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문학과 우리말-글 쓰는 사람의 생각과 문장



-이오덕 선생님이 글쓰는 사람의 생각과 문장에 대해 이야기 하셨는데 그 가운데 일부를 뽑아 싣습니다. (편집부)-



반갑습니다. 어린이 문학에 관심을 가져 주셔서. 같은 동지로구나 하는 느낌이 듭니다.

어린이 문학의 문제를 크게 나누면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생각이고 또 하나는 문장, 말과 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어린이 문학은 결국 쓰는 사람과 작품과 그것을 읽는 아이들의 문제입니다. 그 중에서 뭐니뭐니 해도 작품이지요. 작품 안에 들어 있는 생각, 사상, 의지, 글 쓰는 사람의 정신이 중요한 문제가 되고 또 하나는 그 생각이 나타난 문장, 글이 중요한 문제입니다. 그 중에 한 가지인 말, 글에 대해 오늘 이야기하기로 되었는데 그전에 먼저 생각에 대해 조금만 더 이야기를 하고 넘어가겠습니다.  

며칠 전에 이건 뭐 어린이 문학이 아니고, 청소년들이 읽을 수 있도록 '십대들의 쪽지'라고 해서 값도 받지 않고 전국의 청소년들에게 나눠주는 조그만 책자가 있는데, 그건 청소년을 선도하자는 생각으로, 봉사한다는 생각으로 만든 것입니다. 맨 뒤에 아이들의 글이 한편 있고 맨 앞에 사회에 널리 알려진 유명 인사의 글이 나와 있는데 이번 달에 보내온 걸 보면 '젊은 날의 꿈'이라 해 가지고 전직 장관이 쓴 글이 있습니다. 내가 읽어보니 참 이런 건 아이들이 읽으면 안 되겠구나 싶었어요. 앞머리만 읽어보겠어요.


     나에게는 늘 주장하고 싶은 지론이 있다. 젊은 시절의 꿈은 비록 허황되다

    하더라도 크게 가지라는 것이다. 꿈은 성공의 길잡이라는 말처럼 큰 꿈을

    가진 사람은 이미 인생의 밑거름을 충분하게 깔고 있어 스스로 생각할 수

    있고 비약할 수 있는 힘을 구비한 것이다.......


그래서 어린 시절에 큰 꿈을 가지고 있었고 온갖 어려움을 뛰어넘어 그 꿈을 이뤘다는 거지요. 뭐 이런 걸 보고 문제있다 잘못되었다 할 사람은 별로 없겠지요. 그런데 여기 문제가 있습니다. 내가 어렸을 때 일제시대, 군국주의 시대에 학생들, 젊은 사람들에게 가장 널리 교훈으로 가르친 것이 '큰 꿈을 가져라' '큰 뜻을 품어라' 였어요. 대학 총장이 그런 소리를 하고 학교 선생이 그런 말을 하고, 이것만이 의심할 여지가 없는 아주 좋은 교훈이라는 신념으로 국민학교 아이들한테도 말했어요. 이런 게 바로 일본 제국주의와 결탁해서 학생을 이끌어 가고 교화하는 큰 길이 되었어요. 지금도 국민하교, 중학교에서 어떤 길, 우리가 가야하는 길이 있다면, 큰 뜻을 품어라 이런 거지요. 이런 건 바로 입신출세의 길을 걷게 하는 교육입니다. 이게 물론 어린이 문학 작품은 아니지만 아이들이 읽는 것이니까 관계가 있는 거지요. 이게 널리 알려진 사람의 글입니다.

