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묘관의 살인 아야츠지 유키토의 관 시리즈
아야츠지 유키토 지음, 김은모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2년 10월
평점 :
절판


아야츠지 유키토의 <관 시리즈> 여섯 번째 책은 흑묘관의 살인이다. 절판된 책이지만, 마침 집 앞 도서관에 있어 빌려봤다.

 

이번 작품의 배경은 홋카이도 외진 숲속 흑묘관이란 곳에서 펼쳐지는 사건이다. 소설의 전개는 마치 수차관의 살인이 그랬던 것처럼, 현재와 과거의 사건이 교차적으로 진행된다. 단 과거의 경우, 흑묘관 관리인인 아유타가 쓴 수기의 형식으로 진행된다. 사건은 과거에 일어났다. 현재 시점에서 진행되는 건, 과거에 일어난 사건이 정말 일어난 사건인지 확인하며 추리해나가는 과정이다.

 

왜냐하면, 실제 일어난 사건을 기반으로 소설 형식으로 수기를 쓴 흑묘관 관리인 아유타가 기억을 완전히 상실했기 때문이다. 화재 사건에서 뛰쳐나올 때, 유일하게 소지했던 게 바로 이 수기. 기억을 잃은 그의 입장에서 자신이 생명처럼 소중하게 여긴 수기에는 믿기 어려운 내용들이 적혀 있어, 이 내용을 확인해 줄 것을 추리소설 작가인 시시야 가도미에게 의뢰했던 것.

 

사건은 이렇다. 흑묘관 주인의 아들이 친구들과 함께 외딴 별장에 놀러온다. 그리곤 길거리 헌팅을 해서 데려온 여자 여행객이 청년들과 함께 광란의 파티를 보낸 밤사이 목이 졸려 숨져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그것도 아무도 출입할 수 없도록 자신들이 폐쇄시킨 별장의 서재 속에서. , 그곳은 밀실이다. 범인은 서재에서 잠을 잔 네 명의 청년 가운데 하나. 과연 범인은 누구일까?

 

하지만, 이들은 범인을 밝히지 않고, 시신을 처리하려 한다. 일명 변사 사건의 은폐 공작이 이루어지는데, 이 일에 귀찮은 일들이 싫다며, 흑묘관 관리인 아유타 역시 함께 한다. 그렇게 시신을 지하에 유기하려는 데, 지하에서 비밀의 공간이 발견되고(흑묘관 역시 <관 시리즈>의 그 관들을 건축한 기묘한 건축가 나카무라 세이지의 작품이다. 고로 비밀의 공간이 있음은 결코 이상한 일이 아니다.), 그곳에서 오래된 백골이 발견된다. 소녀와 고양이의 유골이.

 

20년전 이 저택을 지었다는 괴짜 교수 아모 교수와 연관된 시신일까? 이런 일들로 해서 1년 후 수기를 통해 사건을 접근해나가는 시시야는 아모 교수에 대해 수사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밝혀진 아모 교수의 비밀. 과연 그 비밀은 무엇일까?

 

아모 교수는 일명, ‘거울 세계에 사는 사람이라 불린다. 신체의 내장 전체가 좌우가 뒤바뀐 전내장 역위증이기도 하고,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와 거울 나라의 엘리스 모티브가 그의 삶 속에 함께 하기도 한다. 작가는 거울 세계에 사는 사람이라는 내용으로 아모 교수에 대한 단서를 소설 전반에 걸쳐 숨겨놓고 있다. 이런 단서를 찾아보는 것도 재미나겠다.

 

역시, 아야츠지 유키토의 작품들은 재미나다. 이제 관 시리즈시계관의 살인암흑관의 살인만 남겨둔다(시계관의 살인은 책을 구입해놓았고, 문제는 암흑관의 살인이다. 3권이나 되는 절판도서, 도서관에도 없고.). 또한 8번째 이야기인 빗쿠리관의 살인은 왜 번역출간된 적이 없는지도 궁금하다. 9번째 작품, 기면관의 살인은 우리말로 출간되었는데 말이다. 또 언젠가는 나올 작가의 10번째 작품, 그 미지의 작품도 기대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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