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동스 1 - 나는 행복한 고양이 집사 옹동스 1
Snowcat(권윤주)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3월
평점 :
품절


사실 난 애완동물을 썩 좋아하진 않는다. 어쩌면 앞으로도 개나 고양이와 같은 애완동물을 기르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물론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는 모르지만 말이다.

 

그런 나 역시 어린 시절, 집에서 많은 동물들과 함께 했었다. 그 가운데는 개와 고양이가 있었다. 하지만, 이들은 말 그대로 개의 자리, 고양이의 자리에서 내 친구의 자리에 있었다(물론 그 자리를 누가 정했냐고 말한다면 할 말은 없다). 개는 마당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고양이 역시 마당 다른 편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생활했다. 물론 이들 집들은 나름 훌륭했다. 전문 인부들을 통해, 벽돌을 쌓고, 그 위에 시멘트로 깔끔하게 마감하고, 위엔 지붕도 튼튼하게 얹어진 집들이었다. 지붕위에 우리 형제들이 올라가 놀아도 될 만큼 튼튼한 집들 말이다. 그러니 집밖에서 키웠다고 손가락질 하진 마시길. 어린 시절 집은 텃밭이 있고, 잔디밭이 있고 한쪽엔 철봉과 그네가 있던 시골집으로 제법 넓었기에 이들이 살기에는 부족함이 없었으리라 여겨진다. 우리 집에는 이 녀석들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매일 아침 젖을 짜먹는 염소도 있었고(흑염소보다 덩치가 훨씬 큰 하얀 염소), 닭장엔 닭들도 있었다.

 

이처럼 어린 시절 동물들과 함께 자라며 뛰놀았지만, 말 그대로 동물의 세계와 사람의 세계가 구분되어진 그런 모습이었다. 여기에 익숙한 나로서는 요즘처럼 집안에서 함께 지내며, 수시로 몸을 씻기고, 사람처럼 옷을 입히고, 함께 잠을 자는 모습은 여전히 이해하긴 어렵다(물론 그렇다고 하더라고 서로 상대의 모습이 잘못이라 말해서도 안 될 것이다. 모두 각자 삶의 스타일은 다른 거니까 말이다. 자신에게 좋은 스타일로 살면 되니까 말이다).

 

그런 나에게 행복한 고양이 집사를 자처하는 작가의 책, 『옹동스』가 도착했다. 사실, 나와 다른 생활 스타일이기에 어쩌면 더 관심을 갖고, 과연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을까 하는 마음으로 책장을 펼친다.

 

작가가 옹동스, 즉 나옹이와 은동이, 이 둘과 함께 만들어가는 알콩달콩한 삶의 이야기들을 엿보며 남의 사생활을 엿보는 것 같은 쾌감(?)을 누린다. 나옹이와 은동이에게 좋은 자리 내주고, 그들 출입할 때마다 문을 열고 닫는 수고를 아끼지 않지만, 이런 집사 생활이 피곤하지 않다는, 도리어 지금 이 시간이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절이라는 작가의 고백에 ‘그래, 그럴 수 있겠다’는 공감해보며, 작가의 이 행복이 오래 지속되길 소망해 본다.

 

한편, 이런 행복은 고양이들만을 키우며 누리는 행복은 아님을 생각해본다. 무엇보다 아이들을 키우며 누릴 행복이 아닐까? 요즘 젊은 엄마들이 아이를 키우며 힘든 것은 분명할 것이다. 하지만, 힘들어도 그 때가 가장 행복한 때임도 분명하다. 이것을 알면 어떨까? 힘들다는 푸념보다는 아이로 인해 누리는 행복을 더 크게 보고 느끼며 누릴 수 있다면 말이다(우리 가정 역시 늦둥이를 주셔서 지금 10개월째에 접어들었다. 아이를 통해 허락되는 행복은 분명 세상에서 가장 큰 축복이다).

 

참, 초등학교 2학년인 우리 딸이 이 책을 보더니, 우리도 고양이 키우자고 조른다. 고양이를 싫어하는 분들은 아이들에게는 이 책을 감추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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