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 중고 나와 있어서 냉큼 구입했다. 

그냥 별로 막 좋아할 거 같지는 않은 ("노리고" 만든 책일 수 있다는 예감) 책이기도 하지만 

혁명 덕질하려면 파리도 덕질해야지. 책을 사기 위한 합리화는 즉각 된다. 


영어권의 어느 작가가 그렇게 말했었다. 

너의 책이 아예 안 팔리는 책은 아니었으면 좋겠니? 

내가 아는 하나의 비결이 있다. 제목에 Paris를 넣어라. 

오직 이것만이 실패가 거의 없는 방법이다. 제목에 Paris가 들어간 책은 적어도 아예 안 팔리지는 않는다. 


바로 납득되던 얘기였다. 

이상하지. Paris. 딱히 불란서 애호자, 열광자가 아니라도 

Paris. 하면 자극되는 뭔가 있다. 궁금해진다. 그로부터 배제되지 않고 싶어진다. 



제목에 Paris가 들어가는 책들을 우리 모두 쓰도록 합시다. 



너무 더워서 술을 못 마신다. 

.... 한탄하던 며칠 끝에, 더위에 차츰 적응을 하여 이제 30도 초반대엔 땀을 흘리지 않을 뿐더러 실제로 시원하다고 느끼게 되니 더워도 술을 마실 수 있게 되었다. 방금 나가서 맥주를 사왔다. 집엔 소맥 말아서 마시다가 남은 소주가 있다. 아 소주의 위력! 이거 오분의 일만 마셔도 한 삼십분 안에 떡실신 가능. 소주 오분의 일병 + 맥주 오천 아니냐? 라신다면 아님. 소주 오분의 일병에 맥주 1200 정도로도 


아 이것. 

바로 이것이 술 마시는 이유.... 그 상태에 도달할 수 있다. 국가가 허락한 마약. 


아 토요일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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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실물 크기. 

이 콩도르세 전기, 신촌 헌책방에서 매우 저렴하게 샀었다. 신촌, 홍대 근방 여기저기, 점점이 있는 헌책방들. 

숨어있는 책. 공씨 책방 등등. 그 중 어딜 가든 영어는 물론이고 불어책들도 꽤 많이 있어서 오 이건 사야해, 득템 보장되던 곳들. 독어책들도 많았던 거 같음. 독어 공부도 (득템을 더 자주 하기 위해서라도) 하면 좋겠. 


표지를 열면 

서울 2008년 2월 10일, "Seoul le 10 Février 2008"이라고 적혀 있고 

아마도 서명으로서 책주인의 성을 쓴 거 같은데 해독이 안되는 몇 개 철자들이 있다. 



읍. 사진으로 보여드리겠. 





사진 업로드 하려고 하면 반드시 왼쪽 회전을 시키는 알라딘 서재 사정을 감안하여 

왼쪽 회전이 되면 제대로 보일 각으로 계산하고 찍었는데, 그러나 이번엔 뒤집혀서 올려진다. 거꾸로다. 

아휴. 보지 마세요. 뭐 이게 중요합니까. 


그래도 "Seoul le 10 Février 2008" 이거 밑에 M ****** 이거 철자가 무엇인가 궁금하기는 하다. 

유부만두님, 알아보실 수 있나요? 


Février. 이 단어를 f를 대문자 F로 쓴 것에서 

이 책주인이 영어를 먼저 공부한 분임을 알 수 있다고 해도 되겠다. 불어는 달 이름을 소문자로 쓰더라고요. 

février = February 


"그리고 나는 처음으로 책 속의 문장들을 이해했다" : 말콤 엑스의 이 말. 말콤 엑스는 물론 자기 모국어에 대해서 그렇게 쓴 것이지만, 외국어에도 그리고 어려운 텍스트들에도 그것들이 갑자기 이해되기 시작할 때의 그 신기함, 짜릿함을 이 말들로 온전히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콩도르세 전기, 여전히 더듬더듬 읽지만 말콤 엑스가 전한 그 순간들이 있다. 


아 불어책 사모으고 싶다. 

신촌을 가야한다. 가야겠다. 

..... 했다가 정신 차리고 있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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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21-07-19 21: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뒤집어서 한참 봤는데…

음… 무우우우..? 아 모르겠어요. ㅋㅋㅋ

유부만두 2021-07-19 21: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서울에 악상을 안 붙여 쓴 게 눈에 띄네요.
영어 먼저 배운 사람 증거 2.

몰리 2021-07-19 21:51   좋아요 1 | URL
옷 악상이 있구나요!
이 분이 알라디너라면??? 하게 되어요.
혹시 우리의 이 대화를 보고 있나요, 이 책의 전주인님?
전 이 책을 감사히 보고 있습니다.... 같은 <러브레터>적 순간이...