또 하나는 우리 나라에, 지금은 죽은 사람인데 분단 40년 동안에 우리 문단의 1인자로 감투란 감투는 다 쓰고 상이란 상은 다 받은 사람이 있어요. 난 그 사람 글 싫어 잘 안 읽는데 그 사람이 내는 월간 문학지에 수필이 실려 있어 읽어 봤어요. 이런 내용이에요. 속리산 법주사에 놀러 갔는데 그 들어가는데 가게가 많이 있잖아요. 그 가게에 젊은 사람이 뭘 팔고 있는데 자기가 가만히 보니 대학 때 가르친 학생이라. 그 학생이 난처해할까 봐 피해서 갔다는 거예요. 보통 읽으면 아무렇지도 않게 넘어 가겠지만 나는 그 사람이 쓴 100장 200장 짜리 작품보다 더 그 사람의 생각을 잘 나타낸다고 봐요. 대학을 나온 게 뭐 입니까? 법주사에서 장사는 못 합니까? 그런데 그 사람이 부끄러워할까 봐 피했다 이거예요. 그런 생각을 가지고 글을 쓰고 교육을 하면 어떻게 되겠나? 그 제자가 사장이 됐으면 고관이 됐으면 출세했다고 축하를 하고 노동을 하거나 길에서 장사를 하면 형편없이 됐구나 하고 본인도 스스로 부끄러워하고. 이런 사람이 우리 문단을 이끌어 왔다는 게 뭘 말하는가?  입신출세주의 교육, 우리 교육이 무슨 이념이 있습니까? 어쨌든 입신 출세 하는 거 아닙니까? 교육이 그렇다면 문학은 안 그래야 되는데 문학조차 그렇게 돼 있지요. 어린이 문학의 글이 어떻게 돼 있나 검토해 봐야겠지만 그 전에 생각이 어떻게 돼 있나 보지 않고는 어린이 문학 문제를 제대로 잡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참 섭섭하게도 우리 어린이 문학을 보면 입신출세 지향의 동화 작가가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문학이 죽었어요. 학교가 죽었다면 문학은 살아야 되는데, 어린이 문학도 죽었으니 어린이 문학도 싹 없어지면 얼마나 좋겠나? 어린이 문학, 글로 된 문학이 없어지면 어떻게 되나? 글로 된 어린이 문학이 없던 그 옛날에 훨씬 더 좋은 문학 교육이 되었습니다. 아이들은 할아버지, 할머니가 들려주는 재미있는 이야기, 그 재미있는 이야기를 듣고 싶어했지요. 똑같은 이야기를 들어도 또 듣고 싶어지고 그랬지요. 그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저절로 세상일을 깨치고 역사를 알고 사람이 갈 길을 배우고 예의범절을 깨닫고, 참 이상의 교육이지요. 그보다 더 좋은 교육이 어디 있어요? 그런데 그건 문학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우리 문학사를 정리하는 사람들을 보면 우리 나라 문학이 최남선이 지은 '소년'지부터 시작했다는 그 따위 소리나 하지요.

생각에 대해서는 이쯤 얘기하고 말, 글에 대해 얘기하겠습니다.

오늘 비가 많이 옵니다. 비를 가르치는 말이 굉장히 많습니다. 그 말 다 없어져 갑니다. 요즘은 아주 비가 끔찍하게 돼 있지요. 맞어서는 안 되고. 비가 많이 오랫동안 오면 장마라고 하지요. 장마도 한자말이지만 우리말이 됐으니까. 산이든가 강이든가 마찬가지지요. 그런데 이 장마라는 말도 안 쓰고 버린다고 해서 이것도 부지런히 써야지 안 쓰면 없어지겠구나 그런 생각이 듭니다. 비가 오래 안 오고 갑자기 막 쏟아지는 걸 뭐라 하나. 이걸 신문 잡지에서는 호우(豪雨)라고 하지요. 호우라는 말을 쓰니까 아이들한테 한자를 가르쳐야 된다는 말이 나오지. 이런 건 안 써야 됩니다. 우리말이 아주 없으면 또 이런 거라도 써야겠지요. 그런데 우리말이 없을 리가 있습니까? 자연현상에 대한 건데. '큰비'라고 했지요. 큰비는 내가 만들어낸 말이 아니고 옛날부터 있던 말, 어렸을 때 듣던 말입니다. 큰비가 왔다고. 한꺼번에 쏟아지는 비. 우리가 어렸을 때는 '호우'라는 말이 없었지요. '호우'는 일본 사람이 쓰니까 따라 쓴 말 입니다. 어린이 문학 작품에서도 '큰비'라고 쓴 것을 못 봤는데, 어느 아이 글에 '큰비'가 나와요. 부모가 쓰니까 따라서 쓴 거겠지요. 말이 이렇게 죽어갑니다. 예삿일이 아닙니다. 어린이 문학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아이들한테 올바로 생각하는 걸 가르치고 올바르게 살아가는 길을 보여주고 세상이 어떻다는 참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 다음에는 말을 가르칩니다. 말을 배워야 사람이 되고 우리 겨레가 됩니다. 더구나 옛날보다 요즘 어린이 문학이 더 중요해요. 옛날엔 학교 안 간 부모도 다 이야기를 들려줄 줄 알았지요. 문학 교육이지요. 요즘은 학교 교육, 유식한 교육을 받아 유식한 말만 하고 이야기는 안 해주고 텔레비전 보여주고 책만 보여주고, 교육이 없어요. 정말 말을 아이들은 책으로밖에 배울 수 없습니다. 어린이 문학 하는 사람이 우리 겨레의 말을 가르치는 거의 단 하나의 그런 스승입니다. 그래, 보세요. 어린이 문학이 얼마나 중요합니까? 사람의 정신 세계를 이끌어가고, 우리말을 아이들에게 이어줍니다. 이게 우리 겨레의 목숨입니다. 이 말에 대해서도 어린이 문학 작품을 보면 참 형편없어요. 차라리 동시집이고 동화집이고 싹 없앴으면 좋겠어요.

