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랄슨 선생님 구하기!

랄슨 선생님 구하기 ㅣ 내인생의책 책가방 문고 6
앤드루 클레먼츠 지음, 김지윤 그림, 강유하 옮김 / 내인생의책 / 2004년 1월

 오랜만에 서점에 않아 책을 읽었다. 보통 서점에 오면 쑥쑥 거리며 이 책, 저 책 보느라 진득하게 오래 않아 있지 못하는데 오늘은 서점에서 마련해 놓은 의자에 않아 내 인생의 책에서 나온 <랄슨 선생님 구하기>를 읽었다. 어린이 코너에 가서 책을 읽으려고 했는데 도저히 시끄러워 자리를 옮긴 것이다. 200페이지 안쪽이라 분량면에서도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

표지의 투박함 보다는 본문 삽화들이 더 마음에 들었다. <랄슨 선생님 구하기>는 그때 그 시절 선생님의 말투나 행동까지도 거울을 보듯 따라하는 경향이 있다. 우러러보는 경외심이 있는 그 모습에서 어느날 어린 랄슨 선생님은 정숙하고 아름다웠던 선생님을 해변에서 보게 된다. 학교에서 보던 것과 달리 밖에서 보는 선생님은.....!

어린 랄슨이 겪은 선생님의 상처는 고스란히 그가 선생님이 되어 그 시절의 기억을 이어간다. 수 많은 학년 속에서 많은 선생님들이 지나치지만 한 두명의 선생님이 기억에 남는 이유는 어릴때 부모님과 친구들 이외에 선생님이 많은 영향을 주기 때문이라는 걸 랄슨 선생님을 통해 알 수 있다.

이런 랄슨의 태도는 다른 반과 달리 수동적인 교육을 하지 않는데서 문제가 발생한다. 한 아이가 신문을 발행하며 랄슨의 태도를 꼬집어 말하는 사태가 일어나고 결국 그 신문이 교장 선생님까지 보게 된다. 이 책은 언론, 출판의 자유가 있는 미국의 수정 헌법 제 1조를 매치시켜 언론의 방향성을 가르친다.

어린이들이 보는 동화를 예전에 많이 봐왔지만 책을 통해 언론의 중립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 책이 신기하고 반갑게 느껴진다. 어린 시절 보았던 책들과 달리 삽화나 내용모두 질 좋은 책이라 지금 아이들의 수준이 내가 보던 책과는 비교도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이들에게 추의 중심에 서서 어떤 축도 기울지 않는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을 배울 수 있는 유익한 책이었다.

매혹적인 문학 스릴러, 글자가 책 밖으로 튀어나오다!

천사의 게임 2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 지음, 송병선 옮김 / 민음사 / 2009년 7월

카롤로스 루이스 사폰의 <천사의 게임>을 통해  그의 책을 먼저 읽게 되었지만 그의 이름을 들은 건 그의 전작 <바람의 그림자> 때문이었다.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릴만큼 회자되기에 나는 서둘러 그 책을 검색해 보았다. 책의 이름과 저자를 머릿속에 기억하면서도 기회가 닿는대로 그의 책을 보기를 기원하며 다이어리에 메모 해 놓았다. 마음 같아서는 서둘러 그의 책을 읽고 싶었지만 그렇게 사 놓고 책장에 꽂아둔 책이 여러권 이기에 조바심을 내며 성급하게 그의 책을 읽고 싶지 않았다. 그런 나의 마음의 전해 졌을까? 우연찮게 그의 신작인 <천사의 게임>으로 먼저 그를 만났다.

