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이도 영웅이 필요해 - 제22회 눈높이아동문학대전 대상 수상작 눈높이아동문학상 37
윤해연 지음, 신민재 그림 / 꿈꾸는달팽이(꿈달)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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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회 눈높이아동문학대전 당선작인 『영웅이도 영웅이 필요해』는 영웅이란 아이가 살고 있는 동네의 낡고 작은 미용실, ‘영헤어’를 중심으로 일어나는 소소한 일상을 때론 재미나고, 때론 감동스럽고, 때론 조마조마하게 풀어나가는 이야기랍니다. ‘영헤어’는 자그마치 50년이나 된 미용실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그 연륜이 가게에서 그대로 느껴지는 곳이죠. 너무 낡고 작아 자세히 살피지 않으면, 그런 곳에 미용실이 있는지도 잘 모를 정도인.

 

바로 이곳 ‘영헤어’를 대표하는 할머니가 세분 계시네요. 이 세 할머니는 특별한 일이 없어도 ‘영헤어’에 나와 손님들을 참견하고, 지나가는 사람들 하나하나는 품평하는 재미로 소일하시는 오지랖 넓은 할머니들이랍니다. 문제는 영웅이네 엄마는 항상 이곳 ‘영헤어’에 가서 머리를 깎으라고 한다는 겁니다. 영웅에게는 머리 스타일의 선택권이 없고요. 어떻게 깎아달라고 해도 항상 똑같은 머리모양이랍니다. 그런데, 하루는 같은 반 여자아이 정민이가 그곳 ‘영헤어’에서 머릴 깎고 있네요. 잔뜩 화난 표정으로 말이죠. 그 다음날 정민이와 영웅은 남매간이냐고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았답니다. 머리 스타일이 똑같았거든요. 촌스러운 스타일로.

 

이런 ‘영헤어’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이야기. 이 동화 속의 영웅은 점차 진짜 영웅처럼 멋지게 변하는 모습도 보여줄뿐더러, 왠지 수다스럽고 오지랖 넓은 할머니들과 닮아 간다는 인상을 받게 되기도 하네요. 하지만, 영웅의 오지랖은 귀엽답니다. 그리고 그 오지랖이 때론 감동적이기도 하고요.

 

오늘 우리들의 삶 속에도 영웅이 필요하죠. 그 영웅은 무엇보다 내 곁에 있는 이들을 향한 관심에서 시작되는 것 같아요. 물론, 악의적 관심이 아닌, 선한 관심 말이에요. 뭐, 그런 관심조차 받는 입장에서는 부담스럽고 싫어할 수도 있겠지만, 이런 선한 관심이 또 다른 가족을 만들어가니까요. 이야기 속의 영웅의 엄마는 미혼모랍니다. 그러니 세상에서 영웅과 엄마 둘 뿐이죠. 하지만, 촌스럽고, 구식이며, 낡고, 좁아터진 ‘영헤어’에서의 부대낌은 영웅에게 새로운 가족을 선물한답니다. 오늘 우리 삶 속에서도 이런 가족들이 많이 만들어지길 소망해봅니다. 우리 동네에 있는 또 하나의 ‘영헤어’들을 통해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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