어떤 자리에 내가 국민학교 아이가 쓴 글을 한 편 읽어줬는데 5학년이 쓴, 제목이 '실과 시간'이든가 그랬습니다. 오늘 실과 선생님이 그 전날에 여러 과일을 가져 오라 그래서 가지고 갔다. 수박, 뭐 토마토. 이런 걸  가지고 가서 과일 무게를 재 보라고 해서 재 봤다. 무게를 재 봤다는 말이 네 번이나 나옵니다. 달아 봤다는 말 한마디 안 나옵니다. 두 군데 가서 읽어줬는데 20, 30, 40대 된 사람들인데 문제되는걸 말해 보세요 했더니 다른 얘기는 하는데 잰다 단다는 말은 없었어요. 그래서 내가 무게를 재는 겁니까 다는 겁니까 하니 몇 사람이  참 그거 단다구도 하지 그래요. 무게는 저울로 다는 거지 재는 게 아닙니다. 재는 건 자로 길이를 재는 거지요.

그 다음에 누가 요즘 아주 잘 팔린다는 책을 일부러 보내 와서 읽어보라고 해서 읽어 봤는데, 거기에 옛날 이야기가 나오는데 '콩을 되로 쟀다'는 말이 나와요. 그 글 쓴 사람은 재주가 놀라운 사람입니다. 이거 큰일 났습니다. 이렇게 많이 팔리는 책이 이러니까요. 베스트셀러가 말을 망치면 이거 문제지요. 이원수 선생이 어린이 문학에서 한 일은 엄청납니다. 시에서 동화에서 소년소설에서. 그렇게 큰일을 했지만 말 하나 잘 못 퍼트린 잘못은 그 많은 업적을 거의 반으로 줄였구나 싶어요. '나의 살던 고향은' 우리 예사로 말하지요. '내가 살던' 고향이지 '나의 살던'이 아닙니다. 그거 우리말이 아닙니다. 책 한 권 속에 아무리 좋은 생각이 들어 있다 해도 말하나 잘못되어 있으면, 그게 많이 읽히면 읽힐수록 말이 병들어 간다는 거지요.

여기 환경운동연합에서 낸 잡지를 성의가 없어서 알뜰히 못 읽는데 환경운동도 좋지만 말 살리는 일도 해야 되는데 그 책에 잘못된 말을 쓰는 것도 문제라고 생각이 듭니다. 제대로 된 말을 쓰는 데까지 환경운동이 돼야겠구나, 그런 데까지 깨달아서 해야 제대로 된 환경운동이 되겠구나 싶어요. 말이라는 게 엄청나게 큰 환경입니다. 

이제, 그 이야기를 하지요.  길이는 '자'로 재지요. 무게는 '저울'로 단다 그래요. '단다'를 사전에는 (달다) 그러고 '잰다'는 (재다)로 나오는데 이런 말은 안 써요. 이런 말이 어디 있습니까? 그 다음에 곡식은 '되'로 된다 하지요. '되다' 이런 말은 없어요. 그런데 '재다' 이 말을 가지고 전부 다 쓰지요. 부피도 재고 무게도 재고 말이 왜 이렇게 되는가? 그 까닭이 일본말과 한문글자 탓입니다. '하루끼'하면 길이도 무게도 모두 '하루끼'입니다. 이게 일본말입니다. 일본말이 안 들어간 게 없어요. 전부 다 일본글 배워서 학문을 하고 글을 쓰고 그랬거든요. 그 제자들이 또 배우고 그래서 우리 말 글, 생활에 일본말이 뼈 속까지 들어갔어요. 한문도 계량, 계측하면 세가지 다 통합니다. 그래 이런 얘기하면 귀찮은데 한 가지 가지고 여러 가지 쓰면 좋지 않은가? 또 그렇게 말하는 사람은 '우리 말이 어휘가 적어' 이 따위 말을 지껄이지요. 말은 가지수가 많을수록 발달한 거지요. 우리 말이 일본말보다도 중국말보다도 우수하다는 거지요. 자랑스러운 거지요. 난 늘 그렇게 생각하는데, 세종대왕이 우리 한글을 만들었지만, 그때 세종대왕이 안 만들었다면 그 뒤에 아마 누가 만들어도 만들었을 겁니다. 그건 왜 그런가 하면 우리 말을 한자로 어떻게 나타내요? 못 씁니다. 일본 '가나' 가지고도 안 됩니다. 어쨌든 한글과 같은 그런 과학스런 온갖 말소리를 내는 게 있어야 됩니다.       우리 말이 그렇게 풍부하고 넉넉하기 때문이지요. 그래 이 자랑스런 우리 말을 아이들에게 제대로 전해야 하는데, 그 일을 하는 사람이 바로 어린이 문학하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형편없습니다. 동시고 동화고 그거 읽다가 아이들 말 다 버립니다. 제가 오늘 하고 싶은 가장 중심이 되는 얘기는 다 했습니다. 이 얘기하고 싶어서 여기 왔습니다. 우리 문학이 야단 났다는 얘깁니다.

