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지켜라 - 생각하는 십대를 위한 환경 교과서 꿈결 생태 환경 시리즈
이철재 지음 / 꿈결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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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보존 문제는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다. 그럼에도 많은 분들은 환경보존의 문제는 지금 당장의 문제가 아니라고 인식하는 것 같다. 지금 당장 삶의 현장에서 보다 더 직접적으로 다가오는 수많은 문제들이 산재하기 때문일 것이다. 여기에 더하여 환경보존의 문제는 나의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도 없지 않은 것 같다. 그건 의식 있는(또는 할 일 없는-실제 환경보존과 반하는 목소리를 내는 분들이 이런 말을 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은 것 같다.) 누군가나 하는 것이고, 난 나만의 문제가 더 중요하다는 생각 말이다.

 

하지만, 환경보존의 문제 역시 눈앞의 문제일뿐더러 타인의 문제가 아닌 바로 나의 문제다. 우린 어느 누구도 지구라는 환경을 벗어나 살 수 없을뿐더러, 이미 지구는 심각한 수준의 병을 앓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당장 고치지 않는다면, 나중엔 우리가 모두 정신을 차린다 할지라도 이미 늦을 수도 있다.

 

금번 꿈결 출판사에서 발간된 『지구를 지켜라』라는 제목의 이 책은 그런 측면에서 환경에 대한 경각심과 환경보존의 중요성을 깨닫게 해주는 너무나도 소중하고 귀한 책이다. 책에는 이런 부제가 달려 있다. 「생각하는 십대를 위한 환경 교과서」.

 

먼저, ‘교과서’란 단어가 눈에 띤다. ‘교과서’란 어떤 과목을 공부함에 있어 주교재를 말한다. 그러니 가장 중요한 교재라는 말이다. 와~ 이렇게 무게가 느껴지는 단어를 쓰다니. 그런데, 충분히 이런 단어를 써도 좋을 만큼 내용이 좋다. 도합 12단원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각기 환경문제에 있어 생각하고 토의할만한 주제들은 모두 망라하고 있다.

 

새나 수달과 같은 야생 동물을 지켜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심각한 환경문제를 유발하고 있는 장묘 문화의 문제점과 대안은 무엇인지. 맹그로브라는 나무가 쓰나미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자연성 회복을 위해 하굿둑 개방과 역간척이 얼마나 필요한지. 시화호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무엇인지. 빗물의 이용. 미디어가 환경에 어떤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으며, 발휘해야 하는지. 황사를 막을 수 있는 노력은 무엇인지. 방사능 피폭 등. 다양한 주제들을 이야기해주고 있다.

 

환경에 대해 관심이 있는 청소년들(청년이나 장년도 좋겠다.)이 이 책을 가지고 스터디를 하며, 함게 토론하고, 각각의 주제에서 더욱 발전시켜 발제를 하며 함께 나눈다면 딱 좋을 교재라는 생각도 든다. ‘생각하는 십대를 위한’ 환경 교과서라 말하고 있지만, 생각하는 청년, 생각하는 장년, 생각하는 노년 모두 읽고 생각하고, 실천으로 나아갈 수 있게 돕는 좋은 책이다.

 

누군가는 말한다. 낙지, 맹꽁이, 도롱뇽 그것들이 사람보다 더 소중하냐고. 물론, 생명의 무게를 어느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지만, 나 역시 사람의 생명만큼 소중하고 귀한 것은 없다고 여겨진다. 하지만, 우리가 도롱뇽이 사람의 생명보다 더 소중해서 그들을 지켜내야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오히려 사람의 생명이 소중하고 귀하기에 갯벌을 보존하여 낙지를 살려내고, 습지를 지켜냄으로 맹꽁이, 도롱뇽 등이 살아갈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우리의 생명을 보존하기 위해서라도 그들 동식물들을 지켜내야 하는 것이다.

 

책 속에 나오는 많은 이야기들이 다 소중하고 인상 깊었지만, 그 가운데 해달에 대한 이야기가 참 인상 깊었다. 캘리포니아의 한 어촌 마을 앞바다는 고가의 해산물이 많은 황금 어장으로 불렸다고 한다. 그런데, 이곳엔 물고기가 많은 만큼 해달이 무리 지어 살고 있어, 어부들의 입장에서 비싼 해산물을 먹어 치우는 해달이 골칫거리였다고 한다. 그래서 수백 마리의 해달을 사냥했다. 이렇게 해달들을 없앰으로 더 많은 해산물을 잡을 것이라 예상하고 말이다. 하지만, 해달이 사라지고 난지 단 3년 만에 어장은 황폐해졌다고 한다. 그건 해달이 성게를 주로 먹는데, 해달이 없어지자, 성게들이 급속도로 번식하게 되고, 그로 인해 성게가 먹는 해초가 사라지고, 해초가 사라지니 물고기가 산란할 장소도 사라졌다. 결국 바다는 아무것도 살 수 없는 바다가 되어 버린 것이다.

 

환경보존의 중요성을 깨닫지 못하는 사람들의 논리대로 ‘해달이 밥 먹여 주냐?’라고 물을 수 있는데, 알고 보니, 해달이 밥 먹여 줬던 것이다. 해달을 지켜내는 것이 결국 우리 사람의 생명을 지켜내는 것이고, 해달을 살 수 있게 해주는 것이 결국 사람이 잘 살게 되는 것이라는 말이다. 바닷가의 해달 뿐 아니라, 육지의 수달 역시 이처럼 생태계를 유지함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핵심종’이라고 한다. 사람 살기도 퍽퍽한 때인데, 무슨 수달에 신경 쓰냐고 말한다면, 우리네 삶이 더 이상 팍팍한 삶이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수달에 신경 써야 한다는 말이다.

 

어찌 수달뿐이겠는가? 이 땅의 모든 생물들은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게 마련이다. 우리 사람들의 삶이 더 팍팍해지지 않도록 우린 생태계를 귀하게 여기고 동물권을 인정하며 그들을 보존하도록 해야 한다.

 

아무튼 이 책, 『지구를 지켜라』를 통해, 이 땅의 십대들이 더욱 생각이 있는 청소년들이 되길 바란다. 뿐 아니라, 어른들 역시 마찬가지이고 말이다. 환경보존에 대해 여러 각도에서 알게 해주고, 생각해보게 하며, 더 나아가 행동하게 해주는 고마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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