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대들의 폭로 - 우리가 진짜 속마음으로 생각하는 것들
파울 뷔레 지음, 강희진 옮김 / 미래의창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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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우스갯소리로 ‘쌍둥이도 세대차이가 난다’는 말을 하곤 한다. 그만큼 이 시대는 나이 차이에 따라 생각하는 바가 다르고, 가치관이 다르다는 의미일 게다. 그럴진대, 부모와 자식 간에 세대차이가 나는 것은 어쩌면 너무나도 당연한 게 아닐까?

 

아마도 요즘 청소년들과 기성세대 간에는 세대 간의 차이 정도가 아니라, 아예 종족이 서로 다르다는 느낌이 들지 않을까? 이러한 시대에 청소년들의 진짜 마음을 알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상대를 아는 데에서 참된 소통이 시작될 테니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 『십대들의 폭로 : 우리가 진짜 속마음으로 생각하는 것들』은 세대 간의 간극을 좁히는데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이다. 게다가 이 책의 내용들을 더욱 신뢰할 수 있는 것은 이 책의 저자 자신이 바로 십대이기 때문이다. 이 책을 쓴 저자는 우리나라로 친다면 고등학생에 해당하는 독일의 김나지움에 재학 중인 학생이다. 십대가 쓴 십대들의 이야기. 다시 말해 청소년이 직접 자신들 청소년의 속살을 공개하는 책인 셈이다.

 

그렇기에 요즘 십대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그네들의 삶이 어떤지, 그네들이 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알 수 있는 좋은 책이다. 물론, 우리나라 십대가 아닌 독일고등학생이기에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간극은 분명 존재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십대 스스로 십대들의 삶에 대해 말하고 있기에 십대들에 대해 알고자 하는 이들에게는 아주 유익한 책이 될 것이다.

 

여기에서 노파심으로 말한다면, 우리(기성세대)가 이러한 책을 읽는 목적은 이러한 책들을 통해, 십대들의 생각을 알고, 그들을 이해하기 위함이지, 그들의 생각을 파악함으로 그들의 삶을 통제하고 지배하기 위함은 아니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저자는 요즘 십대들이 외모, 패션, 술과 마약, 컴퓨터 게임, SNS, 섹스와 포르노 등에 대해 어떤 생각과 접근을 하는지를 솔직하게 말하고 있다. 아울러, 부모님과의 갈등 문제, 친구문제, 공부, 교육 방식, 사춘기의 감정 변화 등에 대해 십대들이 어떤 생각들을 갖고 있는지 말한다.

 

이러한 폭로(?)를 읽어가며 마음 한편에 안심이 되는 이유는 기성세대들이 볼 때, 요즘 청소년들이 너무 과격하고, 너무 극단적이며, 너무 생각 없이 살아가는 것 아니냐 여길 수도 있지만, 정작 그네들은 기성세대가 염려하는 만큼 개념 없이 살고 있진 않다는 점이다. 그들 나름대로 건강한 생각이 하며, 그들 나름대로 건전한 삶을 살고 있으며, 그들 나름대로 자정능력도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기성세대의 눈에는 여전히 만족할 수 없을지 모르지만, 그럼에도 그들은 기성세대가 염려하는 만큼 최악은 아니라는 거다. 게다가 우리 역시 그러한 시절을 거쳐 왔음을 생각해 본다.

 

“어른들은 왜 그렇게 우릴 이해하지 못하고 그것 때문에 힘들어 할까? 아니, 자기들도 한때 사춘기를 겪었잖아? 그때 자기가 어땠는지 기억하는 게 왜 그렇게 힘들지? 시간이 너무 많이 지나서 싹 다 까먹어버렸나?”(185쪽)

 

그렇다. 우리 기성세대 역시 우리의 기성세대들이 다른 종족으로 여길 만큼 청소년기를 보냈지 않은가. 분명 우리 기성세대가 지금 품고 있는 마음처럼, 우리의 전 세대들 역시 우릴 보면서, ‘요즘 아이들은...’하며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을 게다. 그럼에도 우리 역시 청소년기를 지나오며, 물론 많은 시행착오를 겪긴 했지만, 결국엔 제자리를 찾아오지 않았는가? 그렇다면, 우리 역시 다음세대들을 이해하고 기다려주는 것은 어떨까? 왜냐하면 우리 아이들은 우리가 걱정하는 것과 다르게 건강한 정신을 갖고 있으니 말이다. 우리의 믿음과 기다림 이후에 분명 제자리를 찾아 서 있는 다음세대들의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도 괜찮다. 나이가 들고 경험이 쌓이면서 새로운 난관을 극복할 힘도 생길 테니까. 내가 누구인지, 어떻게 위기를 극복할 것인지에 관한 답은 그렇게 열심히 살다 보면 언젠가 깨닫게 될 것이다. 뭐, 시간이 지나면 그렇게 될 거라는 말이다.”(198쪽)

 

십대 스스로 자신의 미래에 대한 이러한 믿음이 있다면, 우리 기성세대 역시 이 믿음을 인정해보는 것은 어떨까? 우리의 십대들은 여전히 건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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