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아씨들 (영화 공식 원작 소설·오리지널 커버)
루이자 메이 올콧 지음, 강미경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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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오래 걸렸네. 집중력이 계속 떨어짐. 중간중간 다른 책 읽다가 또 읽고. 이유가 뭘까? 좀 세련되긴 했지만 역시 계몽 소설 같은 느낌 때문인 듯. 1868년에 초판이 나왔으니 150년이 지난 소설인데. 그 무렵 미국 여성들은 참정권도 없었고 직업을 가지는데도 많은 제약이 있었던 때였다.

시대적 배경을 감안했을 때 마치네의 네 자매는 남자에게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의 삶을 개척하고자 하는 새로운 여성 인물들이라고 볼 수 있다. 어느 정도 내용을 알고 있는 1부보다는 자매들이 어른이 되어 사랑도 하고 가정도 이루며 각자의 길을 열어가는 2부가 더 재미있었다. 개성있는 네 자매가 다 매력있지만 가장 예뻤던 건 메그의 딸 데이지였다.

통통하고 뽀얀 데이지가 해가 나도 비가 와도 창을 내다보며 ˝날찌 쪼타 날찌 조타˝하고 돌아다니는 모습을 상상하는 게 좋았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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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도서관은 일요일에 쉬는구나. 한국 도서관은 이용자들의 편의를 위해 월요일에 위는데. 가족과 함께해야 할 일요일을 반납하신 사서님들 감사합니다.


삶의 활기를 도서관에서 얻는 이가 있는가 하면, 도서관에서 삶을 마무리한 이도 있다. 1993년의 어느 날,
매기 펠프스라는 70대 이용자가 팜 스프링스 공공도서관을 방문했다. 그는 그곳의 관장에게 자신을 소개하며물었다. "삶의 많은 시간을 보낸 이 도서관은 제가 속한유일한 성소입니다. 불치병에 걸려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제 장례식을 도서관이 열어줄 수 있을까요?"
관장은 기꺼이 그러겠노라고 대답했다. 그로부터며칠 후 그는 어르신이 있는 호스피스 병동을 방문했다.
매기 할머니는 관장에게 자신의 물건을 전달했다. 가장먼저 건넨 것은 도서관 회원증이었다. 얼마 후 도서관은매기 할머니의 장례식을 진행했다. 관장은 추도사에서이렇게 말했다. "매기 할머님을 기리고자 1979년 개관이래 처음으로 도서관이 일요일에 문을 연 걸 아신다면,
그가 무척 기뻐하실 것 같습니다."
"도서관에서 삶을 마감한 매기 할머니는 도서관이 있어서 외롭지 않았으리라. 나도 언젠가 노인이 되겠지만 늙는 게 두렵지 않다. 나에게도 도서관이 있으니까. - P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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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2-12-27 10: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사서님들께 항상 감사한 마음 지니고 살고 있는 일인입니다! 호우님의 글에 얹어서 감사의 인사를 또 한 번! ^^

호우 2022-12-27 15:37   좋아요 0 | URL
얄라님 댓글 감사합니다. 따뜻한 하루 보내세요^^

레삭매냐 2022-12-27 14: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맨 마지막 문장이 명문이네요.

나는 늙는 게 두렵지 않다.
나에게는 도서관이 있으니까.

책쟁이들의 신조가 되겠습니다.

호우 2022-12-27 15:39   좋아요 1 | URL
매일 도서관으로 출근하는 멋진 할머니가 되고 싶습니다. 레삭매냐님 편안한 하루 보내세요^^
 

"도서관은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기둥이다." 작가토니 모리슨이 뉴욕 버그 흑인 자료 도서관 90주년 기념행사에서 한 말이다. 도서관 민주주의에서 저자 현진권은 도서관이 생각의 실험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공간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면서 민주 제도의 정착을 위해선 개인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하고,
민주 제도의 발전에 정보와 지식을 제공하는 도서관의발전이 필수 전제 조건이라고 강조한다.

도서관을 지탱하는 기둥은 이용자다. 도서관, 책,
말, 생각을 지지하고 후원하는 공동체다. 미국 도서관에서는 이용자를 ‘유저‘(user)가 아니라 후원자라는 뜻의 ‘패트런‘(patron)이라고 부른다. 이 용어가 시대에 뒤떨어진다며 ‘회원‘(member)이나 ‘고객‘(customer)으로 대체하자는 도서관계의 제안과 논의도 있었다. ‘회원‘과 ‘고객‘은 배타성과 상업성의 뉘앙스가 풍기는 단어 같아서 썩맘에 들지 않는다. ‘이용자‘를 ‘후원자‘라고 부르는 도서관 관행이 전통으로 남았으면 좋겠다. - P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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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곡 2022-12-27 11: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도서관이 민주주의의 기둥이라는 말 정말 명언입니다! 밑줄 쫘악~~
 


다른 건 몰라도 책만큼은 버리기가 힘들다는 사람들이 있다. 나도 그렇다. 도서관에서 한때는 책 버리기의 달인이었는데도 말이다. 가끔씩 카오스가 된 책장을보면 ‘이러려고 사서가 됐나‘ 하는 자괴감과 장서폐기의괴로움을 동시에 느낀다. 그럴 때마다 되새긴다. 장서폐기는 ‘무엇을 버릴지‘가 아니라 ‘무엇을 간직할지‘ 정하는 것이다. 그러니 버릴 책의 목록을 정하기 전에 곁에 두고 싶은 책의 목록부터 쓰면 될 일이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소로우의 강에서 "참으로 훌륭한 책부터읽어라. 그렇지 않으면 그것들을 읽을 기회를 영영 놓치게 될지 모른다"고 말했다. 그렇다. 도서관에서든 개인서재에서든 장서 폐기를 해야 하는 이유는 더 좋은 책의자리를 위해서다. 나는 지금 더 마음이 가고 한 번이라도 책머리를 쓰다듬었던 책들을 추리려 애쓰는 중이다.

지금 장서의 괴로움을 느낀다면 장서폐기를 해보시길. 꽃을 심기 전에 잡초를 먼저 뽑고 심을 자리를 마련하듯 말이다. 크든 작든 당신의 도서관을 가꾸는 사서는 바로 당신이다. 이 말은 사실 나에게 하는 말이다. - P48

모두가 성공할 수는 없다. 하지만 모두가 성장할 수는 있다. 성공한 사람은 못 돼도 성숙한 사람은 될 수 있고, 치열하게 살지 않아도 재미있게 살 수 있다. 그래서 나는 도서관에 간다.
- P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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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부 매뉴얼
루시아 벌린 지음, 공진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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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개인적 체험이 쓰는 글들 속에 많이 드러나는 작가들이 있다. 인물, 시간, 장소들을 조금씩 바꾸지만 반복되는 비슷한 사건들, 경험들을 통해 작가 자신의 삶을 유추하게 만드는 이야기들. 루시아 벌린의 단편들도 그렇다. 그러나 단순히 있었을 법한 일이라는 것만으로 이야기의 힘이 저절로 생겨나진 않는다. 그의 소설에는 삶에 대한 줄지 않는 의지가 있고 유머가 있다. 짧은 단편들임에도 결말에는 깜짝 반전이 있다. 기대감을 갖고 계속 읽고 싶어진다.

좋은 작가를 알게 되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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