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콩국슈우~~~ ㅠ_ㅠ
콩국수(전라도에선 콩물국수라고 하는데 난 광주댁이다 ^^)를 좋아하는데 한번도 해보지 않은 음식이다. 아니 마트에서 파는 콩물을 사다가 국수만 삶아서 해먹는 콩물국수는 작년까진 자주 먹었다. 그보다 먼저 아이들이 더 어릴때는 두유를 사다가 콩가루 넣어서 먹기도 했고... ㅜㅜ
작년엔 이웃에서 콩물국수 해 먹으라고 콩을 가져왔는데도, 콩만 삶으면 되는데 한번도 안 해봤다는 것 때문에 자신이 없어 볶은콩을 만들어 먹었다. 내일이면 오십인데, 이 나이에도 안 해본 음식은 도전하기가 어렵다니~~ 주부 20년 경력이 무색할 지경이다. 며칠 째 휴가라고 음식도 안하고 김치찌개와 일본서 사온 카레로 만든 카레라이스로 버텼는데, 너무 염치없고 미안해서 휴가 마지막 날 콩물국수를 만들었다. 어제부터 불려 논 콩을 삶아 믹서기에 갈고 국수 삶아서 상을 차리기까지 한 시간이면 되던데, 지금껏 겁내고 게으름 부린게 어이 없었다. 자~ 사진으로 인증 샷! ^^
아니~ 왜 이렇게 사진이 시커멓게 나온 거야?
위에 얹은 고명은 냉장고에 있던 청홍고추와 상추, 그리고 날마다 먹어대는 복숭아~ ^^
![](http://image.aladin.co.kr/Community/mypaper/pimg_714960143385853.jpg)
처음으로 엄마가 100% 제조한 콩물국수를 먹어대며 주절거리던 우리 삼남매의 대화, ^^
셋이서 신나게 주고받은 얘기를 엄마 마음대로 편집했다. 국수를 먹어가며 엄마를 놀려먹느라 아주 신이났다. 신이 났어~ ㅋㅋㅋ
"알라딘에서는 우리가 잘 먹고 사는 줄 알거야. 정말 착각이지!"
"어머~ 순오기님, 이런 것도 할 줄 아세요? 도대체 순오기님이 못하는 건 뭐예요? "
"나도 이 다음에 순오기님처럼 살고 싶어요. 책도 많이 읽고 음식도 잘 만들고..."
"어머 어머~ 나 오늘 콩국수 먹고 싶었는데 어떻게 아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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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씹어대도 순오기는 꿋꿋하게 하고 싶은 거 다 하면서 잘 살아요~~~ㅎㅎㅎ
오늘 만든 콩물국수 레시피에요.^^
1. 콩을 충분히 불린다. (전날 담가 놓으면 100% 확실함)
![](http://image.aladin.co.kr/Community/mypaper/pimg_714960143385854.jpg)
2. 불린 콩을 소금 약간 넣고 삶는다. 오래 삶으면 메주콩 냄새가 날 수 있으니 포르르 끓으면 뚜껑을 열고 저어주면서 조금 두었다가 바로 끈다. 콩을 먹어봐서 선내가 안나고 고소하게 씹히면 된다. (사실 요게 겁나서 안했는데 별거 아니더라~~ 콩 씹어보니까 고소함이 막 느껴지더라는.^^)
삶은 콩을 바로 건져 찬물에 식힌다. 식힌 물을 버리지 말고 콩을 갈때 다시 쓴다.
![](http://image.aladin.co.kr/Community/mypaper/pimg_714960143385855.jpg)
3. 믹서기에 넣고 간다. 콩을 많이 넣으면 걸죽해서 갈리지 않으니까 콩과 물을 반반 정도로~ 사진은 물이 적고 콩이 너무 많다. 믹서기에 콩을 절반 넣고 나머지를 물로 채우면 될 듯... 이때 식히는 과정에 쓴 물을 넣으면 된다. 콩껍질도 골라낼 필요없다. 콩껍질이 영양덩어리라는 건 검증되었으니까~
![](http://image.aladin.co.kr/Community/mypaper/pimg_714960143385856.jpg)
4. 내가 갈은 콩물은 물을 많이 넣지 않아 걸죽했다. 조금 더 곱게 갈았으면 좋겠는데 우리 믹서기는 더 곱게 되지는 않았다.
![](http://image.aladin.co.kr/Community/mypaper/pimg_714960143385858.jpg)
5. 삶은 콩물을 버리지 말고 갈아 놓은 콩물과 농도를 맞춰가며 섞는다. 삶은 콩물이 제일 고소하고 영양도 많다.
![](http://image.aladin.co.kr/Community/mypaper/pimg_714960143385857.jpg)
6. 소금으로 간도 맞추고 농도를 맞췄으면, 냉장고에 넣어두고 국수를 삶는다. 국수는 물이 끓을 때 고루 펴서 넣고 가끔 저어 준다. 국수를 넣고 끓어 오를 때 반컵의 물을 보충하고 끓이기를 두번 정도 하면 적당하다. 너무 불어터지거나 설익지 않은 국수 끓이는 비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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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알맞게 삶아졌으면 바로 찬물에 식힌다. 식힌 찬물에서 헹구어 적당량의 사리로 만들어 놓는다.
![](http://image.aladin.co.kr/Community/mypaper/pimg_714960143385860.jpg)
우리 아들은 국수를 좋아해서 두 덩어리가 기본이다.^^ 야채가 없어 처음에는 복숭아와 콩가루만 고명으로 올렸는데, 냉장고에 있는 상추와 고추가 생각나서 처음에 올린 사진이 나온거에요. ^^
![](http://image.aladin.co.kr/Community/mypaper/pimg_714960143385861.jpg)
사랑하는 알라디너 여러분, 한 그릇씩 드시와요~~ 타고난 미식가 아들이 고소하고 맛있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