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명의 할머니 다이애나 윈 존스의 마법 책장 2
다이애나 윈 존스 지음, 사타케 미호 그림, 김시경 옮김 / 가람어린이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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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애니메이션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원작자가 영국 작가인 줄 몰랐답니다. 별 생각 없이 일본 작가일 것이라고 여겼는데, 알고 보니, 영국 작가로, 옥스퍼드 대학에서 J. R. R. 톨킨의 제자로 공부한 분이라고 하네요. 다이애나 윈 존스라는 작가입니다. 톨킨의 제자답게 영국을 대표하는 판타지 작가라 합니다.

 

바로 이런 작가의 동화를 만났습니다. 네 명의 할머니라는 제목의 동화인데, 역시 마법이야기가 등장하는 동화랍니다. 동화를 읽고 든 생각은 마법이 유별나지 않단 생각입니다. 마법사가 등장하는 것도 아니고, 마법을 배운 것도 아닌데, 그저 아이의 순수한 상상 내지 믿음이 마법을 끌어내고 있습니다. 물론, 동화 속에선 젓가락이 마법의 젓가락으로 이야기되지만 말입니다. 어떻게 해서 이 젓가락은 마법의 힘을 갖게 되었는지는 관심의 대상이 아니네요. 그저 마치 당연하단 듯, 일상의 삶 속에 마법이 흘러들어, 굉장히 비일상적 삶이 그저 평범한 일상의 모습처럼 느껴지게 하는 동화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쩌면, 우리네 일상이 이와 같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건 아닐까 생각해보게 됩니다. 우리의 일상은 평범하고, 때론 당연한 것처럼 느껴지는 사건들이라 할지라도 생각해보면, 그 평범한 일상 안에 마법과 같은 신비하고, 놀라운 일들이 감춰져 있음을 알려주는 게 아닐까 싶어요.

 

주인공 소년 에르그에겐 몇 가지 악재가 겹치게 됩니다. 첫째 악재는 동생 같지 않은 동생의 존재입니다. 오빠보다도 훨씬 큰 덩치를 가진 동생, 오빠의 말을 듣기보다는 너무나도 당연히 오빠를 무시하고 자기 멋대로 하는 동생의 존재가 주인공 소년에겐 커다란 악재입니다.

 

또 하나의 악재는 소년에겐 네 명의 할머니가 존재한다는 사실이죠. 엄마와 아빠가 결혼하기 전 모두 한 번씩 이혼을 했기에, 할머니가 네 분이나 된답니다. 각기 서로 다른 성향의 할머니들, 그런 네 명의 할머니가 모두 집을 찾아옵니다. 엄마 아빠가 나흘 동안 집을 비우게 되었는데, 사정이 있어 올 수 없다던 할머니들이 모두 함께 들이닥쳤습니다. 이들 할머니들은 서로 다른 모습으로 소년을 참견하죠. 소년은 자신의 발명품, 소원을 들어주는 기계를 돌려 자신의 소원을 이뤄야 하는데 말입니다.

 

이렇게 네 명이나 되는 할머니들 등쌀에 소년은 무사할 수 있을까요? 게다가 소년이 만든 소원을 들어주는 기계는 정말 작동하는 걸까요? 만약 그 기계가 실제 작동하게 된다면,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요?

 

판타지 동화 네 명의 할머니는 다소 잔잔한 느낌이 듭니다. 어쩌면 자극적인 내용전개나 흥미진진한 전개를 기대한 친구들에게는 다소 실망이 들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그 잔잔함 안에도 사실 살펴보면, 오싹하고, 살벌한 마법이 감춰져 있답니다. 마치 일상인 듯싶은 마법의 현장을 함께 누려볼 수 있는 동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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