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축일기 - 어쩌다 내가 회사의 가축이 됐을까
강백수 지음 / 꼼지락 / 201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 제목이 참 아프고 서글프다. 『사축일기』라니. 책날개에는 이런 설명이 덧붙여진다.

 

직장인을 위한 1인용 감정이입 에세이

“무직 이상, 가축 이하의 웃픈 삶”

 

그러니 책 제목의 사축은 분명, 社畜의 의미로 사용되어졌다. 가축들이 집에서 길러지기에 가축이라 불리듯, 회사에서 사육당하는 인생인 직장인들의 애환이 이 책에는 고스란히 묻어난다.

 

사실, 저자는 회사원은 아니다. 글쟁이라 할 수 있겠다. 하지만, 많은 회사원들을 만나 그들의 애환, 푸념, 현실에 귀를 기울이며, 그들이 전해준 회사생활에 대한 글들을 적어낸다. 길지 않은 짧은 글들로 이루어진 에세이들을 읽어나가며, 많은 회사원들은 아마도 무릎을 치며 공감하게 될 것이다. 또한, 회사원이 아닌 분들이라면, 아, 이렇게 힘겹게들 버텨내며 살아가고 있구나. 생각하며 역시 함께 공감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물론, 회사생활이라는 것이 모두 부정적이지만은 아닐 게다. 그런 의미로 본다면 이 책은 너무 부정적인 접근을 하고 있지 않은가 여겨지기도 한다. 아울러 이 안에 적힌 수많은 푸념과 한숨은 어쩌면 누군가에게는 그토록 누리고 싶은 꿈일 수도 있기에 더욱 그러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토록 부정적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다면, 직장인들, 특히, 말단 직원들의 애환이 그만큼 깊고 아프다는 반증이 아닐까?

 

그렇다고, 이 책 전체가 부정적 회사생활을 그려내고 있진 않다. 그 안에 가슴 뭉클한 글귀들도 많다. 물론, 이런 뭉클함 역시 힘겨움을 담보하고 있긴 하지만 말이다.

 

아무튼 회사생활이 행복하지 않고 힘겨운 분들이여. 『사축일기』를 읽으며, 함께 상사를 험담하고, 함께 고단한 삶을 안주 삼아라. 하지만, 그럼에도 작가의 진짜 의도가 어디에 있는지 곰곰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터. 어쩌면 작가는 당신만 힘겨운 것이 아니라고, 우리 모두 그 힘겨운 길을 걷고 있노라고 작지만 힘 있게 속삭이는 것은 아닐까? 그러니, 우리 모두 함께 힘을 내고 버텨보자고, 견뎌보자고 말하는 것은 아닐까? 비록 회사생활을 통해 사축(社畜)이 되어가는 것 같지만, 그럼에도 이 힘겨운 시간들을 견뎌내며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갈 때, 어쩌면 사축(社祝)이 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아닐까? 바라기는 지금 이 시간에도 힘겹게 직장생활을 하는 많은 이들의 삶이 이제는 사축(社畜)에서 사축(社祝)으로 넘어가게 되길 소망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