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에서 2만,
10년 사이 '불평등' 관련 기사가 7.48배 증가한 지금,
읽어볼 만한 불평등 관련 도서 5권
안녕하세요. 문예출판사 문예남입니다.
이번 포스트에선 불평등에 관한 책을 소개해 보고자 합니다.
최근 불평등에 관한 기사가 워낙 많이 나와 과거에도 이런 적이 있었나란 의문들이 들었어요. 그래서 지난 10년 동안 '불평등'이라는 키워드를 사용한 기사의 수가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알아보았는데요.
지난 10년 동안 '불평등'이란 키워드를 사용한 기사의 수가 무려 7배 이상 증가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래 그래프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2010년부터 급증하고 있네요.
'불평등'에 관한 기사 수의 증가가 의미하는 바는 여러 가지가 있겠죠.
부의 불평등 해소가 중요하다거나, 기회 불평등 해소가 시급하다거나, 세대 간 불평등 해소가 앞으로 문제가 될 것이다거나 등 다양한 의미를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대부분 불평등을 해소해야 한다는 이야기로 상상 되지만, 요즘은 아래처럼 불평등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기도 하는 것 같아요.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가 앵거스 디턴(Angus Deaton·사진)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에게 노벨경제학상을 수여한 것은 불평등에 대한 대안으로 '자본소득 과세'를 주장한 '피케티 열풍'에 쐐기를 박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디턴 교수는 불평등이 빈곤 탈출의 열쇠라고 주장한 영국 출신 개발 경제와 빈곤 분야 전문가이기 때문이다.
- <앵거스 디턴 '노벨경제학상' ... '피케티 불평등론'에 대한 쐐기?>, 《조선일보》, 2015년 10월 12일
(기사 제목을 클릭하면 자세히 보실 수 있습니다.)
일부에선 한국에서 디턴 교수의 저서를 잘 못 이해한 것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하는데요. 자세한 내용은 아래 기사를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디턴 교수의 저서를 제목부터 잘 못 해석했다고 하네요.
먼저 제목 자체가 한국어판에서 달라졌는데요. 이 책에 부제목이 붙어 있습니다. 우리말로 직역하면 ‘건강, 부, 불평등의 기원들’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런데 이 부제목이 한글판에서는 ‘불평등은 어떻게 성장을 촉진시키나’라고 바뀌었어요.
- <노벨상 수상자 저서, 국내에서 어떻게 왜곡됐나?>, 《노컷뉴스》, 2015년 10월 29일
(기사 제목을 클릭하면 자세히 보실 수 있습니다.)
아무튼,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디턴 교수의 진짜 의도를 떠나 불평등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기도 하는 것 같은데요.
그 핵심은 불평등을 더 심화시켜야 한다는 것은 아니고 적절한 불평등은 '성장'의 동력이 된다는 주장인 것 같습니다.
흔히, '복지'가 먼저냐 '성장'이 먼저냐 하는 이야기가 나올 때 반복되는 입장 차이인 것 같기도 하구요.
여러분은 '불평등'과 '성장'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 폭넓은 복지로 불평등을 빨리 완화시켜야 더 빠른 성장이 이루어진다고 생각하시나요?
아니면,
2. 복지는 선별적으로 진행하고 '빈곤' 혹은 '불평등'을 탈출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욕구와 노력이 성장을 불러온다고 생각하시나요?
사람마다 입장의 차이는 다 다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문예남의 경우 이런 입장을 정하기 이전에 먼저 자신의 생각이 상대방을 얼마나 존중하고 있는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생각하곤 합니다. 타인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도와주려고 할 때 '동정'하지 말라고 하거나, '무시'하지 말라는 말을 듣기도 하니까요.
흔히 불평등을 제도나 경제 구조의 관점에서만 바라보곤 하는데요. 감정상의 문제도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21세기 자본》을 저술판 피케티 교수도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중요한 수단으로 교육을 강조하기도 한 것 같구요.
불평등에 관한 책을 소개한다고 하고서 엉뚱한 이야기만 많이 했네요.