바로셀로나에서 태어난 사폰은 그가 태어난 도시인 바로셀로나를 '저주 받은 사람들의 도시'로 탈바꿈시켜 좋았다. 몇 년전 여행할 때 길게는 아니지만 스페인에 다녀온 적이 있었다. 총 4일을 묵었는데 스페인의 수도인 마드리스에서 이틀, 바로셀로나에서 이틀을 보냈다. 이틀이었지만 바로셀로나의 풍경과 도시의 느낌, 그리고 바로셀로나 하면 절때 빠질 수 없는 한 사람 가우디. 그의 건축물을 보면서 감탄했던 일까지 버스를 타거나 빠른 걸음으로 다가갔던 일들이 떠오를만큼 <천사의 게임>은 초반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책을 넘기자마자 영상이 훅-하고 떠오를만큼 자세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벨벳 느낌이 난다. 영국의 도시 런던을 표현 하는 것 만큼이나 비밀스럽고 안개가 낀 것처럼 자욱한 느낌에 절로 우리의 주인공인 다비드 마르틴이 있는 바로셀로나 중심가에 마주서서 그를 바라보는 느낌이었다. 얼마전 보았던 영화 해리포터를 보면서 영국의 영상미가 눈앞에 그려지는 것처럼 다가온 그 느낌이 <천사의 게임> 속에도 존재하고 있었다. 사람의 혼을 쏙 빼어놓는 영상이 글을 통해 머리속에 생성되는 느낌의 책은 그리 많지 않다. 그런데 이 책은 상상하지 않으려 해도 저절로 떠올라 이야기와 함께 드라마로 재연되고 있었다. 

톱니바퀴가 맞물려지듯 이야기가 흘러갈수록 깊은 늪에 빠져 들어가는 착각을 느낄만큼 점점 더 카롤로스 루이스 사폰의 <천사의게임>이 무섭게 다가왔다. 역자 후기를 보면서 <바람의 그림자>가 1부 였으며 <천사의 게임>이 4부작 중에 2부에 해당하는 책인지 알게 되었다. 4개의 이야기가 이어지지 않지만 등장인물과 잊혀진 묘지로만 4부작의 이야기가 이어진다고 한다. 공통의 고리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의 색깔로 그려나갈 그의 이야기가가  더욱더 궁금해진다. 

로맨스와 미스테리가 혼합된 이 흥미진진한 소설에 눈을 뗄 수가 없어 급히 해야 할 일도 미루고 이 책을 겁도 없이 읽어버렸다. 요즘 들어 우리나라의 문학 뿐만 아니라 외국 문학을 많이 접하고 있지만 이 작품만은 큰 스크린에서 볼 수 있었으면 하고 바랄 정도로 근사하고 매력적인 작품이니 급한 일이 머릿속에 들어올 찰나의 시간도 없었으리라.

매혹적인 문학 스릴러, 글자가 책 밖으로 튀어나오다!

천사의 게임 1 ㅣ 잊힌 책들의 묘지 4부작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 지음, 송병선 옮김 / 민음사 / 2009년 7월

 카롤로스 루이스 사폰의 <천사의 게임>을 통해  그의 책을 먼저 읽게 되었지만 그의 이름을 들은 건 그의 전작 <바람의 그림자> 때문이었다.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릴만큼 회자되기에 나는 서둘러 그 책을 검색해 보았다. 책의 이름과 저자를 머릿속에 기억하면서도 기회가 닿는대로 그의 책을 보기를 기원하며 다이어리에 메모 해 놓았다. 마음 같아서는 서둘러 그의 책을 읽고 싶었지만 그렇게 사 놓고 책장에 꽂아둔 책이 여러권 이기에 조바심을 내며 성급하게 그의 책을 읽고 싶지 않았다. 그런 나의 마음의 전해 졌을까? 우연찮게 그의 신작인 <천사의 게임>으로 먼저 그를 만났다.

바로셀로나에서 태어난 사폰은 그가 태어난 도시인 바로셀로나를 '저주 받은 사람들의 도시'로 탈바꿈시켜 좋았다. 몇 년전 여행할 때 길게는 아니지만 스페인에 다녀온 적이 있었다. 총 4일을 묵었는데 스페인의 수도인 마드리스에서 이틀, 바로셀로나에서 이틀을 보냈다. 이틀이었지만 바로셀로나의 풍경과 도시의 느낌, 그리고 바로셀로나 하면 절때 빠질 수 없는 한 사람 가우디. 그의 건축물을 보면서 감탄했던 일까지 버스를 타거나 빠른 걸음으로 다가갔던 일들이 떠오를만큼 <천사의 게임>은 초반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책을 넘기자마자 영상이 훅-하고 떠오를만큼 자세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벨벳 느낌이 난다. 영국의 도시 런던을 표현 하는 것 만큼이나 비밀스럽고 안개가 낀 것처럼 자욱한 느낌에 절로 우리의 주인공인 다비드 마르틴이 있는 바로셀로나 중심가에 마주서서 그를 바라보는 느낌이었다. 얼마전 보았던 영화 해리포터를 보면서 영국의 영상미가 눈앞에 그려지는 것처럼 다가온 그 느낌이 <천사의 게임> 속에도 존재하고 있었다. 사람의 혼을 쏙 빼어놓는 영상이 글을 통해 머리속에 생성되는 느낌의 책은 그리 많지 않다. 그런데 이 책은 상상하지 않으려 해도 저절로 떠올라 이야기와 함께 드라마로 재연되고 있었다. 

