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잘재잘 제발 입 다물어

재잘재잘 제발 입 다물어!
피에르 델리 글, 마갈리 르 위슈 그림 / 미운오리새끼 / 2015년 3월

이 그림책은 말이 너무 많은 병아리에 대한 이야기네요. 엄마 닭이 알을 아홉이나 낳았는데, 그 중 한 알은 알에서 깨어나기 전부터 조잘조잘 말을 하네요. 그러니, 이 녀석이 알에서 깨어났을 때는 어떨지 상상이 되죠?

하도 재잘재잘 계속 말하니, 엄마 닭도, 형제들도, 주변의 다른 동물들도 모두 입을 모아 소리친답니다.

“입 다물어!”

그래서 이 녀석의 이름은 ‘입 다물어’가 되었답니다.

‘입 다물어’는 궁금한 것도 참 많네요. 그런데, 질문이 참 엉뚱한 질문들이 많답니다. 그래서 이런 ‘입 다물어!’를 향해 모두들 “입 다물어!” 외치게 되고요. 이렇게 말이 많아 모두에게 구박만 받던 ‘입 다물어’는 결국 집을 나간답니다.

집을 나간 아기 병아리는 과연 혼자 어떻게 보낼까요? 외롭지 않을까요? 걱정하지 마세요. ‘입 다물어’는 여전하답니다.

“나무들아, 너희 키는 위에서부터 자라니, 아니면 밑에서부터 자라니?”

“달아, 하늘에 없을 때는 어디로 가니?”

여전히 궁금한 것도 많고, 말도 많네요. 이런 모습이 오히려 귀엽기도 하고, 안심도 되고요.

아기병아리를 찾아 나서 결국 아기병아리를 찾은 엄마 닭은 세 가지를 요구하네요.

첫째, 때로는 조용히 하는 법도 배울 것.

둘째, 질문하기 전에 먼저 주위를 둘러볼 것. 답이 이미 있을 수 있으니.

셋째, 질문을 하고 나서 대답에도 귀 기울일 것.

아기병아리 역시 한 가지를 요구하네요. 자신을 이제는 더 이상 ‘입 다물어’라고 부르지 말 것을요.

맞아요. 엄마 닭, 아기병아리의 요구 모두 정당한 요구네요. 그리고 우리가 마음에 새겨야 할 내용이기도 하고요.

참 귀여운 그림책이네요. 언제나 궁금한 것이 많은 아기병아리의 모습이 귀엽네요. 그리고 엄마의 요구를 받아들이는 모습도 귀엽고요. 상대의 기분은 고려하지 않고, 자기 말하고 싶은 것 다 말하는 것, 예쁜 모습이 아니겠죠. 또한 머리로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입만 계속 벌려 조잘대다가는 자칫 입이 아닌 주둥아리라고 불릴 수도 있겠고요. 그저 입에서 나오는 대로 자기가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르고 하는 사람들을 종종 보게 되죠. 여기에 나오는 ‘입 다물어’와 같은 모습이겠죠. 특히, 엄마 닭의 마지막 요구가 제일 중요하게 여겨지네요. 질문을 한 후에는 상대의 대답에도 귀를 기울이는 훈련 말입니다.

이제 ‘입 다물어’의 이름이 바뀌었답니다. ‘열린 마음 병아리’로 말이죠. 여전히 궁금한 것은 많지만, 이제는 상대의 말에도 귀를 기울인답니다. 우리 친구들도 이런 모습으로 커갈 수 있다면 좋겠네요. 참 좋은 그림책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