하는 칼럼가 바이스 선생님께 도움을 요청한다. 그 이유는 실연에 대한 아픔을 극복하기 위한 조언을 위해서인지, 지금 상황을 전환 시키려는 의도인지는 불분명하다. 연애는 누굴 만나든 참, 쓰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의 도움으로 전 연인이 로라 딘을 완전히 잊기 위해 예언자(?), 주술사(?)를 찾아간다. 로라 딘과의 첫 만남에서 헤어짐까지 사실이 드러나게 된다. 결국 예언자는 아직 연애란 춤에서 아직 헤어나지 못한 프레디에게 다시 한번 그 춤, 인연에서 물러서야 한다고 충고한다. 이미 헤어진 프레디는 알쏭달쏭 한마음으로 예언자의 만남을 마무리한다.

 

그녀를 옆에서 챙기고 아껴주는 친구 두들이 있지만 어느 날 집 앞까지 찾아온 로라 딘에게 다시 매료되어 둘은 다시 만나기 시작한다. 예언자가 확실히 끊으라는 인연을 프레디는 무시해버린 것이다. 그리고 그들 연인의 일상은 시작되지만 누군가는 또 다른 누군가에게 끌려다니는 느낌의 연속과 그녀를 걱정하는 친구들의 모습이 그려진다.

 

이 작품은 다양성에 가치를 두고 있다. 성소수자를 비롯해, 다문화, 한 부모 가정 등 어디에 편견을 두지 않고 그것이 당연한 일상의 삶임을 보여준다. 이제 세상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삶의 형태도 다채로워진 게 사실이다. 혼밥족이 늘어나고 핵가족화는 진작에 가속화되었다. 양성평등과 동성애, 성소수자에 대한 시선도 관대해진 것도 사실이다. 물론 다는 그렇지 않으나 그러기 위한 평범함을 추구하기 위해 세계는 노력하고 있다. 이 책에서도 그간의 법과 틀 등을 뛰어넘는 이야기를 하려는 저자의 의도도 돋보이는 작품이다.

 

항상 프레디에게 도움을 주던 두들에게 어떠한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 힘없이 우울하고 학교마저 빠졌던 두들에게 프레디는 어떤 위로가 될지도 흥미 있게 전개된다. 이에 반해 프레디와 다시 만난 로라 딘은 강요하듯 에로스적 사랑만을 강조하고 자신의 쾌락에만 충실한 채 홀연히 사라지기만 한다. 이 둘 사이에서 친구와 연인이란 입장을 지켜 나가야 하는 프레디의 심경은 그저 복잡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프레디를 챙기던 두들마저 심적으로 여의치 않은 상태이니 말이다.

 

기다리던 칼럼가 에너 바이스에게 답장이 오게 된다. 두들 또한 문제를 잘 해결해간다. 바이스는 사랑이 찾아오고 사랑이 남아 있음에도 이별에 대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프레디에게 조언한다. 로라 딘에게처럼 주는 것만이 사랑의 형태가 아니라 무엇을 얻을 수 있는 가치, 그것이 사랑이지 빼앗아가는 것이 아니란 의미심장한 조언을 전한다.

 

프레디는 다행히 '이별과 이별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검은 터널을 벗어나듯 로라 던이란 검은 집을 빠져나와 진정한 자유, 친구, 우정을 위한 미래를 약속할 수 있게 된다. 아직 그녀에겐 그를 지지하는 많은 친구들, 부모님, 인형들이 있다. 성소수자이건 이성애자이건 누구나 평범하다는 의미가 깔려 있으며 동일함 속에서 이별하고 인정받아야 한다는 의미가 담긴 작품이 아닌가 싶다. 조금 다르고 그냥, 불편한 마음이 없지 않지만 서로가 존중해 줘야 할 사회의 인식은 자리 잡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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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머니멀 - 인간과 동물이 더불어 산다는 것
김현기 지음 / 포르체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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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다큐멘터리와 다른 동물들의 실생활-실상-을 담고 싶었다는 김현기 PD의 각오와 진심이 느껴진다. 사파리라는 무대 위의 배우들인 동물이 아니라 날 것 그대로 보여주고픈 열정이 5부작 다큐멘터리가 완성되었고, 1년간의 긴 여정이 소요되었다. 방송에서 나누지 못했던 이야기들까지 녹아 있는 작품이라 더욱 집중력을 발휘해 책을 읽었으면 한다.

