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믿나이다 - 이영훈 목사의 사도신경 묵상
이영훈 지음 / 교회성장연구소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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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기독교인의 3대 보물로 흔히 십계명, 주기도문, 사도신경을 이야기하곤 합니다. 종교개혁자였던 루터나 칼빈 역시 세례를 위한 요리문답으로 이 3가지를 매우 중요하게 여겼다고 합니다. 이 가운데 사도신경은 우리들의 신앙고백을 표현한 겁니다. 사실 여기 신앙고백은 하나님을 향한 것이라기보다는 세상 사람들을 향한 겁니다. 그렇기에 고백이라기보다는 선포라고 보는 것이 더 맞죠. 우린 사도신경을 반복하며 눈을 감고 기도를 하듯 반복합니다. 그렇기에 마치 하나님! 우린 이런 믿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라며 하나님께 고백하는 것처럼 이해하기 쉽지만, 실상은 세상 사람들(특히, 믿지 못하는 자들)을 향해 당신들은 이런 내용들을 믿지 않지만, 우린 이런 내용들을 믿습니다 라며 선포하는 측면이 강한 게 바로 사도신경입니다.

 

아무튼 바로 이런 사도신경에 대한 이영훈 목사님의 책이 나왔네요. 『내가 믿나이다』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의 믿음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도신경을 묵상하며 마치 성도들에게 설교하듯 풀어주고 있는 책입니다.

 

저자는 사도신경은 초기의 세례 문답이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로 발전하게 된 것이라 말합니다. 그 구체적인 사용자리가 세례 문답이었는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지만, 사도신경이 생성된 목적은 다름 아닌 이단으로부터 바른 신앙을 지켜내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사도신경뿐 아니라 성경의 정경화 작업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단의 발흥과 그로 인해 변질되는 신앙에 대항하여 바른 신앙이 무엇인지를 규정할 필요가 있었던 거죠. 이런 필요성에서 이루어진 작업이 성경의 정경화 작업과 사도신경의 생성입니다. 그러니, 이 둘은 단번에 이루어진 작업물이 아닌, 상당한 시간을 걸쳐 이루어진 작업물입니다. 특히 사도신경은 그저 학자들이 책상에 앉아 만들어낸 결과물이 아닌, 이단과의 싸움 가운데서 참된 신앙이 무엇인지를 찾아간 처절한 신앙의 순례 과정에서 만들어진 결과물입니다. 때론 이런 믿음을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목숨을 잃어야만 하던 상황에서도 담대히 우린 이런 내용들을 믿노라는 선포를 포기하지 않았던 믿음의 선배들, 그들이 목숨을 걸고 지켜낸 내용이기도 하죠.

 

그렇기에 우린 이 사도신경을 그저 예배시간에 아무런 의미 없이 기계적으로 반복해서는 안 됩니다. 이 책, 『내가 믿나이다』와 같은 책들을 통해, 그 내용이 무엇인지, 이런 믿음을 지켜내기 위해 우리 믿음의 선배들이 어떤 길을 걸었는지를 알아간다면 같은 내용을 반복하더라도 그 마음가짐이 달라지리라 생각됩니다.

 

특히, 이 책은 일반 성도들이 읽고 이해하기에 쉬운 그런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어쩌면 목회자들에게는 조금 아쉬움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매번 입으로 반복하던 사도신경이 어떤 내용을 품고 있는지, 우리 신앙의 표준이 되는 내용은 무엇인지를 성도들이 알아가기에 쉽게 설명하고 있는 책입니다.

 

이 책을 통해, 교회에서 예배시간에 언제나 반복하고 있는 사도신경을 그저 앵무새처럼 반복하는 것이 아닌 그 안에 담겨진 의미가 무엇인지, 우리가 삶을 통해 고백해야 할 믿음이 무엇인지를 잘 알고 세상을 향해 우리의 믿음을 선포할 수 있다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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