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평생에 가는 길 - 믿음의 길동무와 함께 떠나는 영혼의 순례여정
알리스터 맥그래스 지음, 윤종석 옮김 / 복있는사람 / 2003년 9월
평점 :
절판


  인생은 나그네길이라고 어느 가수가 노래한 것이 기억난다. 그들이 말하는 나그네 길에는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 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그 뒤에 깔린 듯 하다. 신앙인의 길 또한 나그네길이라고 말하는 데, 앞서 말한 일반인들의 불확실성과는 다르게 목적지가 있고, 목적지에는 기쁨과 감격이 있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자신의 개인적인 고백과 신앙내력을 설명해가면서 친근하게 ‘신앙인의 길’이라는 주제를 소개 한다. 신앙의 이해에 집중을 두었던 자신을 돌아보면서 부요함을 누리는 면의 중요성, 그리고 삶 속에 깊이 경험하는 면의  부족함들을 몸소 실감했던 자신을 소개하며 우리자신의 신앙의 길을 돌아볼 것을 초청하고 있다. 기존에 저자가 쓴 조직신학, 역사신학 등의 간결하면서도 명쾌한 면을 통해 이해를 촉구하기 보다는 우리의 삶에 비추어 생각하게 하고, 묵상해볼 것을 권면하는 영성부분에 초점을 둔 영성신학에 출발선에 있는 사람을 위한 책과 같이 보인다. 그래서 그런지 이해보다는 실체를 경험함을 강조하며 나의 지적인 영역만이 아니라 행동의 삶의 영역까지 바뀔 수 있도록 천천히 읽어가며 적용할 것을 권면하고 있다.      

 이 책에서 저자가 말하는 내용의 특징을 몇 가지로 말해보면 첫째로, 우리 신앙인의 여정을 출애굽에 이미지로 비유하여 말하고 있다. 우리는 애굽에서 약속의 땅 가나안으로 가는 과정 중에 있으며, 그 과정은 하나님의 창조, 인간의 타락, 주님의 구속사역, 그리고 완성하실 새 하늘과 새 땅의 소망 가운데 있는 것이다. 저자는 이 네 가지 과정을 우리의 삶의 과정 가운데 큰 획이며 이정표라고 말한다. 아직 완성되지 않은 길을 가기에 회의와 실패, 두려움과 고난이 있음을 또한 말하는 데 이것은 이 세상이 죄 가운데 있고, 내가 죄 된 본성을 지닌 육신의 옷을 입고 있는 한 필연적인 것이다. 그러나 우리를 일으켜주는 오아시스와 같은 회복의 과정 또한 소개하는 데 바로 소생, 안식, 교제, 잔치의 이미지로 말하고 있다. 이 과정 가운데 있는 우리에게 저자는 기독교 영성의 위대한 주제에 관한 조언을 하는 데 그것은 기억과 기대이다. 옛적에 우리에게 하신 일을 기억하는 것이고, 미래에 주님이 하실 일을 기대하는 것이다. 우리는 과거와 미래사이인 현재를 살아가고 있으므로 죄 된 본성과 어우러져 옛적에 우리를 속박에서 이끌어내신 은혜는 희미해지기 쉽고, 완성하실 하나님의 사역에 대한 소망은 멀게만 느껴지기 쉽다. 그러나 저자는 그 길을 믿음의 행위로 자신을 맡기며 기다리면서 가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둘째는 히치하이크의 소개이다. 나도 과거에 히치하이크를 많이 해본 경험이 있는데 제일 많이 떠오르는 생각은 ‘공짜로 탄다’는 것이다. 저자가 소개하는 믿음의 선배들, 그들이 겪은 삶의 여정과 교훈을 얻고 힘을 얻는 것인데 우리는 그들이 한 시행착오와 유산들을 어떻게 보면 공짜로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교회가 탄생하고 기독교 2000년의 역사와 함께 우리의 믿음의 선배들이 발견한 성경의 보고(寶庫)와 자신들의 문화와 외부의 압력을 이기고 나온 복음의 값진 유산들을 접하는 특권을 누리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그들의 어깨를 딛고 더 발전되어가고 타락해져가는 이 시대 속에 어려움들을 그때 이겨냈던 믿음의 선배들과 함께 동승함으로 그들을 통해 위대한 지혜의 도움을 얻게 된다.

 셋째는 12개의 과정 중에 내 개인에게 더 깊이 공감된 부분을 나누고 싶은데, 그것은 안식과 교제의 중요성을 깨달은 것이다. 안식이 그냥 피곤하니까 쉰다, 즐긴다의 이미지로 이해할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진정한 안식을 하려면 훈련이 필요하고 휴식과 소생의 공간이 필요하며 계획하고 준비할 필요성을 말하고 있다. 나에게도 계획되고 준비된 쉼과 안식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사실 목적을 향해 열정적으로 전진하고, 전투하는 삶 가운데 살아감이 먼저 필요하고, 그 삶 가운데 계획되고 준비된 안식은 그 삶을 살아가는 데에 정말 오아시스요, 재충전하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이 여정이 지극히 개인적인 작업임을 말하고, 나만의 독특한 정체와 하나님과 나만의 특수한 관계를 반영하여 살 것을 말한다. 매우 공감되는 영역이다. 여정의 이정표를 알고, 다른 사람이 광야를 어떻게 뚫고 갔으며 회복의 오아시스를 어떻게 거쳤는 지에 대한 지식적인 도움만 주는 것이 아니라, 직접 나의 삶에 뛰어들어 내 삶에 주체성을 회복하고, 하나님 앞에서 나의 삶의 여정의 발을 내딛으라는 것이다. 내게 맡긴 사명과 내가 그 가운데 겪게 될 고난을 감수하라는 것이다. 이 가운데는 큰 산과 같은 믿음의 선배들이 산 삶과는 별도로 하나님 앞에 내가 홀로서는 과정이 요구되는 것 같다. 나는 나만의 여정이 있는 것이다. 이런 저자의 마지막 권고를 들으며 ‘7가지 습관’의 내용과 잘 접목이 되었다. 하나님 앞에서 내 삶의 주도성을 회복하고 책임지는 존재로 살며, 내 삶의 이정표와 같은 사명을 기억하고 고난을 감수하며 그에 따른 우선순위가 정렬되는 내 삶의 정렬의 필요성, 그리고 이웃을 섬기고 세상에서 승리하며 주님의 사명을 완수하는 그 길을 함께 가는 것의 중요성이 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이런 삶 가운데 우리의 삶의 쇄신과 재충전의 오아시스는 꼭 필요함이 느껴졌다. 그렇다. 나도 내 삶의 여행기를 기록해 보자. 내 삶의 여정 가운데 누구보다 생생한 하나님과의 교제가운데의 삶으로의 도전을 즐기며, 그분께서 주신 나만의 길을 따라 특권과 같은 이 삶의 여정을 힘써 살아가자. 그분과 함께 기쁨과 감격의 날이 내 앞에 펼쳐지는 소망을 가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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