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조선인 - 우리가 외면한 동포
김한조 지음 / 여우고개 / 2019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김한조 작가의 우리가 외면한 동포, 재일조선인이란 교양 만화를 읽으며 다양한 감정에 휩싸여야만 했다. 조국으로부터 외면당하였을 뿐 아니라, 자신들의 삶의 터전이 되는 나라로부터 외면당한 채 살아야만 했던 재일조선인의 삶을 들여다보며 무엇보다 먹먹함이 차올랐다. 그 통곡의 세월이 얼마나 힘겨웠을까 하는 마음에 가슴이 먹먹했다. 또한 정치적 이유나 견해의 차이로 인해 자신의 동포, 재일조선인의 삶을 의도적으로 외면해 버린 정치인들의 모습에 화가 치밀기도 했다. 이런 조국이 과연 조국이라 내세울 수 있을까 싶은 회의감까지 들게 되는 분개함이었다. 뿐 아니라, 이들의 삶에 무관심했던 나 자신이 부끄럽고 죄송한 마음이 들어 힘들었다.

 

이 책을 통해, 재일조선인이 시작된 다양한 삶의 자리부터 시작하여, 현재까지의 재일조선인들의 변화하는 흐름을 일목요연하게 살펴 볼 수 있었다. 아울러 이들을 재일조선인으로 남게 한 역사적 정황들에 대해 알아 갈 수도 있었다. 이를 통해, 재일조선인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 얼마나 빈약했는지를 반성해보게도 되고. 그동안 재일조선인을 향해,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었는지를 반성하게도 된다. 무엇보다 이들에 대해 얼마나 무지했는지를 알 수 있어 부끄럽고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

 

이들 재일조선인들의 삶에 대해 알아가려는 마음은 품지 않고, 그들의 아픔에 공감하려는 자세 역시 보이지 않으면서도 막연히 일본에 대한 비난과 미움만 키워왔구나 싶은 생각에 뭔가 크게 잘못 됐다는 생각도 들었다. 일본에 대한 막연한 미움보다는 그들로 인해(물론, 우리 정부의 잘못과 우리들의 시선의 문제 역시 크지만) 차별받아 온 재일조선인들의 통곡의 세월을 먼저 알아가고자 했었다면 싶은 후회도 들고.

 

작가는 재일조선인들이 일본 사회에서 겪어온 차별의 역사만을 언급하지 않는다. 일본에서 태어나 자라고 살고 있음에도 일본인이 될 수 없었던 사람들, 그들이 조국이라고 찾아온 땅,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 건너 온 땅에서 또 다시 겪었던 또 다른 차별의 역사 역시 언급한다. 아울러 작가는 오늘날 한국 사회의 다양한 이주 외국인들에 대해 우리가 가하는 차별의 역사 역시 언급한다. 우리가 막연하게 비난하고 욕하는 일본과 우리의 모습이 별반 다르지 않음을 알게 된다는 것, 이것이야말로 통렬한 책망의 소리가 아니었나 싶다. 애써 우린 우리가 가해왔던 차별에 대해선 모른 척 눈감고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그런 측면에서 이 책 우리가 외면한 동포, 재일조선인은 재일조선인에 대한 역사적 접근과 분석뿐만 아니라, 오늘 우리를 돌아보게 만드는 교양 만화다. 책을 읽는 시간이 재일조선인에 대해, 우리의 일그러진 현대사에 대해 알아가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