톱니바퀴가 맞물려지듯 이야기가 흘러갈수록 깊은 늪에 빠져 들어가는 착각을 느낄만큼 점점 더 카롤로스 루이스 사폰의 <천사의게임>이 무섭게 다가왔다. 역자 후기를 보면서 <바람의 그림자>가 1부 였으며 <천사의 게임>이 4부작 중에 2부에 해당하는 책인지 알게 되었다. 4개의 이야기가 이어지지 않지만 등장인물과 잊혀진 묘지로만 4부작의 이야기가 이어진다고 한다. 공통의 고리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의 색깔로 그려나갈 그의 이야기가가  더욱더 궁금해진다. 

로맨스와 미스테리가 혼합된 이 흥미진진한 소설에 눈을 뗄 수가 없어 급히 해야 할 일도 미루고 이 책을 겁도 없이 읽어버렸다. 요즘 들어 우리나라의 문학 뿐만 아니라 외국 문학을 많이 접하고 있지만 이 작품만은 큰 스크린에서 볼 수 있었으면 하고 바랄 정도로 근사하고 매력적인 작품이니 급한 일이 머릿속에 들어올 찰나의 시간도 없었으리라.

내가 알고 있는 티베트, 우리가 모르고 있던 티베트.

<바로 이 몸에서, 이 생에서>를 리뷰해주세요.

바로 이 몸에서, 이 생에서 - 티베트에서 보낸 평범한 삶, 그 낯설고도 특별한 일 년
쑨수윈 지음, 이순주 옮김 / 에이지21 / 2008년 6월

 <바로 이 몸에서, 이 생에서>는 중국에서 태어나 베이징 대학을 졸업하고 영국 주요 방송국에서 다큐멘터리 감독으로 일하고 있는 저자가 티베트에서 1년을 보낸 이야기다. 영국 BBC의 의뢰를 받고 티베트에 발길을 옮긴 저자의 솔직하고 담백한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이 책을 읽기 전, 제목과 표지만 보고는 덜컥 가슴이 내려 않았다. 티베트의 종교에 관한 심오한 이야기가 담겨져 있는 것은 아닐까?, 내용이 어려우면 어떻하지? 등등의 많은 생각이 머리속에 스쳐가며 첫 페이지를 열었다.

극도의 긴장감과 달리 이 책은 에세이라는 장르 만큼이나 편안하게 다가온다. 휴우, 나지막하게 한숨을 내뱉고는 천천히 책을 읽어 나가기 시작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오래전에 보았던 브래드 피트가 나왔던 <티벳에서의 7년>이라는 영화가 생각났다. 최근에 보았던 <히말라야>의 배경과 삶까지도.

어릴 때 보았던 <티벳에서의 7년>이 티베트의 문화적인 모습이 생경하게 다가왔다면 최민식씨가 주연한 <히말라야>는 티베트의 삶을 오롯히 그 모습 그대로 다큐멘터리를 찍는 것처럼 꾸밈없이 보여준다. <바로 이 몸에서, 이 생에서>를 읽으면서 <히말라야>가 책을 덮을 때까지도 장면, 장면 떠 올랐던 이유는 영화 역시 이 책과 같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곤 했다.

낯설고도 특별한 일 년의 시간을 지내면서 취재한 그들의 이야기는 저자의 반응처럼 '놀랍거나''생경한' 모습으로 다가오지 않았다. 오히려 티베트를 배경으로 보여주는 영화나 다큐멘터리를 통해 보는 티베트의 모습을 그대로 전해 받는 것 같아 그들의 삶이, 그들의 풍습이 그들만의 행동과 방식으로 전해져 온다는 것을 확인 할 뿐이었다.