유부만두 2021-07-19 21: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전 사르트르 책 불어로 다시(!) 사모으고 싶어요. 예전책 곰팡이 슬고 울어서(우굴쭈굴) 버린 게 많거든요. 사도 안 읽을텐데…

몰리 2021-07-19 21:54   좋아요 1 | URL
읽지도 않을/못할 불어책들을 왜 이리 사모으냐.... 했었는데, 사놓았던 책들 다 조금씩은 보게 되니까, 사면 본다니깐! 그러므로 부지런히 또 나가서 (언제나 영원히) 책 사러 다녀야 하는데..... 그러는 게 옳고 말고. 이러고 있어요. 사르트르! ㅎㅎㅎㅎㅎㅎ 모두가 용서되는 사르트르. 다시(는 아니지만 다시 같은) 만나야 하는 사르트르!

scott 2021-07-19 21: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제컴 뒤집어 봤는데 M mmnㅎㅎ쵸코이름이 됨요 글고 S�oul 이라고 써야 정확(ᐡ-ܫ•ᐡ)

몰리 2021-07-19 21:56   좋아요 1 | URL
m이라면 m이 이게 몇 개야.
m도 있다가 s도 있다가 r도 있는 거야 뭐야.
앞의 대문자 M은 혹시 Monsieur야??? 자기가 자기를 ˝므씨유˝로 부르는 거야?
..... 혼란의 카오스 일으키는 전주인님의 서명.

han22598 2021-07-23 06: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최근에 발견한건데, 사진을 세로가 아닌 가로로 찍으면 사진이 돌아가지 않더라고요 ㅋㅋ
알라딘은 서재관리라는 걸 할까요? 이러다 모든 자료 쏴악 날라가버리는 불상사도 생기는 건 아니지...쩝.
 




이 책이 프랑스 혁명사의 고전 중 고전인데 

정통 맑스주의 해석이기도 하다고 한다. 오 그렇다면 궁금하고 사야겠는데. 그러나 영어 번역은 나온 적 없는 거 같았다. 일단 아마존에서는 찾아지는 게 없었음. 아무리 고전이어도 고루해진 고전이라면. 초판이 20년대에 나왔으니 그 후 그의 후예들, 제자들, 그가 했던 말을 반복한 스무 명이 있었다면. 그같은 사정에 따라 번역할 이유가 차츰 없어진 거냐. 


바로 바로 번역 좀 하지. 





알고 보니 

바로는 아니어도 (58년이 초판이라는 거 같다) 영어판이 나오긴 했다. 

저 엄청난 가격. 2.65불! 그리고 더 찾아보니 한국어 번역도 있다. 창작과비평사. 


하튼 이것도 들여놔야 할 책이 되었다. 


어제 발견한 쫌 많이 웃겼던 사실은 프랑스 혁명 당시 (그 드라마가 펼쳐지는 와중에, 그 현장 그 한복판에서) 혁명사를 라틴어로 쓴 사람이 있었다는 것. 스트라스부르 대학 도서관 사서였던 로렌츠라는 사람이었다. 그는 프랑스가 구체제에 종말을 고하고 새로이 태어나기 위해 겪고 있던 산고를 고전 언어의 엄정함 속에 간직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일부 옮겨 오면 이렇다: 


Regem ipsum

clandestinis consiliis cum hostibus conspirantem,

qui hinc

civium motibus passim, et Lutetiæ

præsertim, ortis,

a Francicæ Nationis Concilio

regia potestate omni interdicitur,

A. C. 1792, d. 10. Augusti,

usque ad novum Francicæ nationis

Conventum, ob id a Concilio evocatum


라틴어를 아예 몰라도, 그냥 웃긴데 구글 번역으로 영어 번역 해놓고 곱씹으면 좀 더 웃겨진다. 


king himself

conspiring with the enemy by secret counsels,

hence

citizens movements everywhere, and Paris

Especially, orchards,

from the French National Council

is forbidden to all by the royal power,

AC 1792. d. 10. August,

and a new generation of France

Meeting, it was called up by the Council


-------------------- 


슬로터다이크는 어디선가 "인간이 무어냐고? 인간이란 오페라를 쓰는 존재다" 같은 말 한다. 오페라를 씀, 이것이 인간의 가장 불가해하고 가장 해명하기 힘든 지향이고 욕망이라는 듯이. 라틴어로 현재의 역사를 기록하기. 고전 언어로 새로운 사회로의 이행을 기록하기. 오페라를 쓰는 것과 비슷한 무엇이 여기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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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7-19 17: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표지가 단두대 !

