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에서 만난 파란 눈의 스승 - 세계사 속 두 사람 이야기 : 동양편 인물로 읽는 역사
강창훈 지음, 문종훈 그림 / 책과함께어린이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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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어느 누구도 홀로 살아갈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인간을 사회적 동물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세상 살아가면서 누군가와 끊임없이 관계를 맺게 됩니다. 여기 역사 속에서 발견하는 두 사람 이야기가 있습니다. 첫 번째 책인 『고추장 담그는 아버지』가 우리나라 역사 속에서 발견하는 두 사람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면, 두 번째 책인 『티베트에서 만난 파란 눈의 스승』은 동양사 속에서 발견하는 두 사람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도합 10쌍, 그러니까 20명의 이야기를 짤막하지만 재미나고 유익하게 담고 있습니다.

 

‘박열과 가네코 후미코’처럼 지배국가와 피지배국가의 국민이면서도 서로 같은 길을 걸으며, 부당함에 투쟁했던 아름다운 연인관계(이들은 옥중에서 결혼합니다)도 있습니다.

 

또한 마음에 들진 않지만 아들이 원하는 길로 보내준 아버지와 아들 관계인 슛도다나 왕과 석가모니 이야기.

위대한 아들 뒤에서 그 아들을 만들어 낸 어머니 후엘룬과 칭기즈 칸 이야기.

감옥에서도 많은 편지를 통해 딸을 교육시켰고, 그 아버지의 가르침대로 성장하여, 아버지와 딸이 모두 한 국가의 수상이 된 자와할랄 네루와 인디라 간디 이야기.

이처럼, 부모와 자식 간의 아름다운 관계들도 있네요.

 

뿐 아니라, 아름다운 우정을 다룬 이야기도 있답니다.

서로 전혀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기에 더욱 끌려 서로를 그리워하고, 멋진 우정을 나누며, 더욱 아름다운 시를 창작해 낸, 이백과 두보 시인들의 이야기.

한 어머니의 배에서 태어난 형제이지만, 성격이 너무나도 다른 형제이기에 서로의 부족한 부분에 대해 진심어린 조언을 하며, 서로에게 스승이 되기도 하고, 평생 친구가 되기도 했던 소식과 소철 형제 이야기.

짧은 만남이었으며, 서로 나라와 말이 다르지만, 서로의 학문의 깊이에 반하여 우정과 존경을 키워갔던 홍대용과 엄성 이야기.

이처럼 서로 다르기에 어쩌면 더욱 끌리고, 서로에게 긍정적 역할을 했던 아름다운 관계들도 있네요.

 

아름다운 군신의 관계, 사제의 관계도 있네요.

임금의 잘못된 부분이 있을 때, 나라와 임금을 진심으로 위하는 마음으로 목숨을 걸고 간언하였던 신하와 그 껄끄러운 간언을 기쁨으로 들었던 멋진 임금의 관계, 당 태종과 위징의 관계.

한 국가의 최고 수장과 그 국가에 의탁하는 파란 눈의 식객의 관계이지만, 식객을 통해, 세상을 향한 창을 열고 그 식객을 언제나 마음속에선 자신의 스승으로 모셨던 달라이 라마와 하인리히 하러의 멋진 사제관계도 있네요.

 

하지만, 이처럼 아름다운 관계만 있는 건 아니랍니다. 참 마음을 아프게 하는 관계도 있네요. 서로 깊이 사랑하던 친 자매였지만, 중국 역사의 격동기 가운데서, 한 쪽은 국민당, 한 쪽은 공산당의 최고 책임자의 아내 자리에서 서로 다른 이념으로 끝내 함께 하지 못하고, 화해하지 못했던 가슴 아픈 관계도 있네요. 바로 쑹칭링과 쑹메이링이랍니다. 그토록 깊던 사랑도 이념 앞에서는 힘을 발휘하지 못하네요.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우리 역사 가운데도 이념의 차이로 인해, 우정이 깨어지고, 가족 관계가 깨어진 예가 많답니다. 물론 지금도 우리 민족은 이러한 이념의 간극에서 자유롭지 못하죠.

 

이 책에는 이러한 부제가 붙어 있네요. “다름의 가치를 깨닫는 세계사 속 두 사람 이야기”. 그렇습니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그 다른 부분에 감춰진 가치를 알아갈 때, 이 이야기 속의 대부분의 관계처럼 아름다운 관계가 될 수 있답니다. 하지만, 그 다름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을 때, 친 자매임에도 끝내 화해하지 못하고, 생을 마감해야만 하는 아픔이 있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나와 다른 모습, 나와 다른 생각, 나와 다른 성향, 이것은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겁니다. 사람은 공장에서 같은 규격으로 찍어낸 제품이 아니니까요. 내 주변 사람들의 모습 속에서 나와 다른 모습을 발견하고, 그 다름의 가치를 발견할 때, 오히려 내가 더욱 성장할 수 있음을 우리 기억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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