평화적인 삶을 살 것 같은 그들의 삶도 문제점이 많았다. 일부다처제인 그들의 생활방식을 통해 우리가 살고 있는 삶의 방식을 강요한다거나 우리의 가치관으로 좋다, 나쁘다라고 판단하는 것은 잘 못된 일이다. 우리가 보기에는 그들의 삶이 이해하지 못하는 문화적인 풍습이라 할지라도 그들에게는 오래전에 내려온 방식이자 그들의 삶의 대처법이다.

다양하게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은 평범한 일상을 엿보는 것처럼 삶 그대로는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글을 통해서 티베트를 보는 것 보다는 다큐멘터리나 영화를 통해 영상을 보는 것과 달리 글을 통해 그들을 보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었다. 중국 만큼이나 티베트라는 나라는 먼 나라가 아닌 가까운 나라로 다가온다. 그들의 자연속의 삶을 브라운관을 통해서 너무 많이 봐 왔던 것일까.

우리와 다른 삶을 살고, 우리의 가치관과 다른 가치 속에서 삶을 살고 있는 그들의 이야기는 늘, 새롭다. 지구상에 살아가는 모습들이 다 똑같은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고 티베트, <바로 이 몸에서, 이 생에서>는 보여준다. 뜻깊고도 재미있는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처럼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는 한 권의 책을 읽었다. 

2인조 가족을 통해 삶을 보다

<2인조 가족>을 리뷰해주세요.

2인조 가족 ㅣ 카르페디엠 17
샤일라 오흐 지음, 신홍민 옮김 / 양철북 / 2009년 6월

 요즘 들어 청소년 문학을 많이 읽고 있다. 계획을 갖고 '청소년 도서'를 읽겠다고 결심을 한 것은 아니었지만 <내가 사는 이유>(미래인, 2009)를 읽고 청소년 문학이 좋아진 것은 사실이다. 어릴 때 나이 때에 맞는 책을 읽는 것 이외에 어린이 도서나 청소년 책들은 구역이 나뉘어진 도서관에서 아르바이트를 할때 틈틈히 읽었었다. 그 후에 다시 <내가 사는 이유>가 터닝 포인트가 되면서 <2인조 가족>까지 읽게 되니 청소년 문학이 어른들을 위한 책을 읽는 것만 같다.

200페이지도 안되는 얇은 책이지만 <2인조 가족>은 유쾌하지만 즐겁지만 꿈을 꾸는 세상과 달리 현실은 녹녹치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2인조 가족>의 제목 아래 부제로, 괴짜 할아버지와 사춘기 소녀의 유쾌한 세상살이라고 쓰였지만 매일매일 유쾌한 나날만 계속 되지는 않는다.

요즘 문학들을 보면 가족 구성 체제의 많은 변화를 볼 수 있다. 싱글 데디, 싱글맘 뿐만 아니라 할아버지와 함께 사는 소녀 야나처럼 다양한 가족 구성원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2인조> 가족은 특별하다. 늘 궤변을 늘어놓지만 가슴만은 따뜻한 할아버지와 가난하지만 달콤한 꿈을 꾸는 사춘기 소녀의 아냐의 모습은 우리들이 살고 있는 개개인의 삶이 엿보인다.

이 책을 보고 있으니 다문화가정 속에 살아가고 있는 <완득이>가 문득 생각났다. 이 책과 조금 다른 맥락이지만 이 책은 <완득이>처럼 가볍지 않아서 좋았고, 가난한 삶을 찌들어 사는 할아버지와 소녀가 아닌 그들만의 세상으로, 그들만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모습은 부제에 쓰인 문구처럼 '유쾌하게' 다가온다. 두 사람이 사는 방식을 누가 뭐라 할 수 있을까.

다른 가정과 달리 아나에게 채울 수 없는 것들이 많지만 할아버지와 야나가 헤어져 따로 살아간다는 것은 두 사람에게 모두 불행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혜택이 따를지 모르지만 두 사람이 채워나갔던 온기와 정은 할아버지의 삶이 끝날때까지도, 아니 그 이후로도 오래오래 온기를 품고 살아갈 것이다.

다른 이야기이지만 길을 걷다 보면 할아버지와 손녀가 손을 걸어가는 모습이 보기 좋아 한참을 쳐다 본 적이 있는데 <2인조>를 보며 야나와 할아버지 이야기에 나의 할아버지가 생각난다. 돌아가셨지만 정신만은 오래도록 남아 있을 거라던 할아버지의 이야기에 눈물이 핑그그르 돌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