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히 계세요, 아빠 VivaVivo (비바비보) 24
이경화 지음 / 뜨인돌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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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 호세는 모범생이다. 편부모 아래에서 사춘기를 보내는 많은 청소년들이 방황하며, 문제아(?)의 길로 들어서기도 하지만, 편모와 함께 살아가는 호세는 여전히 모범생이다. 그런 호세의 가슴을 뒤흔드는 아이가 있다. 바로 같은 반의 자그마한 여자아이 연주. 교실의 자리배치 상으로 분류할 때, 문제아에 속하는 아이. 하지만, 연주의 눈망울은 호세의 영혼을 뒤흔든다.

 

결국 호세는 야자시간에 몰래 빠져나와 연주의 뒤를 쫓게 되고, 재개발지역의 빌딩으로 들어가는 연주를 따라 빌딩으로 들어가게 되는데... 그곳에서 호세와 연주는 사랑을 키워가게 된다. 무엇보다 둘을 연결하는 고리는 둘 다 아빠가 없다는 사실. 아니 이 땅에 존재하지만, 그네들의 삶 속에는 존재하지 않는 그런 아빠들을 두고 있다는 아픔이 공동분모이다. 용감한 연주는 자신의 생일을 맞아 아빠를 만나려는 계획을 세우고, 그런 연주를 보며 호세 역시 아빠를 찾아보게 되는데. 과연 이들은 어떤 아빠를 만나게 될까? 또한 아빠와의 만남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될 진실은 무엇일까?

 

이 소설, 『안녕히 계세요, 아빠』는 청소년기의 풋풋하며, 약간은 어설픈 사랑 이야기와 함께 그네들을 버린 아빠의 의미를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 성장소설이다. 무엇보다 어른들의 서툰 사랑, 책임지지 않는 사랑으로 인해 상처받게 되는 자녀들을 먼저 생각하게 되는 소설이다. 우리 어른들의 책임질 수 없는 사랑은 자녀들에게는 커다란 상처를 남길 수 있음을 우리 어른들이 언제나 기억하면 좋겠다.

 

아울러 지붕위로 올라가야만 하는 청소년들의 모습 역시 안타깝다. 탁 틔인 지붕 위는 꽉 막힌 그네들의 정서를 반증하고 있기에 그렇다. 그들을 짓누르는 입시의 압박감, 부모의 기대의 강요, 어른들의 정해놓은 삶의 패턴들로 인해 청소년들은 힘겨워하고, 나름대로 자신들의 삶을 개척해 나간다. 비록 제도권에 대한 반항으로 드러난다 할지라도 그 안에 그네들의 확고한 주관이 있다면 결코 문제아가 아님을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 뿐 아니라 오늘 우리는 여전히 수많은 청소년들을 지붕위로 내몰고 있진 않은지 돌아보게 된다.

 

하지만, 그럼에도 소설 속에서 호세와 연주의 풋풋한 사랑이 참 예쁘게 보인다. 연주를 사랑하는 마음과 성에 대한 욕망 사이에서 허둥대는 호세의 모습마저 귀엽게 보인다. 청소년들에게 성에 대해 초월하도록 강요할 순 없다. 단지, 그네들이 욕정의 노예가 아닌, 풋풋할지라도 아름다운 사랑에 흔들릴 수 있길 바란다. 그 나이에 맞는(?) 흔들림, 설렘, 아픔을 키워나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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