[인간이란 오페라를 쓰는 존재다]
언어를 구사하는 호모 사피엔스는 상상을 통해 허구의 세계를 예술로 승화!

인생도 오페라 처럼 멋졌으면(기-승-전-결) ....

몰리 2021-07-19 18:48   좋아요 1 | URL
scott님에게는 더 확 와닿고 많은 걸 암시하는 말일 듯!

오페라 알못으로서
오페라 ㅎㅎㅎㅎㅎ 정말 신기하긴 해요.

그 왜 유명한 모차르트 아리아 (제목을 모르겠어서 ˝most difficult aria soprano˝ 이걸로 유튜브 검색하니 ˝Queen of the Night˝ 아리아), ㅇㅇㅇㅇㅇㅇㅇ ㅇㅇㅇㅇ ㄲㄲㄲㄲㄲㄲㄲㄲ ㅉㅉㅉㅉㅉㅉㅉ : 도저히 ㅎㅎㅎㅎㅎㅎ 소리를 비슷하게 따라 적을 수 없는 그 숨넘어갈 거 같은 대목, 암튼 그 대목 생각하게 되던 슬로터다이크의 말.
 



학교를 매일 갔던 것도 아니고 

코로나 이후엔 학교에 거의 가지도 않았음에도 

토요일이 되면 (금요일 저녁부터 시작하지만 본격적으론 토요일) 아 이제 자유다, 이런 느낌 있었다. 


야 정말 거의 가지도 않는 직장에 이렇게 느낀다면 

매일 가야 하는 직장이면 어떨 수도 있겠는가................ 이런 심정도 자주 됐었다. 


이제, 이게 얼마가 될까 모르겠지만 ㅎㅎㅎㅎ (혹시 영원히?) 직장 없이 살게 되는데 

그걸 실감했던 순간이 그런 순간인 것이다. 이제 매일이 (자유로움을 실감하던) 그 토요일이 되는 것이네. 




아 그 순수히 낭비였던 세월이여! 

........... (정말!) 


다른 삶을 잘 살아봅시다. ;;;; (아우 한 이십년 만에 소맥 말아 먹어보니 너무 빨리 제정신이 아니게 되어 포스팅을 말이 되게 끝내기도 어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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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엽게 생긴 이 탁상용 선풍기. 

작년 여름 별로 덥지 않기도 했지만 에어컨 거의 틀지 않고 이 선풍기 하나로 충분히 시원하게 보냈다. 

8월이었나 거의 매일 비왔던 달이? 20년 여름은 별로 덥지 않았다는 것. 비가 거의 매일 오던 달이 있었다는 것. 

6월엔 개인적으로 알던 분은 아니지만 이충민 교수가 세상을 떠났다는 것. 이런 기억들이 남은 여름이다. 


지금 집에 에어컨이 없는데 

환기 아주 대박 잘되고 선풍기가 2개 있으므로 

여름이 걱정되지 않았었다. 창문 다 열어 놓으면 널어 놓은 빨래가 출렁거리고 펴 놓은 책장이 펄럭거리잖아. 

덥다 덥다 해도 32도까지는 선풍기로 충분히 시원한데 그에 보태 그냥도 바람이 무섭게 부는 집에서 무얼 걱정. 


그러나 본격 여름이 오자 바람이 불지 않거나 불어도 약하다. 

미니 선풍기 말고 다른 선풍기는 이것이다. 








예전 집에 이사하던 해 이거 사서 한두 해 쓴 다음 

좁은 집에서 발에 걸리는 게 너무 많아져서 미니 광 같던 공간에 넣어두고 쓰지 않았다. 

이번에 이사하면서 (야 이거 작동은 되냐..... 그 습한 광 안에서 몇 년을 푹푹 썩었는데) 발견. 재발견. 

아니 근데 이 선풍기 너무 좋은 것이었. 부채(fan)가 돌아가는 전통 선풍기 바람은 계속 쏘이면 얼얼해지지만 

이 선풍기 바람은 그렇지 않다. 뭐랄까 바람을 뭉쳐서 몽글몽글하게 만든 다음 내보내는 느낌인 것임. 자는 동안 내내 틀어놔도 아침에 얼얼한 느낌 없이 일어날 수 있다. 얼얼한 느낌이 없는 정도를 떠나, 바람의 부드러운 손길이 주었던 위로를, 행복을 기억하면서 일어날 수 있다.  


아 그런데 34도를 넘으면 

두 개 선풍기가 좌와 우 양쪽에서 열일해도 

............. 으으, 으으, 그만 더울 수 없겠니. 

내가 살아야 할 여름이 많지도 않을 수도 있는데 이번에 꼭 이래야 하겠니. 심정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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