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리아와 동네 기사단 푸르른 숲
안체 헤르덴 지음, 이기숙 옮김 / 씨드북(주) / 2016년 1월
평점 :
절판


율리아는 별 볼 일 없는 소녀다. 같은 반의 슈퍼스타 베레나처럼 섹시하지도 않다(사실, 베레나는 섹시한 척 한다. 율리아는 베레나가 손수건을 넣은 브래지어를 하고 다니는 것을 안다.). 여전히 어린 아이들이 관심 가질 장난감에 관심을 갖는 율리아는 루이자 외에는 친구도 없다. 그런 율리아가 난관에 부딪혔다. 독일어 선생님이 조별 활동 과제를 내줬는데, 함께 할 친구가 없다. 유일한 친구 베레나마저 아파 당분간 학교에 나올 수 없다. 이에 율리아는 게시판에 봉사단을 모집한다는 쪽지를 아무도 몰래(?) 붙인다.

 

율리아는 마을에서 자신들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찾아 도움을 주는 봉사단을 만들려는 것, 과연 율리아의 봉사단 모집에 몇 명이나 함께 할 수 있을까?

 

한편, 파울 역시 친구가 없다(파울은 도시에서 전학 왔다. 그래서 아직 친구가 없고, 율리아는 파울이 잘난 척이나 하는 남자아이로 생각한다.). 다시 말해, 파울 역시 조별활동에 함께 할 친구가 없다는 말이다. 그런 파울은 율리아가 게시판에 봉사단을 모집한다는 쪽지를 붙인 것을 알고 봉사단 모집에 응하게 된다. 여기에 뚱보 겁쟁이 마이크, 공부벌레이자 잘난척쟁이 알렉산더, 꺽다리 잉고가 함께 참여하게 된다.

 

모두 한 결 같이 또래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아웃사이더들인데, 이 봉사단 과연 괜찮을까?

 

『율리아와 동네 기사단』은 율리아와 파울, 그리고 친구들이 함께 봉사단을 만들어 마을 사람들을 돕는 좌충우돌 활약을 그려내고 있다. 이야기는 율리아와 파울, 이 두 사람이 화자로 한 단원씩 번갈아가며 진행된다. 이들 5명의 외톨이들이 모여, 멋지게 사건들을 해결해나가는 모습이 흥미진진하다. 무엇보다 잔잔한 감동이 있어 좋다.

 

이 이야기를 통해 생각해보게 되는 것은 무엇보다 ‘관심’이다. 오늘 우리에게 내 곁에 있는 이들을 향한 관심이 얼마나 있는지 돌아보게 된다. 율리아와 친구들은 나이 드신 할머니 홀로 장을 보는 모습에 할머니 대신 장을 봐주려 하다가 할머니의 말벗이 되기도 한다. 또한 노숙자에게도 관심을 갖고, 매일 있던 자리에 없는 노숙자를 찾아 나섰다가 큰 위기에 처하기도 하지만, 결국 죽을 뻔 했던 노숙자를 살려내기도 한다. 아울러 입원한 병실에 함께 입원한 할아버지의 사정을 알고 할아버지에게 친구를 소개해주고 맛난 만찬을 대접하기도 한다(뚱보 마이크에겐 요리사가 되려는 꿈과 재능이 있다.).

 

이처럼, 멋지게 주변에서 일어나는 작은 일들에 관심을 기울이며 그 일들에 개입함으로 실수도 있고, 위기도 있지만, 그럼에도 모든 일들을 아름답게 해결하는 이들 봉사단은 이제 ‘동네 기사단’이라는 명칭으로 자리 잡게 된다.

 

동네 기사단의 활약이 참 멋지다. 무엇보다 다른 아이들에게 환영받지 못하는 친구들, 하나하나 외톨이 같은 아이들이 ‘함께’하게 되는 이야기이기에 좋다. 그리고 이런 아이들이 멋진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외톨이들의 반란’이기에 통쾌하기도 하다. 우리 곁에 있는 청소년들 역시 이런 외톨이들의 멋진 반란, 통쾌한 반란이 가득하다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