^^
그럼 아래 간단하게 책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필요하신 책을 만나실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불평등의 문제를 이해하기 위해 읽어봐야 할 5권의 책
1. 불평등과 인간 존중에 대해서 설명한 책
세계적인 사회학자 리처드 세넷의 명저 중 하나입니다. 불평등을 제도적으로 해결하기 이전에 인간을 존중할 수 있어야 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습니다. 편견과 비존중이 불평등을 만든다는 것이죠. 사회 밑바닥 삶을 살지만 그 안에서 행복하게 사는 사람을 어느 부자가 옆에 서서 왜 그렇게 힘들게 사느냐고 스트레스를 주면, 그 사람의 행복을 빼앗는 일이 되겠죠. '나는 좋은 것 가지고 있는데, 왜 너는 없니?'라며 묻는다면 세상 누가 쉽게 견딜 수 있겠어요. 존중과 불평등 문제에 대해 알고 싶은 분은 일독을 권합니다.
2. 오늘날 자본의 구조에 대해서 설명한 책
올해 가장 주목받는 책이니 길게 설명할 것도 없을 것 같습니다. 이 책의 주요 골자는 돈이 돈을 버는 사회에서는 더는 부가 분배될 수 없다는 내용을 말하고 있습니다. 다수의 노동자가 임금으로 부를 축적하는 것보다 돈 많은 사람들이 투자나 사업을 통해 버는 돈이 엄청나게 많으니 불평등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것이죠. 그리고 돈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권력까지 가지게 되니 더 문제라고 말합니다. 아! 그리고 부를 축적하는 방법도 변했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20세기엔 임금을 착취하는 구조가 불평등을 만들었지만, 지금은 임금도 착취하고, 돈으로 돈을 벌어서 격차를 늘리기도 합니다. 권력도 가지구요. 과거에 비해 부를 늘리는 방식이 참 다양(?)해진 것이죠.
3, 4. 불평등을 경험하는 일반인들의 삶을 조명한 책
아래 두 권은 경제학이 아니라 소속감과 목소리라는 다소 독특한 주제로 불평등과 사회분열이 심화되는 현상을 해석하고 있는 책입니다. 불평등과 분열의 원인은 신자유주의와 자본주의에서 찾고 있구요.
《소속된다는 것》은 소속되고자 하는 인간의 감정이 신자유주와 자본주의와 어떻게 결합하고 있는지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21세기 자본》에서 말하는 것처럼 부와 권력이 소수에게 집중되고 있을 때 사람들은 이익을 위해서든, 감정적 편안함을 위해서든, 권력을 위해서든 소수와 관련된 곳에 소속되고 싶어 합니다. 더불어 부와 권력이 집중된 곳에 소속되고자 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이익과 반대되는 사람들에게 폭력을 가하거나 무시를 하는 행동이 점차 심해지고 사회 분열을 키운다고 말하기도 하구요. 자신이 소속된 대기업이나 기관를 위해 도덕적인 고민을 하지 않고 불법을 쉽게 저지르는 행동 등이 예가 될 것 같습니다. '개인의 이익을 위해서든, 권력을 위해서든, 그냥 먹고 살기 위해서든' 시키는 일을 했으니 '타인에게 피해를 줘도 죄가 없다'는 마음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은 분은 읽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또는 왜 불평등을 경험하고 있는 사람이 불평등한 사회를 옹호하게 되는가를 알고 싶은 분도 읽기에 좋을 것 같구요.
《왜 목소리가 중요한가》는 자본주의 시대에 개인이 목소리를 잃은 이유, 좀 더 쉽게 말하면 개인이 자기에 대해서 말하기 어려워지는 이유에 대해 설명하는 책입니다. 정부가 시민들로 하여금 시위를 못 하게 하는 이유나, 나이가 들수록 내 인생이 초라해지는 이유 등에 대한 설명을 받으실 수도 있구요. 최근 많은 책들이나, 대중매체에서 '진짜 자기를 알아보세요.', '진짜 나를 표현해 보세요.' 등의 말을 많이 하는데요. 그런 말들을 독자나 시청자들에게 할 수 있는 정치, 사회적인 맥락을 설명 받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부와 권력이 독점되면 될수록 다수의 사람들이 성공할 수 있는 기회는 점점 줄어들게 됩니다. 심지어 성공의 유형도 현재 부와 권력을 쥐고 있는 사람들을 기준을 만들어지죠. 꼭 그런 사람들처럼 살아야 할 필요는 없을 텐데, 성공한 다른 사람들처럼 살아야 할 것 같은 스트레스를 받고 스스로를 자책하거나 부끄러워하면서, 자신의 꿈이나 삶의 가치관에 대해서 말하는 것을 부질없는 것이라고 판단해 버리기도 합니다. 자기의 목소리를 잃는 것이죠. 《왜 목소리가 중요한가》는 이런 사고관이 어디서 기원하고 있는지 궁금하시면 읽어 볼 책이 되겠습니다.