그래야만 우리는 진정한 동물들의 친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코끼리를 신성시하던 동남아 지역 국가 중 하나인 태국에는 길들여진 코끼리가 약 4,000마리가 있다고 한다. 행사에 활용되거나 트래킹용으로 대부분 사용되는데 과연 어떻게 이런 어마어마한 숫자의 동물이 인간의 지배를 받는 것일까? 사실 그 생각을 해보지 못한 것에 고개를 숙인다. 코끼리를 직접 타본 실제 상황에서는 그저 신기했을 뿐 코끼리의 이와같은 상황과 그들이 인간과 함께 할 수 밖에 없었던 사연까지는 알 길이 없었다. 생각조차 할 수 없었던 것이 비극적 사실로 다가온 것이다. 학대받고 장애 입은 코끼리 가족의 현실이 우리 인간의 원죄를 더욱 악랄하게 포장해 주는 모습 같아 안타까울 뿐이다. 이런 코끼리를 보호하기 위해 생겨난 것이 태국의 <코끼리 생태공원>이다. 16살의 어린 나이에 코끼리의 안타까운 모습을 목격한 '생드언 차일런트'가 대학 졸업 후 코끼리의 구제 사업을 시작한 것이 그 출발점이었다. 이토록 작은 노력의 씨앗이 큰 열매를 맺을 수 있다는 기본적 인간애 정신이 우리에겐 꼭 필요하다. 코끼리에게 행복을 주는 것이 그녀가 태어난 이유이며 운명이란 말에 우리가 얼마나 귀햐 생명체들에 대해 깊이 있는 생각을 하지 않았는가 반성이 된다. 일부를 통한 울림이지만 책 내용의 전부이자 주제를 담고 있다고 봐도 무방한 코끼리와 인간관계성의 현실적 모습을 보여주는 일화이다.



'이전 삶에 대한 교육은 관광 개발을 위한 유흥의 목적이었습니다. 이제 다음 세대에게 코끼리의 자연스러운 행동 습성을 알려줘야 합니다.'

차일런트가 이야기하는 것처럼 동물들의 습성, 생존 방식, 생명의 가치를 우리 아이들에게 가르쳐야겠다는 다짐을 서게 한다. 안타깝지만 동물원에 전시된 것처럼 던져 주는 먹이만을 받아먹는 동물의 모습이 전부가 아님을 일깨워주자. 서로 사랑하고 보호하며, 보호받길 원하는 것도 인간과 마찬가지일 동물들, 그들에 대한 교육의 변화는 차일런트의 말처럼 절대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에 공감하게 된다.


아시아 코끼리는 노역으로 인한 어려움이 큰 반면 아프리카코끼리의 경우는 2미터에 달하는 코끼리 상아를 포획하기 위한 밀렵꾼과의 전쟁이 큰 어려움이라고 한다. 보츠와나에 약 13만 마리의 코끼리가 서식하고 있으며, 이것은 아프리카코끼리 3분의 1을 차지한다니 어마어마 수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노역보다 더 어마하고 무시무시한 코끼리 살상 행위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인간의 이익과 부를 위해, 명예와 권력을 도모하려는 목적으로 불필요한 가치를 추구하는 인간에 의해 코끼리의 개체 수는 날로 줄어가고 있다. 자칫 방치했다가는 아프리카 서식 코끼리마서 멸종 위기에 처할지 모를 일이다. 그럼에도 작게나마 보이지 않는 손들, 치앙마이의 코끼리 생태공원과 보츠와나의 국경없는코끼리회와 같은 NGO 단체와 세계 시민들의 힘으로 코끼리의 삶은 지탱 가능해지고 있다. 그것은 박신혜 배우가 직접 컬러링(GPS 장치)을 달아주고 코끼리의 이름을 지어준 희망과도 같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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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피 헌팅(trophy hunting)'이란 식용이나 상업적 목적이 아니라 레저와 전시를 목적으로 동물을 사냥하는 의미를 뜻한다.

