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왕조실록 2 신라왕조실록 2
한국인물사연구원 엮음 / 타오름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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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역사 가운데 천년을 이어간 나라는 신라가 유일하다. 이것만 보더라도 신라가 얼마나 위대한 나라였는지를 알 수 있다. 신라가 천년의 역사를 이어갈 수 있었던 원동력은 포용력이 아닐까? ‘신라’라는 국호 자체가 이러한 포용력에 대한 표현이기도 하다. ‘신’은 덕이 날로 새로워진다는 뜻이고, ‘라’는 사방을 망라한다는 뜻이다. 이처럼 날로 새로워지는 덕으로 사방을 망라하는 나라 신라, 그 방대한 역사 작업을 저자는 감행한다. 그 업적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다.

 

저자를 통한 신라 역사의 재구성은 삼국시대에 대한 역사서인 <삼국사기>와 <삼국유사>, 그리고 자신의 발에 근거를 두고 있다. 즉 저자는 문서자료에만 의지하지 않고, 본인이 직접 유적지들을 수없이 답사함으로 신라왕조실록 1-4권에 생명을 불어 놓고 있다. 이처럼 발로 뛴 역사를 잘 보여주는 것들이 신라시대 유적들에 대한 많은 설명과 사진들이다. 특히, 풍성한 사진들을 각권마다 앞부분에 싣고 있어 자칫 딱딱할 수 있는 역사서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물론 아쉬운 점은 사진의 해상도가 그리 높지 않은 사진들이 꽤 있다는 점이긴 하지만 말이다.

 

1권에서는 신라의 역사를 개관한다. 제6기로 나눌 수 있는 신라의 시대구분, 그리고 국가의 성립과 발전을 지나 쇠퇴와 멸망에 이르기까지를 개관한다. 신라의 신분제도인 골품제도와 그 외의 정치, 군사, 경제제도들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는 꽤 많은 분량에 걸쳐 신라시대 주요 유물 및 유적들을 설명한 후, 본격적으로 56명의 왕들을 순차적으로 설명한다.

 

각 왕들마다 왕의 가계도를 먼저 그려줌으로 독자들로 하여금 접근을 용이하게 한다. 그리고는 왕에 대한 주요 내용들을 다룬 후, 그 시대의 대표적 인물들을 다루고, 동시대의 동서양의 대표적 역사를 함께 기록해주고 있음도 신라의 역사를 이해함에 유익한 부분이다.

 

아울러 저자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각 왕들에 대한 야사 역시 다루고 있음도 흥미로운 부분이기도 하다. 예를 든다면, 지증왕의 경우, 양물이 너무 커서 아내를 얻을 수 없었다. 그래서 후사를 얻을 수 없었는데, 하루는 개 두 마리가 커다란 북의 크기인 똥덩어리를 두고 서로 싸우는 모습에 그 변의 임자를 찾았더니 마침 그 주인공이 마을 재상의 딸이어서 혼례를 올리고 드디어 가정을 이루게 되었다는 이야기인데, 이런 이야기들로 인해 신라왕조실록은 딱딱하지 않고 흥미롭게 읽어나갈 수 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신라 장군 이사부의 우산국(울릉도) 정복사건(위에서 언급한 지증왕 시대), 불교를 공인받게 한 결정적 사건인 이차돈의 순교(지증왕 다음 대인 법흥왕 시대) 등 드라마틱한 이야기들도 살펴볼 수 있어 또 다른 재미를 얻게 될 것이다.

 

대단한 작업을 감행한 저자의 수고는 치하해 마지않을 수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언뜻 언뜻 드러나는 저자의 가치관에는 뜨악할 수밖에 없다. 예를 든다면, 최초의 여왕인 선덕여왕을 이야기하며, 이런 언급이 있다. “신라는 여자를 모셔 세우고 왕위에 처하게 하였으니, 이를 살펴보면 이는 참말로 난세의 일이며 나라가 망하지 않은 것이 다행이다.(2권 197쪽)” 저자의 이런 가치관은 본인의 훌륭한 성과를 스스로 무너뜨리는 역할을 하는 게 아닌가 싶다. 이런 견해들이 훌륭한 작업에도 불구하고, 미래지향적인 역사접근이라기보다 구시대의 역사 푸념으로 받아들이게 할까 저어하다.

 

그럼에도 저자의 노고로 우리에게 이토록 훌륭한 신라 역사 참고서를 갖게 됨은 큰 행복이 아닐까 여겨진다. 곁에 두고 문득문득 꺼내 참고할 가치가 있는 좋은 연구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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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람다 2014-11-10 1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평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