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인 척 호랑이
버드폴더 글.그림 / 놀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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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인 척 호랑이』는 참 예쁜 그림동화랍니다. 호랑이와 고양이의 우정이야기랍니다. 예쁜 동화인데, 많은 것을 생각해보게 하는 동화네요.

 

원래 호랑이로 태어났지만, 고양이인줄 알고 살아가는 호랑이가 있습니다. 그리고 고양이로 태어났지만, 호랑이가 되고 싶어 하는 고양이가 있습니다. 이 둘은 어느 날 친구가 된답니다. 그 우정이 참 아름답네요.

 

호랑이로 태어났지만, 그의 정체성은 고양이랍니다. 왜냐하면 고양이여야만 사랑하는 할머니와 함께 살 수 있기 때문이랍니다. 그래서 커다란 송곳니도 뽑고, 날카로운 발톱도 긁어 닳게 한답니다. 커다란 목소리도 가늘게 연습하고요. 호랑이면서도 고양이로 살아야만 하는 고 모습이 참 안타깝네요. 하지만, 그렇게 사는 모습이 과연 안타까운 일일까요? 어쩌면 작가는 이 질문을 우리에게 하고 있지 않나 여겨지네요.

 

과연 호랑이는 고양이로 살아가는 것이 그 인생에서 손해 보는 것일까요? 그의 정체성은 반드시 호랑이여야만 하는 걸까요? 이런 질문을 해보게 됩니다. 비록 고양이라 할지라도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할 수 있다면 그것이 행복이 아닐까요?

 

또 한 친구는 반대죠. 고양이로 태어났지만, 호랑이가 되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온갖 노력을 다 해본다 한들 호랑이가 될 수 없죠. 심지어 호랑이 가죽을 뒤집어쓰고 있다 할지라도 호랑이가 될 수 없답니다. 참 안타까운 모습이네요. 이 친구는 자신이 고양이임을 인정할 때, 비로소 자유함을 누리게 될 겁니다.

 

어쩌면 오르지 못할 나무라고 비유해야 할까요? 우리 삶이 발전적이고, 진취적인 모습이어야 하는 것, 좋은 모습입니다. 어쩌면 아름다운 모습일 수도 있죠. 실제 이 예쁜 동화 속에서도 이 친구는 마치 호랑이처럼 보이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그럼에도 오르지 못할 것만을 꿈꾸는 것은 어쩌면 비극일 수도 있답니다. 호랑이가 되고 싶은 고양이의 모습이기도 하죠. 비로소 자신이 고양이임을 인정할 때, 그 삶은 더 풍성해질 수 있답니다.

 

무엇보다 이 동화가 말하는 것은 서로 다른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 할지라도, 아니 자신의 정체성에 혼란을 겪는 이들이라 할지라도 서로 행복을 만들어갈 권리가 있음을 말하는 것은 아닐까요?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것은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 정체성에 맞게 살아가는 것도 멋지겠죠. 하지만, 그렇지 않다고 해서, 그 생명이 필요 없다거나, 그 생명은 하찮다는 것도 아닙니다. 비록 자신의 정체성에 혼란을 겪는다 할지라도, 그 생명도 아름다운 생명입니다. 그리고 여전히 서로 사랑하며, 우정을 나누며, 행복할 권리를 갖고 있고 말입니다.

 

누가 호랑이인지, 누가 고양이인지 모를 정도로 두 친구는 이제 닮아 간답니다. 그리고 일상의 행복을 누리고 있답니다. 오늘 우리들도 그 행복을 누리면 좋겠네요. 설령, 내 삶의 정체성이 조금 흔들린다 할지라도, 행복하게 살 권리 잊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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