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나 할머니의 수상한 손님 살림어린이 나무 동화 (살림 3.4학년 창작 동화) 8
오카다 기쿠코 지음, 후지시마 에미코 그림 / 살림어린이 / 2015년 2월
평점 :
절판


어느 날 밤늦게까지 잠을 자지 않고 하늘의 별자리들을 살펴보고 있던 유나는 이상한 물체가 날아오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건 마치 박쥐와 같은 모양이었는데, 그 이상한 비행물체가 열린 창문을 통과하여 유나의 방으로 들어왔네요. 그런데, 그 이상한 비행물체는 다름 아닌 사람이었답니다. 그것도 머리를 박쥐모양으로 깎은 남자였는데, 6년 만에 만나는 유나의 외삼촌이라네요. 바로 후타로 삼촌이랍니다.

 

삼촌에게는 놀라운 비밀이 있는데, 삼촌은 미용사로 삼촌의 가위는 마법가위랍니다(아무리 말해도 유나의 엄마는 믿지 않는답니다). 이 가위로 머리 모양을 하면, 그 머리 모양대로 그 사람이 바뀐답니다. 젊은 머리모양으로 하면 나이가 젊어지기도 하고, 새 모양으로 깎으면 하늘을 날 수도 있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지냐고요? 그러니 동화랍니다. 동화 속에서는 우리의 상상력이 현실이 된답니다. 이 동화에서는 바로 마법 가위가 작가의 상상력이었고요. 상상력을 믿는 아이들에게는 그 상상력이 주는 기쁨과 행복을 누릴 수 있답니다. 이것이 우리가 동화를 읽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아무튼 이렇게 마법 가위를 가진 삼촌은 유나네 마을에서 새로운 일자리를 구한답니다. 바로 오랫동안 문을 열지 않았던, 바바 루나에 취직하는 거죠. 루나 할머니의 남편은 이발사였는데,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이발소는 문을 닫았답니다. 그런데, 루나 할머니는 다시 문을 열기로 하고, 이발사를 구하는 거죠. 바로 그 곳에 삼촌이 취직하게 된답니다.

 

삼촌은 루나 할머니의 머리를 60년이나 젊어지게 깎아준답니다. 그래서 루나 할머니는 기껏 유나보다 두어살 많은 여자아이의 모습을 하게 되죠. 물론, 이 마법은 하루만 효력이 있답니다. 마법이 하루만 효과가 있다는 것도 의미 있네요. 마법은 마법일뿐이라는 걸까요? 결국엔 우리의 있는 그대로의 삶이 의미가 있다는 거겠죠.

 

그런데, 루나 할머니의 이발소로 루나 할머니가 원치 않는 손님이 온다고 온갖 함정들을 만들어 놓는답니다. 과연 그 손님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원치 않는 손님이 온다고 함정을 만드는 모습이 참 얄궂네요. 왠지 어린 시절 장난꾸러기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것 같기도 하고요. 어린 시절 집안에 있던 텃밭에 함정을 파고 그 위에 나뭇가지를 올리고 나뭇잎들을 덮어놓던 기억이 있네요. 그곳에 다른 형제가 빠지게 하려는 거죠. 하지만, 한 번도 다른 형제들이 그곳에 빠진 적은 없답니다. 왜냐하면 도리어 그곳만 눈에 띄었거든요. 그래도 우리 형제들은 그렇게 노는 재미를 즐겼죠. 이 동화 속에서 함정을 파는 모습도 그런 마음으로 바라봐도 좋겠네요.

 

사실 루나 할머니가 원치 않는 손님은 바로 시청의 복지담당 공무원이랍니다. 독거노인들을 위한 잔치에 참여하라는 건데, 루나 할머니는 그 일이 정말 싫은가 봐요. 하지만, 이번엔 그곳에 참여하겠다고 하네요. 어쩌면 루나 할머니는 자신이 노인임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것 아닐까요? 게다가 이 마음을 우리에게 알려주는 건 아닐까 싶고요. 어린이들은 나이가 많은 할아버지 할머니를 좋아하지 않을 수 있답니다. 하지만, 그 분들 역시 우리와 같은 젊음의 시간이 있었고, 게다가 여전히 그 마음은 우리처럼 푸르다는 거죠. 우리 주변의 할아버지 할머니들도 그 마음만은 어쩌면 루나 할머니처럼 동심을 여전히 가지고 있음을 생각해 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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