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읽어야 할 한국대표소설’이라 하여 단편 한편씩 실린 이북을 권당 100원에 90일 대여를 하고 있다. 오! 그렇다면 1부터 쭉 읽어봐야지 하고 일단 1-5까지 대여해서 모두 읽었다. 휴대폰으로 틈틈이 읽을 수 있고 3-40쪽 정도라 부담없어 좋다.
그런데 참.. 어쩜 다섯 편에 나오는 남자들이 하나같이 한심스럽고 여자들의 운명은 한숨 나오게 답답한지. 읽다보니 고등학생 때 다 읽었던 작품들인 것 같은데 지금 읽으니 또 느낌이 다르다.

<벙어리 삼룡이>의 삼룡이네 주인나리 아들은 버릇없고 못났으면서 그 탓을 아내에게 돌리며 폭력을 일삼은 개쓰레기다.

<술 권하는 사회>의 주인공은 공부한다고 아내를 몇년씩 독수공방 시켰으나 결국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채 절망에 빠져 술만 마시는 사람,
<치숙>의 화자의 고모부는 아내 버려두고 첩이랑 바람피우고 사회주의 하다가 감옥 다녀와서 몸이 아프니 아내 수발이나 받으며 집에 드러누워 있는 사람.
아니 신념 다 좋은데 그럴 거면 결혼을 하지 말았어야지? 내가 아주 싫어하는 부류가 입으로만 정치 비판 사회 비판 진보가 어쩌고 하면서 술 퍼마시고 집에서 혼자 애보며 기다리는 아내는 생각 안 하는 인간들. 인권이니 평등이니 하면서 가정 내 평등에는 아무 개념도 없는 인간들이다.

<감자>의 복녀네 남편은 위에 두 사람처럼 무슨 신념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게을러서 일을 안 한 채 복녀가 몸 팔아 버는 돈으로 희희낙락 하는 말종이다.

<깨뜨려지는 홍등>의 여인네들은 사람 취급을 받지 못하고 포주에게 피를 빨리며 살아간다.

사진 중 앞 2장은 <치숙>의 일부분, 뒤 2장은 <깨뜨려지는 홍등>의 일부분이다.

그래도 놀라운 건 이 시대 작가들이 여성이 받는 취급에 대해 상당히 부당하다는 인식을 하고 있었다고 느껴지는 것.
관심이 생겨 도서관에서 <조선의 페미니스트>를 빌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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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만 바라보고 있어도 하루가 훌쩍 지나갈 것 같은 날이다.
이렇게 깨끗한 책들을 돈 한푼 안 내고 빌려볼 수 있다니! 좋은 세상이다. 보관함에 넣어두었던 책들을 도서관어플에서 검색해서 캡쳐해 두었다가 가서 하나하나 찾아보는 것이 재밌다. 당장 빌려둔 책도 있고, 낙태죄 헌법소원 헌재결정이 코앞이라는 소식에 <배틀 그라운드>를 급히 펴든 터라 금방 읽을 수 있는 책들로 골라왔다.
지금처럼 정기적으로 도서관에 갈 시간, 기한 맞춰 책을 읽어낼 시간만 있다면! 예전에는 기한에 쫓기는 게 싫어서 도서관을 즐겨 찾지 않았는데, 지금은 회사일에 쫓기는 게 없어서 그런지 그 정도 쫓김은 감당할 수 있다...

<있으려나 서점> 중 사랑스러운 도서관 부분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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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9-04-09 1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서관은 집에 가까울수록 좋아요. 책을 반납하기가 편해요. 집에서 거리가 먼 도서관에서 빌린 책은 집 근처에 있는 다른 도서관에 반납해요. ^^

독서괭 2019-04-09 19:10   좋아요 0 | URL
네 요즘은 동네 도서관들이 연계되어 있어서 좋더라구요! 지하철역에 반납함이 있기도 하고요~^^

syo 2019-04-09 2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익명의 독서 중독자들> 저거 읽고 빵빵 터지면 독서괭님도 독서 중독자 되시는 거예요 ㅎㅎㅎ 중독자 탐지기임.

