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크무늬 무당벌레 - 14와 3/3 이야기 신나는 새싹 46
옌스 라스무스 지음, 이기숙 옮김 / 씨드북(주) / 2017년 2월
평점 :
절판


오스트리아 청소년 문학상 수상작품인 체크무늬 무당벌레란 재미난 제목의 이 책은 우화집입니다. 도합17편의 짧은 우화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숲속 동물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우화들 17. 그런데, 이 책엔 143/3 이야기란 독특한 부제가 붙어 있습니다. 17편인데, 143/3이란 독특한 숫자를 사용하는 이유는 14개의 개별적 이야기들과 중간 중간 따로 나오는 이야기이지만 서로 이어지고 있는 정글1,2,3 이야기를 하나로 생각하여 3/3이란 요상한 숫자를 사용하고 있는 것 같네요.

 

우화이기에 의인화된 동물들의 모습을 통해 결국 오늘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게 됩니다. 17개의 이야기들 가운데 특별히 더 기억에 남는 몇 가지 이야기가 있습니다. 아무래도 첫 번째 이야기가 머릿속에 깊이 각인 되었답니다. 병이 난 토끼란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에서 토끼보다는 여우의 행동을 주목하게 됩니다. 지독한 감기에 걸린 토끼는 감기 탓에 냄새를 맡지 못하고 눈물이 흘러 앞도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집을 찾아갔는데, 엉뚱하게도 여우 굴에 들어갔답니다. 그리곤 쉬기 위해 침대에 누웠는데, 바로 여우의 침대였죠. 이때, 마침 여우가 깜짝 놀라 일어났다가 자기 곁에 토끼가 잠들어 있는 모습을 보곤 생각합니다. 이건 꿈이라고 말입니다. 자신은 이런 말도 되지 않는 일에 속을 만큼 바보가 아니라는 거죠. 그리곤 토끼가 먼저 잠에서 깨어 깜짝 놀라 도망쳤고요. 여우가 얼마 후 깨어 보니 혼자 자고 있는 모습에 역시 꿈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감기에 걸리고 말았답니다.

 

똑똑한 여우, 자신의 꾀에 자신이 속았답니다. 어쩜 우리 역시 이럴 때가 많죠. 괜히 머리 쓰다 당하게 되는 경우를 말입니다. 있는 그대로 보고 받아들이면 되는데, 괜히 머리 쓴다고 한번 꼬아 생각하다 망하는 경우 말입니다. 또한 이런 생각도 해보게 되네요. 자신에게 찾아온 행운을 어찌 나에게 이런 행운이 찾아오겠어.’하는 심정으로 행운인줄도 모르는 어리석음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말입니다. 그런데, 또 한편으로는 토끼의 입장에서는 이렇게 똑똑한(?) 여우를 만난 게 천만다행이네요. 우리 역시 혹여 토끼처럼 엄청난 실수를 하더라도 이런 행운을 만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이런 식의 짧은 우화들을 보며, 때론 동물들 속에서 내 모습을 찾아보기도 하고, 때론 어리석은 모습을 보며 반성해보기도 합니다. 물론, 경계로 삼고 다짐도 하게 되고요. 때론 영리한 동물들의 모습을 통해 무엇이 진짜 지혜, 진짜 행복인지도 깨닫게 되기도 하고요. 17편의 짧은 우화, 얇은 책이지만, 그 유익함, 메시지의 크기만은 결코 작지 않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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