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은 무섭지 않아 - 제2회 한낙원과학소설상 수상작 사계절 아동문고 92
고호관 외 지음, 조승연 그림 / 사계절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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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출판사에서 금번 출간된 하늘은 무섭지 않아는 제2회 한낙원과학소설상 공모 수상작과 우수 응모작을 함께 엮은 작품집이다. 올해(2016) 3회 공모까지 진행되었는데, 작년 제2회에서 진행된 작품들이 금번 엮여 출간된 것이다. 한낙원과학소설상은 월간 어린이와 문학을 통해 공모, 시상되고 있다고 한다(‘한낙원과학소설상은 한국 과학소설의 선구자 한낙원(韓樂源, 1924~2007) 선생의 빛나는 업적과 문학정신을 기리고 어린이 청소년 과학소설 창작을 지원하기 위해 제정된 문학상이라고 한다.).

 

공모 상 이름이 한낙원과학소설상인만큼 너무나 당연하게도 모두 과학소설(SF)이다. 수상작인 고호관 작가의 하늘은 무섭지 않아와 응모작 가운데 우수 응모작 4편이 함께 실려 있다.

 

심사위원의 작품해설에서도 이야기하고 있듯 모든 공모전에서는 심사위원이 누구냐에 따라, 그리고 심사위원이 어떤 기준을 가지고 평가하느냐에 따라 주관적 평가가 될 수밖에 없다. 한마디로 심사위원과 응모작품 간의 궁합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그러니, 비록 수상작이 아니라 하더라도 우수 응모작을 함께 모아 작품집으로 엮고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 멋스럽다. 혹시 심사위원과의 궁합이 맞지 않을 뿐 좋은 작품이 사장되는 것을 걱정하는 배려라 느껴진다. 대부분의 공모전에선 뽑힌 작품 외엔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다는 것을 생각할 때, 이렇게 제1, 2회 모두 우수 응모작을 함께 작품집에 싣고 있음이 좋게 느껴진다.

 

심사위원의 평가 역시 주관적이듯 독자입장에서의 평가 역시 주관적일 수밖에 없을 게다. 개인적으로 평가할 때(평가할 수준은 아니지만) 문학적 수준은 임태운 작가의 로봇 짝꿍이 제일 우수하다고 여겨진다. 게다가 그 안에 담겨진 메시지 역시 왕따 문제라는 다소 진부한 주제임에도 결코 진부하게 느껴지지 않도록 잘 풀어내고 있음을 생각할 때, 더욱 그러하다. 물론, 이야기의 진행이 조금은 뻔하지만, 그런 뻔함도 단점으로 느껴지지 않음은 그 뻔함 안에 자리하고 있는 왕따 로봇이란 존재다. 왕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왕따 로봇을 만들어 각 학교에 비밀리에 배치함으로 마치 학생인양 왕따의 표적이 되고, 그럼으로 다른 학생들은 왕따의 표적에서 벗어나게 해준다는 접근이라니. 게다가 이런 발상(왕따 문제를 로봇에게 전이함)을 뛰어넘어 그런 로봇의 로봇권 마저 생각하게 한다는 점에서 그 잔상이 깊게 남는다.

 

물론 수상작인 하늘이 무섭지 않아역시 그 내용의 뒤끝이 진하게 남는다. 과학의 발달로 인한 달 시민들과 지구 시민간의 전쟁. 그리고 전쟁에서 패한 달 시민들의 끔찍한, 그리고 은폐된 죽음. 달을 향한 맹목적인 미움과 저주의 감정을 심어준 정부. 여기에 우주 공간으로의 확장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로켓 기술에 대해 금기시하는 분위기. 이러한 정부의 노력과 차단에도 불구하고 우주를 향한 꿈은 결코 억누를 수 없음을 이야기하는 내용이다. 어쩌면 권력이 진실을 감추려는 건 결국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어리석은 일이라는 것까지 생각하게 하는 그런 내용 등이 인상 깊다.

 

무엇보다 이 책 하늘은 무섭지 않아를 통해 과학소설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독자들에게 심어준다는 것이야말로 이 책이 갖는 가장 큰 힘이라 여겨진다. 올해 진행되어 이미 수상작이 발표된 제3회 한낙원과학소설상 공모 수상작과 우수 응모작 작품집도 기대해 본다. 물론, 이런 좋은 책이 있음을 알았으니, 1회 작품집인 안녕, 베타역시 찾아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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