독서괭 2019-04-09 21:58   좋아요 0 | URL
읽고 있는데 재밌네요 ㅎㅎ 하지만 전 중독자가 아니라서 그 정도까지는.
 

읽다 말고 중도 반납한 책들

<뇌과학자는 영화에서 인간을 본다>
제목만큼 흥미롭지가 않다. 기면증, 다중인격 등의 증상을 다룬 영화를 소개하면서 그에 대한 뇌과학적 설명을 덧붙인 것인데, 영화 쪽으로도 뇌과학 쪽으로도 좀 얕아... 가볍게 훑어보기에는 좋은 구성이긴 한데, 계속 보고 싶은 매력이 없다.

<그림의 곁>
저자 약력을 보고 너무 기대한 건가. 그림들은 참 예쁜데, 글이 너무 가볍다... 뭐지 이건, 싶음

<설민석의 무도 한국사 특강>
재미있게 설명하고 있어 술술 넘어간다. 그런데 아무리 내가 역사를 잘 몰라도 여기 나오는 내용들은 웬만큼은 알겠더라;; 역사에 막 흥미를 갖기 시작한 초~중등생들이 읽으면 좋을 듯.

전자책으로 빌렸으므로 미련 없이 반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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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다른 사람으로부터 배척당하는 것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심리에 대해서 나름대로 정당성을 부여하는 배경에는 승진과 생존같은 실질적인 이유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 더 중요한 이유는 다른 사람으로부터 조롱을 당하고 있다는 사실이야말로 나 자신이 정도(正道)에서 벗어났음을 말해주는 명백한신호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소크라테스는 인간 존재란 살다보면 잘못된 길로 접어들 때도 있기 때문에 간혹 자신의 관점에 대해서 의문을 품어야 한다는 점을 자연스레 인정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는 진실과 인기가 없는 것의 관계에 대한 우리의 판단을 바꾸는 데에 결정적인 요소를 하나 더 덧붙였다. 곧, 우리의 사고와 삶의 방식이 어떤 반대에 봉착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그것을 오류라고 확신해서는 절대로 안된다는 가르침이 그것이다.
우리를 초조하게 만드는 것은 우리에게 반대하는 사람들의 수가 아니라 그들이 그렇게 하면서 내세운 이유들이 얼마나 훌륭한가라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인기가 없는 현상 그 자체에 관심의 초점을 둘 것이 아니라 인기를 잃게 된 배경에 대한 설명에 주목해야한다. 공동체의 구성원 대부분으로부터 자신이 그릇된 존재라는 비난을 받는다면, 무척 놀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자신의 입장을 포기하기 전에 우리는 먼저 다른 사람들이 그런 결론에 도달하게 된 논법을 고려해야 한다. 다른 사람들의 반대에 얼마만큼의 무게를 부여할지를 결정하는 요소는 그런 의견이 나오게 된 사고방식의 건전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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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코스로 도서관을 선택하게 되어, 보관함에 담아둔 책 중 품절/절판된 것들을 도서관사이트에서 검색해봤다. 산책코스로 가능한 두 개 도서관 중 한 곳에 니콜 크라우스의 <사랑의 역사>가 있는 것을 발견!
책읽아웃 삼천포책방에서, 아마도 “사랑”을 주제로 한 책을 소개한 회에서 김하나 작가가 잠깐 언급하고 지나가서 일단 보관함에 담아뒀는데, 도서관에 있는 걸 아니 갑자기 너무 읽고 싶은 거다... 오늘 당장 가서 빌려왔다.
3월부터 연말까지 책 사지 말고(아이책은 예외) 집에 있는 책들 좀 읽자 결심한 후 지금까지 잘 참고 있는데,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버리면.. 음.. 절반의 성공인가..
몇 장 읽었는데 벌써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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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19-04-01 1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말까지요?? 그게...... 아 맞다, 오늘 만우절이지.

독서괭 2019-04-01 21:54   좋아요 0 | URL
은근슬쩍 만우절에 결심을 공표하다니.. 비겁한 저의 무의식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