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인조 가족>을 리뷰해주세요.
2인조 가족 카르페디엠 17
샤일라 오흐 지음, 신홍민 옮김 / 양철북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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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들어 청소년 문학을 많이 읽고 있다. 계획을 갖고 '청소년 도서'를 읽겠다고 결심을 한 것은 아니었지만 <내가 사는 이유>(미래인, 2009)를 읽고 청소년 문학이 좋아진 것은 사실이다. 어릴 때 나이 때에 맞는 책을 읽는 것 이외에 어린이 도서나 청소년 책들은 구역이 나뉘어진 도서관에서 아르바이트를 할때 틈틈히 읽었었다. 그 후에 다시 <내가 사는 이유>가 터닝 포인트가 되면서 <2인조 가족>까지 읽게 되니 청소년 문학이 어른들을 위한 책을 읽는 것만 같다.

200페이지도 안되는 얇은 책이지만 <2인조 가족>은 유쾌하지만 즐겁지만 꿈을 꾸는 세상과 달리 현실은 녹녹치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2인조 가족>의 제목 아래 부제로, 괴짜 할아버지와 사춘기 소녀의 유쾌한 세상살이라고 쓰였지만 매일매일 유쾌한 나날만 계속 되지는 않는다.

요즘 문학들을 보면 가족 구성 체제의 많은 변화를 볼 수 있다. 싱글 데디, 싱글맘 뿐만 아니라 할아버지와 함께 사는 소녀 야나처럼 다양한 가족 구성원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2인조> 가족은 특별하다. 늘 궤변을 늘어놓지만 가슴만은 따뜻한 할아버지와 가난하지만 달콤한 꿈을 꾸는 사춘기 소녀의 아냐의 모습은 우리들이 살고 있는 개개인의 삶이 엿보인다.

이 책을 보고 있으니 다문화가정 속에 살아가고 있는 <완득이>가 문득 생각났다. 이 책과 조금 다른 맥락이지만 이 책은 <완득이>처럼 가볍지 않아서 좋았고, 가난한 삶을 찌들어 사는 할아버지와 소녀가 아닌 그들만의 세상으로, 그들만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모습은 부제에 쓰인 문구처럼 '유쾌하게' 다가온다. 두 사람이 사는 방식을 누가 뭐라 할 수 있을까.

다른 가정과 달리 아나에게 채울 수 없는 것들이 많지만 할아버지와 야나가 헤어져 따로 살아간다는 것은 두 사람에게 모두 불행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혜택이 따를지 모르지만 두 사람이 채워나갔던 온기와 정은 할아버지의 삶이 끝날때까지도, 아니 그 이후로도 오래오래 온기를 품고 살아갈 것이다.

다른 이야기이지만 길을 걷다 보면 할아버지와 손녀가 손을 걸어가는 모습이 보기 좋아 한참을 쳐다 본 적이 있는데 <2인조>를 보며 야나와 할아버지 이야기에 나의 할아버지가 생각난다. 돌아가셨지만 정신만은 오래도록 남아 있을 거라던 할아버지의 이야기에 눈물이 핑그그르 돌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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