전에는 어린이 문학 문장에 대해서 얘기해 달라고 해서 바빠가지구 어린이 문학 잘 읽지 못 했지만 그 뒤로 읽을 때마다 적은 걸 묶어 봤습니다. <어린이 문학 문장> 이렇게, 전부 스물 여덟 항목으로 했는데 첫째는 어린이 문학에 한자말이 어떻게 나타나 있나? 그 다음엔 일본 한자말이 어떻게 돼 있나? 그 다음에 서양말법, 틀린 낱말, 사실을 틀리게 하는 글, 정확하지 않은 말, 잘못된 문장, 잘못된 말법, 대화나 사투리, 준말, 말재주 말장난의 글, 여러 가지 잘못된 말이 종합된 말, 유행말, 겹으로 된 말, 어린애들 말 흉내, 다듬지 않은 글, 시늉말, 시제(때매김), …이런 것들이 어린이 문학에 어떻게 나타나 있나 하는 걸 항목별로 해서 쭉 뽑아봤습니다. 오늘 시간이 있으면 중요한 것만 얘기를 하고 싶은데 그럴 시간이 없네요.

아이들에게 우리말, 우리 겨레 말을 전하는 것이 다른 어떤 일보다 중요하다는 것, 이건 바로 우리 겨레 목숨을 아이들한테 이어주는 겁니다. 이보다 중요한 것이 어디 있습니까? 그러기 위해서 우리가 원고 많이 써서 돈벌이할 생각하지 말고 평생 글 한 편을 써도 깨씃한 글 써서, 제대로 된 글 써서 아이들한테 읽혀야 되겠다는 생각을 가져 줬으면 좋겠다 하는 겁니다.

어린이 문학 하는 사람이 공부를 안 해요. 당신 글이 잘못 됐다 그러면 고소, 고발을 할라그래요. 70년대초 나도 고발을 당했어요. 참 희한하지요. 뭐라고 말하는 줄 압니까? 엿장사들 세계에도 상도덕이 있는데 문학하는 사람이 왜 도덕을 안 지키냐 해요. 하도 기가 막혀서 엿장사의 논리라고 반박하는 글을 쓴 일이 있습니다. 참 어린이 문학 뿐 아니라 사회 근본이 잘못되고 일그러져 놓으니까 모든 게 그렇습니다. 잘못했다는 말을 기분 나쁘게 여기고, 또 문단에서 서로 알면 그렇게 지적하지도 못해요. 고맙다고 받아들이는 사람이 없습니다. 어린이 문학 할 자격이 없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안 되겠다 싶어 집어 치워버리고 한 7,8년 전에 우리도 어린이 문학 단체를 하나 만들자, 다른 건 못 해도 이거 심부름이라도 할까 싶어 만들었습니다. 그래 만들 때는 우리가 공부를 하자 했습니다. 내가 억지로 끌어가면서 달마다 모여 공부를 할 기회를 만들었어요. 첨에 하자하자하는 사람이 안 나와요. 그래 1년 하구는 해산하자니까 안 해요. 그럼 누가 맡아 가지고 하하 해서 지금은 다른 사람이 하고 있는데, 해마다 총회를 하면 해산하자 하자, 내가 그러는데 해산이 안 됩니다.

