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지민의 리얼관광 - 국내 1호 관광커뮤니케이터가 세계를 여행하며 발견한 관광의 비밀
윤지민 지음 / 이야기나무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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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여행 작가들의 글을 읽노라면, 많은 경우 “관광하지 말고 여행하라!”는 말들을 많이 듣게 된다. 하지만, 왠지 이런 구분이 작위적으로 느껴지는 건 나만의 느낌일까? 게다가 이처럼 관광이 아닌 여행을 지향해야한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하나의 유행처럼 되어버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곤 했다. 무슨 의도인지 공감이 가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관광은 왜 안 되는데?’하는 의구심이 들곤 했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여행은 무엇이고, 관광이 무엇인데?’ 이런 질문을 던져보곤 했다.

 

그러던 차, 이런 나의 질문에 일정부분 답을 줄 수 있는 좋은 책을 만났다. 『윤지민의 리얼 관광』이란 책이다. 공무원으로서 서울시청 관광부문 업무를 맡기도 했었던 작가. 과감히 그 자리를 털고 세상을 향해 나가며 세계여행을 실천하기도 했던 젊은 여인, 윤지민. 그녀가 들려주는 관광이 무엇인지를 이 책을 통해 듣게 된다.

 

그녀는 여행을 행위로 보고, 이러한 행위로서의 여행으로부터 파생되는 모든 사회적 현상을 관광이라고 정의한다. 특별히 여행이 관광을 포함하는지, 관광이 여행을 포함하는지 규정짓진 않지만, 관광이 여행을 포함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여행이라는 행동을 가능케 하는 모든 사회적인 현상, 제반 인프라, 정책, 그리고 이런 것들로 이루어진 시스템 전반이 모두 관광이란 테두리 안에 들어 있으니 말이다.

 

이 책, 『윤지민의 리얼관광』은 단순한 여행서적이 아니다. 오히려 세계 각국을 다니며, 그곳 관광관련 실무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세계 각국의 관광 현주소를 알아가며, 아울러 앞으로의 관광의 미래를 설계케 하는 관광관련 인문서적 내지는 관광업무 입문서라고 말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그렇다고 하여 딱딱한 학문적 서적은 결코 아니다. 작가가 실제 여행 다닌 곳곳에 대한 느낌과 정보도 전달해주고 있으니 여행서적임에도 분명하다.

 

자칭 국내1호 관광커뮤니케이터 윤지민, 그녀가 들려주는 이야기들은 무엇보다 오늘 우리의 관광정책이나 관광업에 종사하는 분들의 자세, 그리고 관광자원을 바라보는 우리 모두의 시선 등을 돌아보게 한다. 지방자치단체들의 난립하는 축제들을 바라보며, 과연 그 대안은 어떠해야 하는지 성공한 축제의 예를 통해 답을 듣게도 된다. 낡고 부서진 건물조차 그대로 보존하는 가운데 새로운 매력을 만들어 냄으로 관광자원의 수준을 올려놓은 실례들을 통해, 쉽게 부숴버리고 금세 새롭고 반짝이는 크고 높은 건물들만을 찍어내듯 만들어내는 우리 관광의 현주소도 돌아보게 된다. 무엇보다 지속가능한 관광자원이 무엇인지를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반성도 해보게 되고. 다양한 관광의 가능성에 눈이 열리는 느낌도 갖게 된다.

 

아무튼 이 책은 단순한 여행서적이 아닌 우리의 관광자원, 관광정책, 관광에 대하는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의 자세 등 다양한 것들을 생각하게 하는 고마운 책이기도 하며, 관광 사업에 관심이 많은 분들에게는 소중한 자료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다.

 

관광이 아닌 여행을 치켜세우는 분위기 속에서 무엇보다 당당하게 관광을 이야기하는 그 모습이 더욱 마음에 든다. “관광하지 말고 여행하라!”는 말이 유행이 되어버린 시대에 오히려 관광을 외치는 그 모습이 어쩐지 선지자처럼 느껴지는 이유는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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