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을 사랑한 소년 한울림 그림책 컬렉션 23
나탈리 민 글.그림, 바람숲아이 옮김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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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탈리 민의 <소년> 시리즈 두 번째 책은 『숲을 사랑한 소년』입니다. 전편 『글자를 모으는 소년』에서 홀로였던 숲 속의 소년이 마을의 소년을 만나 친구가 되었는데, 이제 두 번째 이야기에서는 이 둘 간의 아름다운 우정을 더욱 자세하게 그려내고 있네요.

 

둘은 함께 숲에서 행복한 시간을 갖게 됩니다. 때론 숲이 주는 무서움으로 겁을 먹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함께 무서운 이야기를 나누는 것조차 행복하죠. 때론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아도 좋고요. 좋은 친구란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고 힘이 되니까요.

 

물론, 친구를 만나지 못할 때에는 또 다른 외로움에 힘겨워하기도 합니다. 그래도 괜찮아요. 왜냐하면, 오늘은 만나지 못해도, 내일 만나면 되니까요. 그리고 혼자 숲 속에 있어도 행복하거든요. 소년은 숲을 사랑하니 말이에요. 게다가 숲은 그 자체만으로 우리에게 위로를 주거든요.

 

그런데, 이 책의 제목이 왜 『숲을 사랑한 소년』일까를 생각해보게 되네요. 물론, 소년은 숲을 사랑해요. 숲을 사랑하니, 이런 제목을 붙일 법도 하죠. 하지만, 숲을 사랑하는 것보다는 친구와의 관계, 그 우정이 더 부각되거든요. 게다가 소년은 결국 숲을 떠나요. 그런데, 왜 제목은 여전히 『숲을 사랑한 소년』일까요?

 

그건 어쩌면 아무리 내가 사랑하는 공간이라도 그 공간을 함께 누릴 아름답고 멋진 ‘관계’가 없다면 완전하지 않다는 의미는 아닐까요? 여전히 소년은 숲을 사랑해요. 숲만이 주는 선물을 누리기도 하죠. 하지만, 또 다른 선물은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사람과의 소통이 아닐까요? 바로 그 관계 때문에 소년은 숲을 내려가요. 여전히 숲을 사랑하지만.

 

문득 이런 생각도 드네요. 소년은 숲을 사랑하지만, 결국 숲을 떠날 수밖에 없죠. 왜냐하면 소년은 조금씩 ‘성장’하고 있으니까요. 우리가 성장한다는 것도 어쩌면 이런 의미 아닐까요? 내가 정말 사랑하는 공간이 있어요. 하지만, 우린 그 공간 속에서만 머물 수는 없죠. 성장하기 위해선 또 다른 공간으로 향해야 하거든요. 저자는 어쩌면 아이들에게 이러한 사랑하는 공간으로부터의 떠남을 준비시키려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되네요.

 

물론 지금 당장은 정든 공간으로부터의 떠남이라는 아픔이 있겠죠.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행복할 수 있는 것은 관계 속에서 누리게 되는 또 다른 행복이 우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솔직히, 나탈리 민의 <소년> 시리즈, 조금은 아이들에게 어렵지 않을까 싶기도 하네요. 아니, 어쩌면 이런 생각도 어른들의 생각일 수도 있겠죠. 그저, 아이들이 읽고 그 안에서 느끼는 것이 있다면 그것이 이 책이 주는 선물일 테니까요. 어른들의 생각과 다르다 할지라도 말이죠. 과연 우리 아이들은 어떤 생각을 하게 될지 궁금하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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