우리 나라 무슨 문학 단체고 다 그럽니다. 우리 나라에 큰 문학 단체가 세 개 있는데 다 그렇습니다. 어느 문인 단체고 전체 흐름은 다 마찬가집니다. 글을 마구잡이로 써서 팔아먹을 생각이나 하지 자기 자신이 공부는 안 합니다. 얼마나 공부를 안 하나 하면, 지금 우리말이 잘못 됐다 해가지구 우리 말 바로 잡자고 각계각층에서 하잖습니까? 현재 이정권 들어서 가지고 기업 쪽과 속이 맞아 가지고 아이들한테 영어 가르쳐야 된다고 이런 바람을 일으키고, 나이 많은 월급장이, 교육자들, 한자 가지고 팔아먹고 사는 사람들이 한통속이 돼 가지고, 요새 한문 가르치는 서당, 영어 가르치는 학원이 곳곳에 생겼어요. 그런데 그거야 대세의 흐름이니까 그렇다 해도 뭔가 아주 완강하게 들어 있는 뿌리깊은 게 있는데 뭔가 우리 건 천하고 별 볼일 없다는 거지요. 한글이라는 것은 천하다. 적어도 한문을, 영어를 배워야지, 외세 의존, 외국 문학 숭배 사상이 거의 사람마다 있지요. 그래 이 역사가 좀체 앞으로 안 나가고 그래서 나갈 듯 나갈 듯 하다 뒷걸음질치는 까닭이 여기 있습니다. 우리 사정이 이렇습니다. 그런데 기성 작가, 어린이 문학 하는 사람이 공부를 안 하는 거도 이런 무더기 병 때문이지요.

그런데 한편 우리 말을 깨끗하게 하겠다는 운동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심지어 정부, 법제처 같은 데서도 하고 있어요. 깨끗한 우리 말로 다듬어 쓰자는 일을 하고 있어요. 얼마 전에 법원 판사들도 그런 운동을 하고 미술계도 미술 용어 깨끗하게 다듬어 책을 냈답니다. 내가 학교에 있을 때, 벌써 몇십 년 전인데 농업 용어, 공업 용어를 순화하는 책자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우리말을 깨끗이 다듬어 쓰기 운동을 아주 안 하는 곳이 두 곳 있는데, 교육계와 글쓰는 사람입니다. 말과 글을 팔아먹고 사는 사람들, 이거 안 합니다. 조금도 안 할라구 하는 사람이 글 쓰는 사람, 문인들입니다. 할라구 생각도 못 하고 조그마한 일도 안 하는 사람이 문인들입니다. 그래서 아까 그 단체에서 글을 써 가지고 같이 나눠보고 공부하자 그래서, 하고 있는데 기성작가들은 잘 안 나옵니다. 자동차 운전 면허 받은 것처럼 평생 써먹는데 무슨 공부냐 하고, 또 글을 새로 쓰는 사람들은 여기도 문제가 있어요. 지금 우리 책방에 나오는 동시집 동화집 보고는 아이고 이런 것쯤은 나도 쓰겠다 싶은지 모르지만 써오는 걸 보면 성의가 없어요. 글쓰는 길이 그렇게 편하다고 생각하는지.

옛날에 방정환씨가 하던 <어린이>잡지 영인본을 훑어 봤는데 대구에 있는 윤복진이라는 동요 작가가 있었습니다. 그 사람이 <어린이>지에 투고했는데 똑같은 작품을 여러 해 뒤에 또 달리 써 내고 써 내고 했어요. 야, 옛날 사람들은 글 한 편 가지고 이렇게 다듬고 다듬고 했구나. 내가 아주 어렸을 때 누님 등에 업혀 가지고 들은 노래가 있습니다. 그 노래를 지금도 기억하고 있는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그게 윤복진씨 가사래요. 글을 많이 쓸라고 욕심내지 말아요. 한 편을 가지고 두고두고 다듬고 다듬고 해야지. 그런 정성이 없으면 안 돼요. 평생 공부해야 돼요. 더구나 우리 말이 엉망으로 돼 가지 않습니까?  우리 말을 찾아 가지고 살려 가지고 아이들한테 전하는 일, 이것은 우리가 목숨을 걸고 해볼 만한 일입니다. 우리 어린이들이 영원히 그걸 읽고 글을 쓴 사람을 기억하고 많은 걸 배웠으면 얼마나 좋겠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 (《동화읽는어른》94년 8월호에 실린 글-지난 6월 30일 환경운동연합 강당에서 열린 월례강좌 내용 -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대한출판문화협회가 14일 2005년도 겨울분기 '올해의 청소년도서' 33종을 선정, 발표했다.

선정된 도서는 다음과 같다.