짐바브웨의 상징처럼 불리던 사자 '세실'의 죽음이 공론화되며 '세실'을 살해한 트로피 헌팅 업체와 미국의 치과 의사 '월든 파머'까지 공공의 분노를 사게 된다. 자신은 합법적으로 돈을 지불하고 사냥을 했으며, 그 사자가 '세실'이라는 유명 사자였는지도 몰랐다는 뻔뻔한 진술과 함께 어떠한 처벌도 받지 않았다. 또한 '세실'을 오랫동안 따라다니며 조사, 연구를 하고 책까지 출간한 브렌트 교수는 '세실'로 인해 자신의 삶도 바뀌었다고 이야기한다. 결국 사자 사냥을 공식적으로 반대하지 않는 옥스퍼드대 사자 보호 프로젝트 ' 와일드 크루'에서 탈퇴하며 독자적인 단체를 설립한다. 브렌트 교수는 '세실'의 비극적 죽음을 통해 얻은 교훈으로 인간과 사자의 갈등 관계를 줄이는데 노력하며 헌터들의 등장도 줄이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을 한다. 모든 문제 갈등의 시작은 인간의 욕심과 오만이 만들어낸 일그러진 자화상과도 같다. 그러나 결국 이런 문제도 동물과 공존하기 위해 우리가 풀어 나가야 할 과제임을 깨닫게 된다.

저자는 1940년대만 해도 아프리카의 사자는 45만~50만 마리로 추정됐다고 한다. 하지만 충격적으로 다가오지만 현재의 사자수는 얘 2만 마리에 불가하다니, 이것이 과연 자연의 흐름인지, 인간이 망쳐 놓은 생태계의 얽히고 설켜버린 올가마인지 망연자실할 뿐이다. 자신의 이익과 명예를 과시하려는 트로핀 헌팅, 이를 합법적으로 당연하게 여기는 국가의 정체는 무엇인지 그저 흉물스럽게 느껴질 뿐이다.

배우 유해진 씨를 자신의 집으로 초대한 트로피 헌터 올리비아 씨는 직접 포획한 박제품과 트로피들을 자랑스럽게 소개한다. 이미 아시아 코끼리에 대한 미안함과 아픔을 겪고 난 이후의 배우 유해진 씨는 그 상황에서도 씁쓸함을 금할 수 없었으며 헌터 올리비아 앞에선 반응하듯 고개를 끄덕이지만 실상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미안함이 전부였다고 한다. 헌터이자 '야생 환경보호 활동가'라 소개하는 올리비아, 그녀가 생각하는 관점의 동물 보호는 어떤 의미인지 의심스러울 뿐이다. 저자가 언급하듯 그저 방아쇠를 당길 때 느껴지는 짜릿함, 순간의 쾌감을 느끼기 위한 수단으로 '야생 환경보호 활동가' 닉네임을 사용하는 것이 아닌가란 생각을 덧붙여 본다.

또한 밀림이 아닌 통조림 캔에 밀폐 된 상태에 비유해 '캔드 헌팅(Canned Hunting)이 유행하는데 직접 사파리나 아프리카 밀림 지대로 가지 못하는 헌터들을 위해 일정 공간 울타리를 쳐 사냥을 가능하게 한다고 한다. 그 안에서 인간의 트로피 헌터가 될 동물들에게 미안한 마음에 고개가 숙여질 뿐이다.


