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다리 너 형사 - 제21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수상작(저학년) 신나는 책읽기 47
장수민 지음, 정가애 그림 / 창비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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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민 작가의 헛다리 너형사는 제21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원고 공모전 저학년 부문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작품입니다.

 

동화의 배경은 모모 시입니다. 동물들이 살고 있는 곳이죠. 이곳 모모 시에 살고 있는 동물들은 모두 옷을 입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모두 멋진 털을 갖고 있기 때문이죠. 그리고 그런 멋진 털을 자랑하는 털 자랑 대회가 열리고요.

 

그런데, 바로 이 털 자랑 대회때문에 사건이 벌어집니다. 붉은 여우 미오가 가지고 있는 전설의 여우 빗을 도둑맞았기 때문입니다. 과연 이 빗을 훔쳐간 범인은 누구일까요?

  

  

이 사건을 해결해야 할 사람은 바로 헛다리 너형사입니다. ‘헛다리라는 별명에서 알 수 있듯이 너형사는 큰 사건에서 헛다리를 단단히 짚는 바람에 헛다리라는 별명이 붙었답니다. 너형사는 바로 그 일을 만회하기 위해선 이번 사건을 잘 해결해야만 하는데, 과연 헛다리너형사가 잘 할 수 있을까요?

 

헛다리라는 설정이 재미납니다. 처음부터 멋지고 전능한 능력을 가진 탐정이 등장하는 것도 물론 재미날 수 있지만, 이처럼 헛다리나 짚던 무능한(?) 형사가 멋지게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것이야말로 아이들에게는 흥분되는 일일 겁니다. 왜냐하면 동화를 읽으며, 주인공과 동일시를 하게 될 아이들에게 헛다리 형사의 성장은 곧 아이들의 성장으로 다가올 테니 말입니다.

 

그런데, 정말 헛다리 너형사가 사건을 해결하긴 할까요? 궁금하면 동화 속으로 들어가 보세요.

  

  

저학년 동화이니만큼 엄청난 트릭이나 추리실력이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그런 엄청난 기술이 등장하면 어린이 독자들에게 오히려 외면당할 수 있겠죠. 그렇기에 저학년 아이들에 적당할 그런 추리의 전개가 펼쳐집니다. 그렇다고 해서 엉성한 추리가 전개되는 것도 아닙니다. 사건은 짜임새 있게 맞물려 진행됩니다. 물론, 끝까지 범인이 누구일지 궁금함을 품게 만들고요. 게다가 딸기라는 결정적 단서가 등장하는 것도 재미납니다. 딸기는 사실 헛다리라는 별명을 만들게 했던 사건, 너형사에게 완전 물 먹인 사건과도 연관이 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동화의 전개는 짜임새 있게 서로 맞물려 있음이 저학년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추리동화이면서도 허술하지 않다는 느낌을 갖게 합니다.

 

또한 모모 시의 동물들이 틀에 박힌 기준으로 털의 멋짐을 생각하기보다는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각자의 상황에 맞는 털이야말로 진정으로 멋진 것임을 말해주는 것 역시 동화의 재미 안에 잘 녹아 있는 메시지라 여겨지네요.

 

너구리 형사이기에 너 형사로 불리지만, 동화를 읽는 어린이 모두가 바로 형사가 될 수도 있다는 의미의 너 형사이기도 하다고 합니다. 동화를 읽고 어린이 모두 멋진 탐정이 되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물론, 처음엔 헛다리단단히 짚을 수도 있지만 말입니다.

 

실패함에도 이를 뛰어넘는 성장함이야말로 동화가 품고 있는 가장 큰 가치일 테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동화가 품고 있는 성장은 참 멋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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