▲문학ㆍ예술 = △초록숲 정원에서 온 편지(카렐 차페크ㆍ다른세상) △편력(이광주ㆍ한길사) △영화, 그림 속을 걷고 싶다(한창호ㆍ돌베개) △20대에 읽어야 할 한 권의 책(김영건 외ㆍ책세상) △인생이 그림 같다(손철주ㆍ생각의나무) △밀리언즈(프랭크 코트렐 보이스ㆍ문학동네) △천년 고도를 걷는 즐거움(이재호ㆍ한겨레신문사) △건축사의 대사건들(우르술라 무쉘러ㆍ열대림) △한글세대가 읽어야 할 우리 한시(신연우ㆍ이치) △누나의 오월(윤정모ㆍ산하) △꿈의 무늬(차오원쉬엔ㆍ새움) △소피아의 섬(토베 얀손ㆍ소년한길) △마법의 수프(미하엘 엔데ㆍ보물창고) △그 골목이 품고 있는 것들(김기찬 외ㆍ샘터사) △나 때문에(히구치 이치요ㆍ북스토리)

▲과학ㆍ기술 = △하리하라의 과학블로그(이은희ㆍ살림) △새로운 우주 : 다시 쓰는 물리학(로버트 B.러플린ㆍ까치글방) △과학으로 만드는 배(유병용ㆍ지성사) △숲해설 아카데미(생명의 숲 숲해설 교재편찬팀ㆍ현암사) △자연은 알고 있다(앤드루 비티 외1명ㆍ궁리) △바이러스, 삶과 죽음 사이(이재열ㆍ지호) △자연의 종말(빌 맥키벤ㆍ양문출판사)

▲사회ㆍ문화 = △바벨탑에 도전한 사나이(르네 쌍타씨 외ㆍ한국외국어대학교 출판부) △커피 견문록(스튜어트 리 앨런ㆍ이마고) △살생의 부메랑(박석순ㆍ에코리브르) △바람의 노래 혁명의 노래(우석균ㆍ해나무)

▲역사 = △인간 이순신 평전(박천홍ㆍ북하우스) △처음 읽는 아프리카의 역사 (루츠 판 다이크ㆍ웅진지식하우스) △한국 속의 세계(정수일ㆍ창비) △중국 상하 오천년사(풍국초ㆍ신원문화사) △백제부흥운동 이야기(노중국ㆍ주류성)

▲종교ㆍ철학 = △니코마코스 윤리학, 아들에게 들려주는 행복의 길(아리스토텔레스ㆍ풀빛) △위대한 사상가들-소크라테스, 석가모니, 공자, 예수(카를 야스퍼스ㆍ책과함께)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하늘바람 2005-12-15 15: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저안에서 읽어 본게 몇권 없네
 

올해 책 20% 더 팔렸다 - 교보 전국 집계 [05/12/14]
불황일수록 책에서 길을 찾는가.

서울 부산 인천 대구 대전 등 전국 대도시에 10개의 영업점과 온라인 서점을 운영하는 국내 최대의 서점 교보문고는 13일 올 한해 도서 판매 추이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보다 20%나 매출이 늘었다고 밝혔다. 특히 인터넷 서점에서 50% 가까운 성장을 기록, 인터넷 시대가 오히려 책 읽기를 촉진할 수 있는 가능성까지 보여줬다.

◆문학과 인문학 성장이 ‘책읽기’ 이끈다

교보문고의 매출 신장을 이끈 것은 문학과 인문학. 지난해 3.7% 매출(권수 기준·이하 같음) 감소를 보였던 소설 부문이 30.6%나 성장했고, 역시 1.4%의 감소를 보였던 비소설(논픽션) 부문에서도 18.6%의 성장을 보였다. 인문 부문에서도 19%나 성장, 최근 ‘책 읽는 분위기’가 되살아나고 있다는 반가운 조짐을 보여준다. 인문 부문에서는 ‘선택의 심리학’, ‘설득의 심리학’,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 등 개인과 사회를 심리학의 관점에서 분석한 책들이 주목받았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너와 나, 우리를 알고 싶다는 욕구가 매우 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같은 성장률은 교보문고라는 특정 서점에서 이뤄진 결과지만, 이 서점이 전국에 판매망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그동안 매출 추이에서 일반적인 독서 경향을 반영해왔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수치다.