 


'아름다운 동물들은 인간에 의해 점점 궁지로 내몰리고, 아주 빠르게 멸종을 향해 다가가고 있어요.' [제인 구달]

대자연의 '수호천사'로 스스로를 칭하는 트로피 헌터들. 무엇이 옳고 그른지에 대한 판단이 다시 설 때까지 동물들의 울부짖음과 이를 보호하려는 순수 민간 동물 애호가들의 노력은 끊임없이 계속될 것이다. 모르던 것에 대한 앎으로 느껴지는 분노, 알게 된 이상 쉽게 그르칠 수 없는 책의 내용이다.

우리는 아쿠아리움에서 펼쳐지는 돌고래쇼에 열광한다. 그리고 아이들의 함성 소리에 돌고래는 응답하듯 공중 고개를 연신 이어간다. 과연 돌고래가 흥에 겨워 이런 자연스러운 행동을 선보이는 것인지, 학대와 강요, 배고픔에 이러는 것인지 일본 타이지라는 지역의 돌고래 포획 현장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돌고래 보호 활동가 팀 번스는 말한다.

"돌고래쇼장이나 수족관에서 돌고래들이 아주 친절한 관리사에게 보호를 받고 음식을 섭취하며 일을 한다는 것은 대부분 사실과 다르다"고 한다. 작은 가두리 양식장에 갇힌 돌고래는 정신적 고통을 받고 불안 증상을 겪으며 같은 행동을 반복하거나 벽에 머리를 받는다고 한다. 똑똑한 돌고래 일부만이 쇼에 참여하고 나머지 돌고래는 죽을 때까지 수족관을 허망하게 돌고 도는 것이다. 너무나 태평스럽게 물을 가르며 던져 주는 먹이에 재롱을 피우는 모습은 사실 먹이에 목말라하는 동물의 울부짖음이고, 탈출의 욕망이란 말인가? 마음이 무거워질 뿐이다.

전통을 빌미로 돌고래의 포획량을 늘려가며 일본 정부에서까지 이를 용인한다니, 세계와 반(反) 하는 행동에 무어라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이 치미를 뿐이다. 세계는 노력하고 일부는 아이처럼 떡 하나 더 줘!라는 심산인 것 같다.

일본만 소개한다면 치우친 보도가 될 수 있게 마련이다.

다큐팀은 덴마크령 페로제도의 7~8월의 상황을 소개한다. 붉은색으로 물든 만의 항공 사진을 보면 이것은 무엇인가 궁금한 생각이 든다.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 색을 널브러져 있는 고래들의 핏빛 장례식장과도 같아 보인다. 단, 슬픔은 없고 차디찬 쇠 갈고리와 이를 즐기는 인간의 시선이다. 여기에 더해 휴가철 기념사진을 찍는 관광객들과 머리가 잘린 고래를 보며 웃는 아이들의 모습이 정말, 진정 정상적인 모습인지 한숨만 나오는 장면이자 글의 설명이다. 왠지 글에도 죽은 고래에 대한 안타까움이 묻어 나오는 듯했다. 잔인함도 전통이라는 의미를 갖다 붙이는 것은 일본의 타이지나 페로 제도 앞에서는 별 수 없는 것인가? 페로 제도를 관활하는 덴마크의 경우도 유럽 권 밖의 지역이라 포경 금지 조항을 마련할 뚜렷한 대책이 없다고 한다. 돌고래 포경을 금지하는 단체들과 미디어의 알림만이 매년 7~8월의 시기에 세계를 잠시 떠들썩하게 해놓았다가 잠잠해지게 하는 건 아닌지 아쉬울 따름이다.

