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에서 홍수까지 - 양승훈 교수의 아주 특별한 창세기 주해
양승훈 지음 / 도서출판CUP(씨유피)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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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는 39권의 구약성경 가운데서도 유독 사랑받는 성경이다. 신앙인들뿐 아니라, 신앙생활을 하지 않은 사람들이라 할지라도 창세기 속의 이야기를 한두 번쯤 들어봤을 정도이다. 그만큼 잘 알려진 성경이지만, 여전히 많은 분들이 창세기에 대한 연구서적이나 설교집을 발간하기도 한다. 또한 교회의 강단에서 구약 가운데 가장 많이 설교되어지는 성경 가운데 하나이다.

 

이토록 많이 알려진 창세기에 대해 또 하나의 책이 나왔다. 바로 양승훈의 『창조에서 홍수까지』란 책이다. 이 책에는 부제가 붙어 있다. “양승훈 교수의 아주 특별한 창세기 주해”라고 말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아주 특별할까? 그것은 양승훈 교수는 목회자가 되기 전, 물리학교수의 이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창조과학회 활동도 오래 하신 분이다.

 

그렇기에 과학자의 관점에서 창세기를 바라보고 있다. 물론, 그 범위는 창세기 전체가 아닌,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원역사(창세기 1-11장) 부분을 다루고 있다. 하지만, 실제 다루고 있는 부분은 원역사 전부가 아닌, 창조이야기(사실 창조이야기 역시 저자는 하나에만 집중하고 있다. 그렇기에 어쩌면 반쪽 창조이야기일 수도 있다)와 홍수이야기 부분이다. 그렇기에 어쩌면, 제목을 『창조에서 홍수까지』라고 하기보다는 『창조와 홍수』라고 해야 하지 않았을까 싶다. 왜냐하면, 원역사에서 창조와 홍수 이야기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만, 그렇다고 다른 이야기의 차지하는 비중이 결코 작지마는 않기 때문이다.

 

아무튼 이처럼 창조이야기와 홍수이야기를 저자는 과학자의 관점에서 바라보며, 그 관점을 첨가하고 있다. 이러한 과학자의 눈으로 바라보고 해석하는 내용들은 우리의 성서해석을 더욱 풍요롭게 하며, 또 한편으로는 흥미로움을 더해주기도 한다.

 

그럼에도 저자는 과학자의 관점에서만 바라보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목회자의 관점에서 바라본다(신학자의 관점이라고 말하기에는 약간 부족함이 없지 않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관점을 잃지 않고 거듭 강조하며, 우리에게 알려준다. 성경은 과학적 지식을 전달하기 위해 우리에게 주어진 것이 아니라고 말이다.

 

이 부분은 대단히 중요하다. 창조과학회 활동을 하시는 분들의 긍정적인 성과가 없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조심해야 할 것은 성경은 과학책이 아니라는 점이다. 성경은 신앙에 대한 책이다. 성경은 우주의 기원에 대해 말하고 있지도 않다. 창세기 1장을 오해해서는 안 된다. 창세기 1장을 접근하며, 세상이 ‘어떻게’ 창조되었는지에 집중하게 되면, 잘못 접근하게 된다. 창세기 1장은 세상이 ‘어떻게’ 창조되었는지가 아닌, 세상을 ‘누가’ 창조하셨는지에 대해 말씀하고 있다.

 

그리고 홍수이야기 역시, ‘어떻게’ 사건이 진행되는지 보다는 ‘왜’ 이런 일이 벌어지게 되었는지, 그리고 홍수 사건 이후에 재창조 사역이 ‘누구’를 통해 이루어지는 지를 말씀하고 있다. 이 부분을 우리가 놓쳐서는 안 된다. 성경 안에 역사가 담겨 있다. 하지만, 성경은 역사책은 아니다. 성경 안에서 과학적 내용을 도출할 수 있다. 하지만, 성경은 과학책이 아니다.

 

저자는 이 부분에 있어 균형감각을 잃지 않는다. 과학적인 접근, 해석을 한 후에도 다시 돌아와 이 부분을 짚어 준다. 이처럼 과학자로서의 접근을 하면서도, 신학자, 목회자로서의 접근을 잃지 않는다는 점이 이 책의 큰 장점이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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