◆올해의 키워드는 ‘블루오션’

연간 베스트셀러 목록 5위에 꼽힌 ‘블루오션 전략’은 상반기 등장 이래 하반기까지 독서 시장에 강타를 날렸다. 기술 혁신이 아닌 ‘가치 혁신’을 주장하며 질적으로 전혀 다른 시장의 개척을 촉구한 ‘블루오션’은 기업과 직장인들뿐 아니라 주부, 학생들에게도 참신한 화두로 떠올랐다. 기존의 치열한 경쟁 마당을 벗어나, 남다른 분야에 주목하라는 ‘블루오션’ 전략이 침체된 사회 분위기에 돌파구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막강한 ‘다빈치 코드’ 파워

올해 교보문고 매출 신장을 이끈 문학 부문의 기린아는 댄 브라운의 소설 ‘다빈치 코드’와 미하일 엔데의 ‘모모’. 전세계적으로 2400만권이 팔린 ‘다빈치 코드’는 국내에서도 240만부가 팔렸고, 이 책의 해설서, 반대서, 그리고 유사한 구도의 책들까지 연쇄 반응을 끌어냈다. 종합 50위 내에서 국내 저작은 절반이 못되는 22종(2001년엔 27종)으로, 최근 몇년 사이 베스트셀러에서 외국저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계속 높아지고 있다.


(조선일보)

댓글(3)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하늘바람 2005-12-15 15: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학과 인문학 성장, 그럼 울부짖는 출판사는 인문 출판사?

마태우스 2005-12-15 15: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헬리***의 변명도 일조하지 않았을까요??^^

하늘바람 2005-12-16 0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역시 전문가십니당
 
 전출처 : 책읽는나무 > [퍼온글] [먹으면 약이 되는 음식] _ 감기편


[먹으면 약이 되는 음식] _ 감기편

감기는 일반적으로 코감기, 목감기, 배탈감기로 분류된다. 코감기의 경우는 재채기 후 코막힘과 콧물이 나타나며 이후 기침이 시작된다. 목감기는 발열과 목이 아픈 후 기침으로 이어지고, 배탈감기는 복통과 설사를 동반하는 것이 흔한 증상이다. 감기에는 충분한 영양 섭취와 휴식이 필수.


[ 이렇게 드세요 ]

1 감기에는 뜨거운 차가 효과적이다. 오한이 날 때는 생강차나 매실차를, 기침이 많이 날 때는 모과차를, 콧속이 막힐 때는 칡차를 먹으면 좋다.

2 채소, 과일 같이 비타민이 풍부한 식품을 많이 먹고, 면역 기능이 떨어지지 않도록 끼니를 규칙적으로 챙긴다.

3 코감기라면 평소보다 물을 많이 마셔 코 점막을 축축하게 해 주는 것이 좋다. 적당히 매운 음식을 먹는 것도 도움이 된다.

4 열이 있는 초기 감기에는 뜨거운 물을 많이 마셔 땀을 내고, 소화가 잘 되는 부드러운 죽이나 따뜻한 국물을 먹는다.

5 초기 감기에는 기름진 음식, 소화가 안 되는 음식, 찬 음식을 금한다.

 

[ 약이 되는 식품 ]

파뿌리는 감기로 인해 오한이 나거나 코감기가 진행되어 기침이 시작될 때 사용하면 좋다. 특히 파 흰부분의 매운 맛은 폐의 나쁜 기운을 발산시켜 준다.

파에는 비타민과 칼슘, 철분 등이 풍부해 위와 폐의 기능을 돕기 때문에 평소에도 자주 먹으면 감기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콩나물

몸의 열을 내려주고 간 기능을 회복시켜 감기를 다스리는 데 효과적이다. 감기로 기력이 약해졌을 때는 콩나물의 흰 부분과 파의 흐니 부분을 넣고 끓인 백비탕이 도움이 된다.

콩나물은 특히 비만한 태음인에게 잘 맞는다. 반면 소화 기능이 약하거나 몸이 차고 마른 사람은 피하는 것이 좋다.

닭고기

단백질이 풍부한 반면 지방 함량이 적고 소화가 잘 도리 뿐 아니라 메티오닌과 니아신 성분이 풍부해 피로회복과 혈액순환에 도움을 준다. 또한 가래를 제거하는 효과도 있어 목감기 치료에 좋은 식품이다.

 

 

 

 

 

 

 

호박

점막을 튼튼하게 하며 감기에 대한 저항력을 길러준다. 동지에 호박을 먹는 것도 이때문이다. 몸을 따뜻하게 하므로 냉증이 있는 사람에게도 효과적이다.

그러나 호박은 소화되는 시간이 더딘 편이므로 뱃속에 가스가 잘 차는 사람은 피하는 것이 좋다.

 

 

 

 

모과

만성화된 기침에 효험이 있으며 구토, 설사, 신경통 등에도 효과가 있다. 모과차를 꾸준히 마시면 기침감기는 물론이고 술독도 풀어준다.