5. 낙수효과에 대해 설명한 책
리처드 세넷과 함께 세계적인 사회학자인 지그문트 바우만의 책이 빠질 수는 없죠. 《왜 우리는 불평등을 감수하는가?》란 책은 성장과 복지를 이야기하면 꼭 나오는 '낙수효과'에 대해 설명하여 주는 책입니다. 동시에 낙수효과는 믿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설명하여 주기도 합니다. 기업이 잘 되면 나라도 잘되고 국민도 잘 되겠지 하는 막연한 생각으로 지금 자신의 불평등 감수하는 것은 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설명하는 책입니다.
불평등으로 이익을 얻는 계층이 일반 대중에게 자주 하는 거짓말들을 정리하여 주기도 했는데요. 그 내용은 아래 내용을 참고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바우만은 최고의 사회학자 중 한 명이니 꼭 만나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불평등에서 이익을 얻는 계층이 우리에게 심어놓은 거짓말 4가지
① 경제성장은 공생에서 생기게 마련인 과제들을 처리하고 어떤 문제든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② 영구적으로 늘어나는 소비 혹은 더 정확히 말해 새로운 소비 대상들의 가속적인 교체는, 인간이 추구하는 행복을 충족시키는 유일한 길이거나 혹은 적어도 중요하면서도 가장 효과적인 길일 것이다.
③ 인간들 간의 불평등은 자연적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 삶의 가능성들을 삶의 불가피성에 맞춰 조절하는 것은 우리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반면, 삶의 원칙들을 함부로 변경하는 것은 우리 모두에게 손해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
④ 경쟁(가치 있는 사람들은 올라가고 가치 없는 사람들은 배제되거나 추락하는 양면을 지닌)은 사회 질서의 재생산과 사회 정의의 필요충분조건이다.” 왜 우리는 이런 거짓말에 속고 있을까? 바우만은 이 책 3장에서 왜 우리가 이런 거짓말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는지 면밀히 검토한다.
읽으면 좋은 '편견'에 관한 몽케스키외의 명언
책 소개를 마무리하며 몽테스키외의 명언을 하나 소개하고자 합니다. 저서 《법의 정신》을 통해 최초로 삼권분립을 주장하며, 가진 자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편견이 사라지길 바라는 그의 마음이 오늘날에도 사회 곳곳에서 실천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몽테스키외의 말처럼 가진 자들은 자신이 하는 일이 무엇인지 더 잘 알았으면 좋겠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생각 없이 따르기보다는 자신의 일이 과연 즐거운 것인가를 질문하며 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만일 내가 명령을 내리는 사람들로 하여금 그들이 명령을 내려야 하는 것에 대한 지식을 더 많이 갖게 하고, 복종하는 사람들로 하여금 복종하는 데서 새로운 즐거움을 느끼도록 할 수 있다면, 나는 내가 인간들 가운데 가장 행복하다고 믿을 것이다.
만일 내가 인간들로 하여금 그들의 편견에서 벗어나도록 할 수 있다면, 나는 내가 인간들 가운데 가장 행복하다고 믿을 것이다. 여기서 내가 편견이라고 부르는 것은 사람들로 하여금 무엇에 대해 모르도록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모르도록 만드는 것을 가리킨다.
우리는 인간들을 깨우쳐주려고 애씀으로써 모든 사람에 대한 사랑을 포함하는 이 보편적 덕성을 실천할 수 있다.
- 샤를 루이드 드 스콩다 몽테스키외, 《법의 정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