돌고래는 대양을 누비며 항해하는 배처럼 거침없는 동물이다. 가두리 양식장을 비롯해 아쿠아리움의 좁은 공간은 바다의 몇 만 분의 일도 되지 못한다. 우리 인간이 1평 남짓한 공간에서 끼니를 때우고 볼일을 보며 아무 곳에도 나가지 못한다는 생각을 해보자. 아니 생각이란 것뿐만 아니라 그런 일은 전쟁이나 납치, 극단적인 상황이 아니고서야 벌어질 수 없는 상황이다. 저자는 이를 '비좁고 외로운 감옥'이라고 표현한다. 돌고래 수입 국가 중 부끄럽게도 대한민국이 최근 2위를 차지했다는 자료를 책에 담고 있다. 우리가 한 번 이상은 보았을 돌고래들이다. 그 돌고래들은 수백 마리의 희생된 동료들 중 살아남은 종족의 일부이다. 그들이 원치 않은 일이 지금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슬픈 현실을 팀 번즈를 비롯해 일본 동물보호협회 회원인 렌, 단둘의 몫으로 남겨 두어 선 안된다. 세계 곳곳에 돌고래의 포획을 꾸준히 경고하는 영상을 업로드하는 팀 번즈, 돌고래를 대신해 타이지에 소송을 이어갈 렌을 위해서도 다수의 동물 보호단체 및 세계 시민들이 앞장서야 할 것이다. 어쩌면 아쿠아리움뿐 아니라 박제된 돌고래의 모습마저도 볼 수 없는 날이 올지도 모를 일이다.

뉴햄프셔의 곰을 만나기 위해 떠나는 배우 유해진의 발걸음은 가볍다. 치앙마이 코끼리쇼를 비롯해 코끼리 생태 공원에 느꼈던 감정과는 분명 다르게 느껴진다. 킬햄 박사가 운영하는 숲속 공간은 아기곰들을 위한 공간이다. 그는 자신의 부인과 함께 30년 가까이 아기곰을 돌보며 방사하는 일을 하고 있다. 킬햄 박사는 곰들과 함께 산책하기도 하고 식사를 제공하기도 하며 숲속으로 돌아갈 수 있는 야생 본연의 모습을 놓치지 않는 선에서 곰 가족들을 보호한다. 그간 코끼리 학대, 트로피 헌터로 인해 죽어가는 야생 동물들, 포획되는 돌고래의 이야기로 얼룩졌던 심리를 정화시키는 내용들이 독자들의 마음을 달랜다. 다만 킬햄 박사의 현재 일을 꾸준히 이어갈 후계자가 없다는 것은 심히 안타까운 일이다. 저자의 이야기처럼 어떻게 젊은이들이 이런 오지에서 곰들과 교감하면 반평생 이상을 살아갈 수 있겠는가? 그럼에도 배우 유해진은 이곳에서 힐링하며, 킬햄 박사 부부와 새로 합류한 여동생이 지속적으로 펼쳐갈 계획에 대한 희망과 기대를 걸어보게 될 것이다. 독자의 한 사람으로서도 응원한다.



 더 이상의 '병 주고 약주기'는 안된다. 6,000마리 이상의 남부 흰코뿔소 두 쌍이 남을 때까지 과연 인류는 어떤 행동을 한 것인가? 세계는 급속도로 변해가고 발전하지만 태초의 자연 생태계는 무너져내리고 어느새 인간마저 세상에 뿌리내린 악의 일부 고리가 되어가는 것이 아닌지 고민과 걱정을 더한다. 인간은 모든 것을 밟고 파헤치는 파괴자가 되어선 안 된다. 우리 인간도 그저 자연의 일부인 것이다.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기 위해서는 먼저 자연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동물과 함께 생활하며 동물들의 친구이자, 영장류 연구가로 알려진 제인 구달의 말이 가장 의미 깊게 와닿는다. 기본을 충실 시 지켰다면 휴머니멀의 관계는 친구 이상의 가치로 더해졌을 것이다. 이를 망각한 우리 인류에 전하는 제인 구달의 작은 메시지를 거울삼아, 이 책을 통해 증명된 진실을 바탕으로 우리 인간과 동물이 끊임없이 공존하는 시간들을 위해 노력하고 함께 걸어가길 희망한다. 지금까지 말로만 듣던 내용의 증거들이 가슴에 박히는 순간들, 잊지 못할 장면이 담긴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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