평소 체력이 약하고 조금만 피곤해도 천식발작을 일으키는 어린이라면 예방을 위해 꾸준히 먹이는 것이 좋다.

 

 

 

 

 


 

_ ‘밭에서 나는 삼이라고 일컫을 정도로 먹을수록 몸에 이로운 식품 중의 하나이다. 보혈 작용이 있어 세포를 활기있게 해주므로 피로로 인한 감기에 특효가 있다. 또한 혈액을 깨끗이 하며 목의 통증을 없애주므로 목감기 초기에 사용하면 빠른 효과를 볼 수 있다.



 

 

/자료제공:삼성출판사의 실용무크 시리즈 <약이 되는 음식>

출처 : 헬스조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책마을 통신]인터넷`댓글시대`…`글 잘쓰기`관련 책 불티

오늘날 젊은이들은 무엇인가를 읽고 있다.

하지만 그것은 대부분 책이 아니라 인터넷에 떠도는 인간의 처리능력을 훨씬 넘어선 대량의 텍스트(더구나 시시각각으로 갱신되는)다.

대중은 그런 글을 `검색`이란 수단을 통해 읽고 있다. 나는 이것을 검색형 독서라 이름 지었는데, 이런 사태를 독서의 `범람`으로 보아야 할 지 `소외`로 보아야 할지 혼란스럽기만 하다.

원래 `읽기`와 `쓰기`는 따로 분리돼 있는 것이 아니라 순환적인 연쇄를 이뤄 나선형으로 전개되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블로그다. 블로그는 순차적으로 올려지는 텍스트에다 댓글이나 트랙백을 올림으로써 진행되며 텍스트들도 서로 링크를 걸어 돌아간다.

전문가들은 읽기와 쓰기의 순환적 관계가 블로그라는 하나의 계기에 의해 재발견됐을 뿐이라고 말한다.

이는 달리 말하면 쓰기의 `범람`이다.

소수가 쓰고 다수가 읽는 구조는 어쩌면 벌써 지구상에서 종말을 고했는지도 모른다.

이제 누구나 날마다 `쓰고` 있다. 쓰는 행위 또한 일방적인 것이 아니다.

누군가가 쓰면 다른 사람이 바로 읽고 그에 대해 또 무언가를 쓰는 순환적 구조가 자연스럽게 진행되는 진정한 의미의 쓰기가 일상화되고 있다.

게다가 글을 잘 써서 인기를 얻으면 하루 아침에 스타덤에 오르기도 한다.

또한 이제는 회사 이미지를 중시하는 CI 시대가 아니라 기업의 CEO나 핵심 간부 개인의 이미지를 중시하는 PI 시대이기도 하다.

이때 개인이 대중적 친화력과 공신력을 얻으려면 쓰기와 말하기가 매우 능수능란해야 한다.

 이래저래 글쓰기는 누구나 갖춰야 할 필수적인 `생존전략`이 됐다.

베스트셀러 저자인 스티븐 킹은 "글쓰기에 대한 책에는 대개 헛소리가 가득하다"고 말했지만 자신도 `유혹하는 글쓰기`(김영사)란 탁월한 창작론을 펴냈다.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나탈리 골드버그, 한문화), `네 멋대로 써라-글쓰기, 읽기, 혁명`(데릭 젠슨, 삼인), `교양인이 되기 위한 즐거운 글쓰기`(루츠 폰 베르더 외, 들녘미디어), `이렇게 해야 바로 쓴다`(한효석, 한겨레신문사), `원고지 10장을 쓰는 힘`(사이토 다카시, 루비박스) 등은 최근에 주목 받은 글쓰기에 대한 책이다.

이제 강준만, 탁석산 등 인기 저자들도 글쓰기에 대한 책을 내놓기 시작했다.

지금 인문 베스트셀러 1위에 올라 있는 `글쓰기의 전략`(들녘)은 연세대의 정희모, 이재성 교수가 그동안 글쓰기에 대해 강의한 노트를 정리해 내놓은 책이다.

 이 책에서 저자들은 읽기와 쓰기는 동반자 관계라고 말하고 있다.

저자들의 지적이 없다 해도 많이 쓰려면 먼저 많이 읽어야 한다.

그러나 그것은 인터넷을 떠도는 텍스트가 아니라 공공성이 인정된 책이어야 할 것이다.

그것이 바람직한 글쓰기로 가기 위한 지름길이 아니겠는가?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 = 헤럴드경제발췌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hnine 2005-12-17 1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중의 한권 사서 읽고 있는 중이지요 ㅎㅎ...

하늘바람 2005-12-17 1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어떤 책일지 궁금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