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10일 동안 아이슬란드 - 네 여자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배은지 지음 / 미래의창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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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란 영화가 있다. 16년간 잡지사에서 필름을 현상하는 일을 하던 월터. 언제나 좁은 공간에서 16년의 시간을 꼼짝 않고 보낸 월터는 어느 날 우연찮은 일로 인해 모험이 시작된다. 이렇게 세계 곳곳을 찾아 떠나는 월터가 찾았던 곳 가운데 인상 깊었던 곳이 바로 아이슬란드란 나라다. 월터가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굽은 길을 내려가던 장면이 참 인상적이었는데, 이곳 역시 아이슬란드란다.

 

마치 월터처럼, 지친 일상을 뒤로 하고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 간 여인들이 있다. 아이슬란드 원정대를 꾸려 아이슬란드로 10일 동안 신나는 여행을 떠난 여인들. 바로 그 여인들의 멋진 도전, 멋진 모험, 그 여행 기록이 책으로 나왔다. 제목은 『딱 10일 동안 아이슬란드』 부제는 「네 여자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이다. 과연 월터의 상상이 현실이 되고, 네 여자의 상상이 현실이 되었던 것처럼, 나의 상상 역시 현실이 될 날을 꿈꾸며 일단 책속으로 여행을 떠나본다.

 

국토 면적은 우리 대한민국보다 조금 더 넓은 면적에 인구는 33만 명에 불과한 나라. 무엇보다 몇 년 전 화산폭발로 유명해진 나라. 빙하와 화산이 공존하는 나라. 수많은 폭포가 유혹하는 나라. 무엇보다 ≪꽃보다 청춘≫ 여행지여서 관심의 대상이 된 나라. 이 나라에 대한 네 젊은 여자들이 만들어간 신나는 원정기록을 책은 담아내고 있다.

 

이 책은 여행책으로서 아이슬란드에 대한 전문 여행정보를 전해주는 책은 아니다. 그렇다고 문학적 색채가 짙은 여행에세이도 아니다. 편안한 마음으로 이들의 여행에 동참하며 함께 그 여정을 따라가게 되는 여행 기록이라 할 수 있겠다. 책을 읽노라면 아이슬란드로 떠나고 싶은 욕망이 꾸물꾸물 일어난다. 언제쯤 나의 상상은 현실이 될 수 있을까.

 

요즘 관심이 높아지는 여행지 가운데 하나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정보가 한정적인 여행지 아이슬란드에 대한 네 여성의 멋진 도전과 여정, 그 여행기록을 읽어볼 수 있음이 감사하다. 그리고 아이슬란드를 가슴 한 쪽에 품을 수 있게 해줌도 고맙고.

 

그럼에도 아쉬움이 없진 않다. 가장 큰 아쉬움은 사진이다. 엄청나게 멋진 자연 풍광을 자랑하는 아이슬란드에 대한 사진들이 솔직히 많이 허접하다. 여행 책으로 낼 욕심이 있었더라면 보다 더 사진에 신경을 썼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아니, 어쩌면 월터가 만났던 사진작가의 멋진 대사와 같은 이유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아름다운 순간이 오면 카메라로 방해받고 싶지 않아. 그저 그 순간 속에 머물고 싶지.

영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중에서

 

어쩜 작가와 일행은 그 멋진 순간 속에 여전히 머물고, 기억에 담아냈겠지만, 독자로서 아쉬움이 남는 것은 어쩔 수 없으며, 솔직히 괜한 딴지에 불과하다. 게다가, 이런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그 사진들 속에 담겨진 풍경만으로도 아이슬란드에 대한 동경을 품기에는 충분하다. 그만큼 아이슬란드의 자연이 환상적이라는 의미일 게다. 이처럼 멋진 아이슬란드에 대한 상상 하나 품고 붙들게 해준 작가에게 고마운 마음 전하며 서평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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