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찍지 않는다.

사진속의 나는 낯설다.

거울속의 여자와 사진속의 여자는 다르다.

거울속의 여자는 매번 디테일이 다르다. 

조명과 그날 그날의 각질에 따라 다를 것이다.

 

그래도 그녀는 사진을 찍으려고 한다.  

그녀는 카메라에 타이머를 맞춰놓고 카메라 앞으로 달려간다.

찍은 사진을 확인하기 위해 카메라를 확인해본다.

분명히 찍었는데, 그녀는 없다.

다시 한번 찍는다. 이번에도 그녀는 없고 그녀뒤에 배경만 찍힌다.

그녀는 자신이 유령이 되었나 잠시 생각한다.

세번째 시도 끝에

낯선 그녀를 카메라 속에 발견하는데,

잠옷을 입고 그녀의 코부터 아래로만 형체가 보이고,

그녀의 눈은 보이지 않는다.

네번째 다시 시도한다.

그녀는 카메라 화면를 보고 깜짝 놀란다.

그녀모습이 흔들리더니, 검은 연기가 되어 형체도 없이 사라졌다.

'소름'이라고 발음한다.

실제 소름이 돋아나 잠이 깨버렸다. 

 

자신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불안감일까?

한번은 얼굴을 지웠다.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그 장소로 가는 것일까.

응시에 대한 방어로 소멸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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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꿈을 잘꾸지 않는다.

아침의 쪽잠에서 나는 스마트카라고 하나, 1인용 차가 엄청 빠르게 지나가는 것을 보았다.

그 차에 타고 있는 것은 발목이 가는 남자와 아기유모차

바퀴가 거의 들릴듯 차를 운전했고,

나는 어찌된 일인지 그 차를 운전하게 된다.

그 차는 운전대가 없고 버튼을 돌리는 식으로 운전하게 되어 있었다.

나는 조심스레 운전을 하다가 오토바이와 충돌했다.

배달하는 아저씨 오토바이인데,

아저씨가 넘어졌다.

나는 너무 놀래서 차를 뒤로 빼다가 패닉에 빠져 이리저리 움직이다가

간신히 세웠다.

아저씨에게 죄송하다고 하니 괜찮다고 하셨다. 친절한 아저씨.

미안해진 나는 만두같은 것이라도 사드리려고 가게에 가다가 잠이 깼다.

그까짓 만두하나로 사람을 치어놓고 무마하려는 얍삽함.

 

이 것을 쓰면서 뭔가 생각날듯 생각이 안나는게 있다.

옥상에 앉아서 바라본 마을. 높은 지대에 있는 집에서 아랫동네를 내려다 보는게 생각이 난다.

누구와 함께였을까.

 

운전을 하지못하는 나는 가끔 운전을 하는 꿈을 꾼다.

뒤로 가는 꿈도 꾸고, 언덕을 올라가는 꿈도 꾸었다.

오늘의 나는 혼자 우왕좌왕 하고 있다.

그동안 길이 인생의 과정이라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뭐가 인생이야?

길이 뭐가 인생인가 말이다.

교착되어 있다. 

나는 차에서 내렸다. 내린게 낫다.

만두사러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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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을 잠재우기위해 불안을 욕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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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싶었던 영화 패터슨을 어제 보았다.

짐 자무쉬 감독의 대한 정보는 없었고, 영화에 대한 정보도 거의 없이 보게 되었다.

 

 

시를 쓰는 버스드라이버.

패터슨과 그의 부인 로라.

로라가 꿈에 나온 트윈스를 언급한 뒤로  

그의 눈에는 트윈스가 계속 목격된다.

트윈스는 이 영화에서 의미한 것은 무엇일까.   

닮았지만 다른 우리의 개별적인 삶. 개인들.

월화수목금토일. 반복되는 일상 - 차이와 반복의 철학을 얘기하고 싶었던 것일까.

원본과 같을 수 없는 패터슨 비밀노트의 복사본 역시 트윈스의 일종이다.

마지막 일본 시인이 갑자기 등장하면서

원본과 사본의 간극에 대한 이야기는 패터슨에게 용기를 준다.

다시 패터슨은 시를 쓸 것이고, 그가 복사본을 만들어 놓을지 말지는 모르겠다.

끊임없이 반복되는 트윈스에 대한 메타포를 발견하는 묘미가

영화가 끝난 후에도 여운으로 남는다.

 

매일 반복되는 우리의 일상은 작은 차이를 두고 다르다.

영화는 일상을 시인의 눈으로 바라보게 되면 그것은 시가되고,

삶이 예술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속절없이 조용하고 격렬한 사랑. 그 둘의 사랑도

처음에는 매력적이지만 변덕스러운 성격을 가진 로라가 망쳐버리진 않을까 생각이 들었지만,  

로라 역시 꿈을 위해 일상을 예술로 바꾸고 있었다. 

패터슨은 조용히 일상을 보내지만,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시인이고,

삶을 예술로. 하루하루를 똑같지만, 다르게 살아내려면

자신의 목소리를 들어보는 것. 창조하는 것. 생각하는 것.. 소소한 기술을

발휘해야 할 것같다.   

 

 

일상을 예술로 만들어 버리는 위대한 예술가 이자 생활인.

내면의 소리를 따르는 고요한 생활인의 모습이 감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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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과 나
사이
존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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