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찍지 않는다.
사진속의 나는 낯설다.
거울속의 여자와 사진속의 여자는 다르다.
거울속의 여자는 매번 디테일이 다르다.
조명과 그날 그날의 각질에 따라 다를 것이다.
그래도 그녀는 사진을 찍으려고 한다.
그녀는 카메라에 타이머를 맞춰놓고 카메라 앞으로 달려간다.
찍은 사진을 확인하기 위해 카메라를 확인해본다.
분명히 찍었는데, 그녀는 없다.
다시 한번 찍는다. 이번에도 그녀는 없고 그녀뒤에 배경만 찍힌다.
그녀는 자신이 유령이 되었나 잠시 생각한다.
세번째 시도 끝에
낯선 그녀를 카메라 속에 발견하는데,
잠옷을 입고 그녀의 코부터 아래로만 형체가 보이고,
그녀의 눈은 보이지 않는다.
네번째 다시 시도한다.
그녀는 카메라 화면를 보고 깜짝 놀란다.
그녀모습이 흔들리더니, 검은 연기가 되어 형체도 없이 사라졌다.
'소름'이라고 발음한다.
실제 소름이 돋아나 잠이 깨버렸다.
자신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불안감일까?
한번은 얼굴을 지웠다.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그 장소로 가는 것일까.
응시에 대한 방어로 소멸되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