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델라이언 데드맨 시리즈
가와이 간지 지음, 신유희 옮김 / 작가정신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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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와이 간지의 <가부라기 특수반 시리즈> 세 번째 책은 단델라이언이다. 데드맨, 드래곤플라이에 이어 단델라이언도 읽게 되었다(2권부터 읽었기에 드래곤플라이, 데드맨, 단델라이언순으로 읽었지만.).

 

폐목장의 사일로에서 시신이 발견되었다. 공중에 매달려 죽어 있는, 그래서 하늘을 날고 있는 소녀처럼 보이는 한 젊은 여성의 시신. 생전 모습 그대로 미라처럼 되어 버린, 16년 전에 실종되었던 어느 대학생의 시신이 말이다. 사일로는 안에서 걸쇠가 잠겨 있고, 사람이 출입할 공간은 없다. 일종의 밀실살인인 셈. 이에 애브덕션 추론법으로 사건을 재구성하곤 하는 가부라기는 공중에 날고 있는 여인을 밖에서 쇠파이프로 공격하여 살인한 것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고 여긴다. 과연 16년전 이 사일로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졌던 걸까?

 

그런데, 이 사건을 공안부에서 가로채간다. 폭력적 좌익 세력을 조사하는 공안부서에서 이 사건을 맡는다는 건 여대생의 살인사건 뒤에 폭력적 좌익 세력이 있다는 걸까? 사일로에서 시신이 발견된 지 얼마 후 이번엔 호텔 옥상에서 국회의원의 비서가 살해된다. 사건이 벌어지기 직전 호텔 옥상에서 피해자가 직접 누군가 자신을 죽이려 한다고 신고한 이후 즉시 경찰들이 출동하여 호텔을 폐쇄함으로 범인이 빠져 나갈 공간이 없는데, 옥상엔 아무도 없다. 범인이 날아 도망치지 않는 한 말이다. 역시 이번에도 개방형 밀실 살인사건이다. 그리고 이 사건 역시 공안이 가로챈다. 과연 이 사건들 배후엔 어떤 세력이 도사리고 있는 걸까? 가부라기 수사팀은 이번에도 수수께끼와 같은 이 사건을 해결할 수 있을까?

 

이 두 사건을 역시 이번에도 애브덕션 추론법으로 접근한다. 이해되지 않는 상황 A. 그 상황을 설명하기 위한 가설 B. 두 사건 모두 날 수 있다는 가설을 세우면 상황이 설명된다. 그럼 정말 날 수 있는 사람이 있는 걸까? 사일로의 희생자인 여성은 평소 <하늘을 나는 소녀>란 책을 사랑했고, 자신 역시 날 수 있다는 말을 했다는 데 말이다. 정말 그런 걸까?

 

이번 이야기는 전편 두 권에 비해 범인이 누구인지가 상당히 오랫동안 드러나지 않는다. 이 점이 1,2권과의 차이다. 반면, 희생자의 신분은 즉각 드러난다. 그런데, 정말 희생자의 신분이 제대로 밝혀진 걸까? 여기에 반전이 감춰져 있다. 그리고 이 반전은 한 번 더 꼬아진다.

 

단델라이언은 소설 처음부터 시작되는 모든 상황들 하나하나가 사건과 결합을 이룬다. 이런 점에서 작가의 이번 작품은 미스터리 소설로 더욱 탄탄해졌다는 느낌을 갖게 한다. 특히, 1권부터 이야기되던 히메노의 아버지의 죽음이 3권에 이르러 비로소 그 비밀ㄹ이 밝혀진다. 개인적으로는 <가부라기 특수반 시리즈> 3권 가운데 가장 추리적으로 짜임새가 있다는 느낌이다. 쌍둥이 부분은 작가가 나름 개연성을 설명하고 있긴 하지만, 조금은 갸우뚱하게도 되지만 말이다.

 

소설의 모든 사건 배후에는 신좌익 사상이 깔려 있다. 신좌익에서 소비자 운동, 환경보호운동, 에콜로지 운동 등으로 노선을 변경한 사회운동이 말이다. 특히, 폭력적 성향을 가진 신좌익에 근거한 환경보호운동이 사건의 배후세력이다. 이를 통해, 작가는 우리에게 이런 질문을 던져준다. 녹색사상은 지구를 살려낼 건강하고 아주 중요한 사상이다. 하지만, 그럴지라도 그 방법론에 있어 과격한 폭력을 담지한 녹색운동은 위험하며 가짜일 수 있다는 질문을 말이다. 아울러 자신의 권력을 위해 이용하는 녹색사상은 더욱 그러하다고 말이다.

 

단델라이언<가부라기 특수반 시리즈>의 완결판이라고 한다. 그러니, 이 시리즈는 이제 끝인가 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가부라기 특수반 시리즈>가 계속해서 이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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