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적인 책 - 위대한 독립 영웅 30인의 휴먼스토리
여시동 지음 / 서교출판사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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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인기를 얻고 있는 모 아이돌 그룹 가수들이 모 방송 프로그램에서 사진 속 인물을 맞추는 문제에 나온 안중근 의사의 사진을 알아보지 못하고, 김또깡이라 말한 것으로 인해 역사논란을 겪고 힘겨워 하는 모습을 요 며칠 사이 보게 된다. 가수들이 잘못이다 아니다, 또는 누구의 잘못인지를 말하고 싶지 않다.

 

오히려 그런 모습을 보며, 우린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하지 않을까? 우리는 얼마나 조국을 위해 투신하였던 독립 운동가들에 대해 잘 알고 있는가를 말이다. 누군가를 향해 돌을 던지며 핏대를 세울 것이 아니라, 조국을 위해 헌신한 수많은 투사들의 피 값을 가볍게 여기며 살아가는 나의 모습은 아닌지를 돌아보는 것이 우선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이 책, 『인간적인 책』과 같은 책은 많은 이들에게 읽혀야 마땅할 것이다. 이 책은 조국의 독립을 위해 투신한 수많은 분들에 대해 우리에게 들려주고 있다. 그분들이 행한 고귀한 업적과 그분들이 걸었던 숭고한 족적들을 전해줄 뿐 아니라, 그분들의 인간적인 부분까지, 때론 약점마저 우리에게 이야기해주고 있다. 그래서 제목이 『인간적인 책』이다.

 

단지회를 결성하며 손가락까지 잘라냈던 안중근 의사가 원래는 술 마시는 것을 좋아하고 취한 후에는 노래도 하고 춤도 추고 기생방에서 노는 것도 좋아하던 인간적인 모습이 있었음도 알려준다. 물론, 그런 그분이 을사늑약 체결 후엔 독립의 날까지 술을 끊기로 맹세하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였음도 이야기하지만. 어떤 분은 입이 험하고 남을 존경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는가 하면, 어떤 분은 독립운동이 뜻대로 되지 못하자, 아편을 술에 타 마시고 음독자살을 꾀하기도 한다. 어느 분은 먹기를 탐하기도 하고, 또 어느 분은 일본인들과 사귀기를 즐거워하여 다른 독립 운동가들이 못미더워하기도 한다(일본천황에게 폭탄을 던진 이봉창의사가 그랬다고 한다. 일본 옷을 입고 일본인들과 사귀려 애쓰던 모습. 하지만, 그러던 그가 천황을 죽이기 위해 자신을 내던진다.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모 아이돌 가수의 김또깡 발언 역시 그리 핏대를 올릴 필요가 있을까 싶기도 하고.).

 

아무튼 이처럼 이 책은 독립운동가의 인간적인 부분에도 관심을 기울인다. 그렇다고 해서 앞에서 이야기한 부족한 모습들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높은 도덕성을 가지고 독립운동을 하셨던 분의 이야기도, 고결한 인품을 가지셨던 분도, 공과 사를 철저히 구분하기 위해 가족을 과감히 희생하는 모습들도, 격렬한 투사의 삶을 살아가면서 또 한편으로는 조용한 사색의 시간을 즐겼던 분들의 모습도 보여준다.

 

물론, 책은 이러한 인간적인 부분들에만 관심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조국의 독립을 위해 투신한 수많은 독립투사들의 일화들을 참 다양하게 전해주고 있다. 물론, 때론 산만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이는 더 많은 이야기를 우리에게 들려주고자 하는 저자의 열정 탓일 게다.). 그럼에도 그 일화들을 들을 때, 가슴이 뜨거워지는 순간들이 참 많았다.

 

이렇게 수많은 분들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며, 저자는 어느 편향된 진영의 인물들만을 전하기보다는 여러 진영의 영웅들을 다루고 있다. 물론, 대다수는 임정과 연관된 인물들을 다루고 있다. 그래서 책 앞표지에도 <임정열전>이런 문구가 보인다. 하지만, 그렇다고 임정 활동을 한 분들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저자는 마지막에는 ‘일본군 성피해자’였던 분들도 소개하고 있다. 안타까운 것은 책에서도 소개하고 있는 이수단 할머님은 오늘(2016.5.17.) 세상을 떠나셨다는 소식이 들려와 가슴이 먹먹하다.

 

아울러 저자는 해방 후의 평가를 떠나 독립운동 그 자체를 평가할 필요가 있음도 이야기한다. 물론 이 부분이 강하게 어필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아울러 이런 분들이 많은 것도 아니고.

 

책에서 소개하는 수많은 분들 가운데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분들도 있고, 그렇지 못한 분들도 있을 게다. 그럼에도 어느 분이든 조국을 위해 자신의 삶을 투신했던 그 삶을 우린 귀하게 여기며 우리의 마음에 새겨야 할게다. 그분들이 반공주의자였건, 공산주의자였건, 또는 무정부주의자였건 간에 말이다.

 

책에서 전해주는 이야기들을 읽을 때, 가슴이 뜨거워지던 순간들이 참 많았다. 그 뜨거움을 가지고 우리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우리 모두가 되길 소망한다. 각자의 방식으로 말이다. 아울러 남을 판단하고 흠집을 내려할 것이 아니라, 나의 관심에 질문을 던지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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