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 고양이와 함께 배우는 양자물리학 말랑말랑 사이언스 1
빅반 지음, 남진희 옮김, 전국과학교사모임 감수 / 탐 / 2018년 11월
평점 :
절판


양자역학이라 불리기도 하는 양자물리학은 언제나 기묘하면서도 어렵다. 뭔가 이해가 될 듯싶으면서도 어느 순간 다시 아리송해지기도 한다. 많은 이들에게 물리학의 이단이라 불리기도 했던 양자물리학은 이제는 현대물리학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 가운데 하나다.

 

이런 양자 물리학은 자연과학이나 공학에서만 이야기되는 것이 아니라, 문학에서도 상당히 자주 그 개념에 차용되기에 더욱 매력적인 물리학이기도 하다. 예를 든다면, 나와 같은 사람이 거의 비슷한 환경과 거의 비슷한 사람들의 관계 속에서 살아가는, 지금 내가 살아가는 세상과는 전혀 다른 세계를 이야기하는 평행우주 이론 역시 바로 양자물리학에서 시작되는 개념이다.

 

이런 양자물리학을 설명하는 대표적 개념이 바로 슈뢰딩거의 고양이 이론이다. 그래서일까? 양자물리학을 설명하는 이 책 좀비 고양이와 함께 배우는 양자 물리학에선 바로 좀비 고양이가 등장한다. 어쩌면, 슈뢰딩거의 고양이를 설명하는 가장 적합한 개념이 좀비 고양이일 수도 있겠다. 물론, 좀비 고양이는 아니지만, 왜냐하면, 슈뢰딩거의 고양이는 살아 있는 고양이거나, 죽은 고양이 일 테니 말이다. 아니, 상자 속에서의 중첩상태는 살아 있는 것도 죽은 것도 맞는 좀비 고양이가 맞은 건가? 아무튼, 그래서 좀비 고양이 모르티메르가 등장한다.

 

양자물리학을 쉽게 설명하는(솔직히 여전히 아리송하지만 말이다.) 좀비 고양이와 함께 배우는 양자물리학빅반이란 과학자들의 모임이 그 저자다. 먼저, 빅반에 대해 설명해야겠다. 이들은 수학, 화학, 양자물리학, 생물학, 신경과학, 전기통신공학, 유전학 등 다양한 분야의 20여명의 박사와 연구원으로 이루어진 모임으로 최신의 과학을 대중에게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려 애쓰는 모임이다.

 

이 책 역시 딱딱한 내용들로만 채워진 것이 아니라, 소설 형식을 띄고 있다. 이모 집에 간 아다와 아다의 사촌 막스는 갑자기 집 주변을 둘러싸는 오로라와 같은 빛을 보게 되면서 사건은 시작된다. 오색영롱한 빛은 바로 이모의 이웃 젊은 과학자 시그마 아저씨의 실험이 실패하며 발생한 빛이었는데, 그 실험이 실패한 것은 바로 고양이 모르티메르가 시그마 아저씨 실험실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그런데, 좀비처럼 생긴 못생긴 고양이 모르티메르는 분명 닫힌 공간에 있었는데, 언제 시그마 아저씨네 집으로 간 걸까? 아무튼 이렇게 해서 아다와 막스는 시그마 아저씨에게서 양자물리학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듣게 되고, 둘은 점차 양자물리학의 세계에 빠져들게 된다.

 

이렇게 해서 책은 빛이 파동인지 입자인지부터 시작하여, 양자의 존재, 양자의 중첩과 붕괴, 불확정성의 원리, 양자 얽힘과 순간이동, 터널 효과, 그리고 그 유명한 슈뢰딩거 고양이까지. 양자물리학의 세계로 독자들을 이끈다.

 

딱딱한 물리이론을 딱딱하지 않게 전하고 있다는 점이야말로 책의 강점이라 할 수 있다. 게다가 여러 가지 실험들을 실제 독자의 집에서 해볼 수 있게 제시하고 있다는 점 역시 매력적이다. 물론, 어떤 실험은 해서는 안 되지만 말이다. 양자물리학이라는 이름만으로도 머리가 지끈거릴 내용을 상당히 쉽고, 친근하게 이해하도록 돕는 이 책을 통해 양자물리학의 묘한 매력을 느낄 수 있으리라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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