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방이의 건방진 수련기 - 제2회 스토리킹 수상작 건방이의 건방진 수련기 1
천효정 지음, 강경수 그림 / 비룡소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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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효정 작가의 『건방이의 건방진 수련기』는 제2회 스토리킹 수상작입니다. 100명의 깐깐한 어린이 심사위원들이 읽어보고 손을 들어준 작품이니 만큼 믿고 볼 수 있는 동화입니다. 어린이들의 마음을 휘어잡은 작품이니 만큼 참 재미나네요. 이 동화는 무협동화입니다. 무협소설과 동화의 만남이 이토록 멋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동화입니다.

 

유일한 피붙이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건이는 보육원으로 갈 예정입니다. 그런 건이가 우연히 ‘비밀의 집’에서 이상한 노인네(오방도사)를 만나게 되고, 우여곡절 끝에 오방도사의 제자가 됩니다. 천하제일고수라 큰소리치는 오방도사의 제자가 된 건이는 오방도사에게서 권법을 배우게 됩니다. 정식 제자가 되며, 이름도 건이에서 ‘건방’이로 바꾸게 되고요. 건방이는 하늘 건(乾), 방위 방(方)을 써서, ‘하늘의 방위’란 뜻입니다.

 

그런데, 건방이가 오방도사에게서 배우는 것이라고는 가사도우미처럼 음식하고 집안 살림하는 것, 여기에 더하여 사부에게 매일같이 한 시간 동안 안마하는 것이 전부랍니다. 하지만, 여기에 비밀이 담겨 있어요. 사부에게 안마를 하면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 권법을 익혀가게 된답니다.

 

이렇게 오방도사의 제자가 된 건방이는 또 하나의 감춰진 신분을 만들게 됩니다. 그건 바로 ‘머니맨’.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겨, ‘머니맨 도와주세요~.’ 소리가 들리기만 하면 즉각 출동하여 악당에게서 약한 이들을 도와주는 머니맨. 참 착한 일을 하네요. 그쵸? 그런데, 건방이 이 녀석, 약한 이들을 못된 녀석들에게서 구해주고는 수고비를 받네요. 물론, 건방이에게도 그럴만한 사정이 있어요. 건방이는 소년가장이거든요. 이 돈을 받아 생활비를 해야만 하는 억척 소년가장이랍니다. 그런데, 이렇게 돈을 받는 것 괜찮은 걸까요?

 

이런 건방이네 반에 새로운 전학생이 왔습니다. 초아라는 아이인데, 예쁘장한 얼굴에 냉기가 풀풀 날리는 성격의 소유자인데, 검법의 달인 설화당주의 막내 제자라네요. 그리고 설화당주는 건방이의 스승 오방도사의 옛 애인이라 하고요. 오방도사와 설화당주의 재회, 그리고 둘 간의 닭살 돋는 달달한 연애사업도 동화 속에서 한 재미 합니다.

 

또 한 아이 건방이네 반장인 면상이도 주목해야 합니다. 아이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는 아이, 특히 여자 아이들의 사랑을 받는 이 면상이. 착한 아이의 대명사입니다. 그런데, 왠지 꺼림칙하답니다. 특히, 대도 도꼬마리의 출현과 함께 면상이에게서 왠지 도꼬마리의 향기가 느껴진답니다.

 

이렇게 1편 「무술인의 길」에서는 건방이가 새롭게 스승을 모시고 수련을 시작하는 과정. 그리고 머니맨으로서의 활약. 여기에 전학생 초아와의 관계. 도꼬마리라는 도둑의 정체(도꼬마리에게는 놀라운 신분의 비밀이 있답니다.). 등 재미난 전개가 가득합니다.

 

또한 건방이가 스승과 함께 금강산을 다녀오는 장면도 인상적이고요. 무협동화답게, 온갖 특별한 능력을 가진 영약들이 등장하는 점도 흥미롭습니다. 금강산에서는 젊어지게 만든다는 신비의 영약 ‘회춘풀’을 구하게 되고요. 이런 신비한 풀들의 등장도 동화를 더욱 재미나게 해줍니다.

 

다소 존재감이 없던 건이가 건방이로 새롭게 태어나는 모습. 무엇보다 권법의 수련을 통해 위기에 처한 약자들을 돕는 장면은 통쾌하기 그지없습니다(물론, 수고비를 받긴 하지만 말이죠.). 험하기만 한 세상 속에서 이처럼 약자들을 돕는 머니맨의 존재는 큰 위안이 되고 힘이 됩니다. 현실 속에서도 이런 멋진 존재들이 가득하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게다가 등장인물들의 이중적인 모습들도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언제나 근엄하고 위엄 가득한 오방도사는 집에서는 완전 철부지 어린애 같답니다. 고기반찬만 찾는. 뿐 아니라 화사한 장미처럼 예쁘고 향기 가득한 외모의 초아는 대단히 표독하고요. 물론, 이런 초아에게는 감춰진 아픔도 있답니다. 또한 모두의 선망의 대상이 되는 면상이. 그에게는 정말 추악한 비밀이 감춰져 있답니다. 아울러 다소 꺼벙하게 보이는 건방이에게는 멋진 권법 고수의 향기가 나고요(물론, 아직 초보 권법사이긴 하지만요.). 우리에게는 어떤 모습이 감춰져 있을까요?

 

무협지와 동화의 만남이 이토록 재미나며 멋지고 신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동화입니다. 참, 강경수 작가의 멋진 그림도 만날 수 있습니다. 강경수 작가의 그림을 사랑하는 독자들에게는 또 하나의 선물이 될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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