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상을 말씀드립니다
유키 신이치로 지음, 권일영 옮김 / 시옷북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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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다처럼 깔끔하고 시원한(?) 경악 미스터리!!]

 

'가정교사 앳 홈'에서 영업사원으로 일하는 대학생 가타기리. 도쿄 도내 사립 명문 남자 중학교 출신에 현재 도쿄대 재학 중이라는 간판으로 나름 베테랑으로 일하고 있는 그에게 면담을 희망하는 학부모의 정보가 도착합니다. 약속 시간에 '야노 유' 학생의 집으로 향했는데 가타기리를 맞이하는 엄마의 모습이 영 이상해요. 자신의 스펙을 거창하게 늘어놓으면 적어도 '어머머~'하는 감탄사라도 들리기 마련인데 이렇다 할 반응도 없고, 계속해서 아이를 다그치고 나무라는 듯한 엄마의 말투. 심지어 며칠 전 식사 준비를 하다가 데어서 상처를 보여주기가 그렇다며 줄곧 끼고 있는 고무장갑에, 최근의 성적표조차 찾지 못하는 모습에 계속 위화감을 느낍니다. 마지막에 밝혀지는 반전이란, 캬~너무 깔끔하고 시원해요!!

 

총 5편의 단편이 실린 [#진상을 말씀드립니다]는 '일본 미스터리계의 초신성'이라 불리는 화제의 젊은 작가 유키 신이치로의 작품입니다. 1991년생인 이 젊은 작가의 [#진상을 말씀드립니다]는 2023 일본서점대상에 노미네이트 될 정도로 엄청난 화제를 불러일으켰습니다. 왜 제목 앞에 태그를 나타내는 '#'기호가 적혀있는지 무척 궁금했는데요, 다섯 편의 작품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은 전부 인터넷, 스마트폰과 연결되어 있어요. 솔직히 책의 표지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저는, 이 책의 표지를 보고 '으흠?'하고 개인적으로는 조금 마뜩치 않았는데 첫 번째 단편인 <참자면담>을 읽고 절로 탄성이 나왔습니다. 혹시 저처럼 표지의 불호 때문에 이 작품을 건너뛰는 분들이 계실까봐 미리 말씀드려요! 표지는 정말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읽으면 읽을수록 기대하게 되는 단편들이었습니다. 짧은 이야기들 속에서 독자를 깜짝 놀래키기 위해서는 어지간한 필력으로는 힘들 거라 생각해요. 그런데 다섯 편의 이야기 모두 대체 이 이야기가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감조차 잡을 수 없고, 반전 또한 감히 예측할 수가 없었습니다. 게다가 반전이 모두 충격적이어서 이야기가 마무리 되었는데도 불구하고 발이 허공에 떠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한때 제가 즐겨보던 일본드라마 중에 <기묘한 이야기>라는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그 드라마 또한 엉뚱하고 황당하고 기이한 결말을 보여주었거든요. 마치 그 드라마의 소설화를 본 듯한 느낌이랄까요.

 

전개 방식이나 표현도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매끄럽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배경이나 인물 소개에 페이지를 할애하지는 않았지만 현실 세태가 반영되어 있고, 곧바로 본론으로 뛰어들어 군더더기 없이 전개되는 이야기들이에요. 마치 마시면 한 번에 쑥 내려가는 사이다같은 소설이라고 평하고 싶어요! 다섯 편의 이야기 중에서, 저는 그 어떤 진상도 알아차리지 못했는데 과연 다른 독자분들은 어떠실까요. 한편 한편의 이야기가 끝난 후 찾아오는 경악에, 미스터리를 사랑하는 독자라면 분명 만족하실 겁니다!!

 

**출판사 <시옷북스>로부터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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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센트 반 고흐, 영혼의 그림과 편지들 - 세상에서 나를 이해하는 유일한 사람, 내 동생 테오에게
빈센트 반 고흐 지음, 이승재 옮김 / 더모던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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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센트 반 고흐, 편지로 인해 더욱 선명해지는 삶의 궤적]

한국인들이 가장 사랑하고 아낀다는 화가라고 한다면 단연 '빈센트 반 고흐'를 꼽을 수 있을 겁니다. 그의 작품 이름을 정확하게 알지는 못하더라도 그림을 보는 순간, '이건 반 고흐 그림인데!'라고 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어요. 저도 <꽃피는 아몬드 나무>와 <별이 빛나는 밤> 그림을 좋아해서 액자식으로 된 그림을 가지고 있는데요, 거실의 잘 보이는 곳에 걸어두었더니 반 고흐와 관련된 책을 읽고 난 아이들이 금방 알아보더라고요. 그 후로도 언제 어디서나 반 고흐의 그림이 보이면 아는 척을 하기도 한답니다.

생전에는 그림을 단 한 점밖에 팔지 못했음에도 사후에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전세계적으로 사랑받고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화가와 그런 형을 응원하고 경제적으로 지지한 동생의 이야기가 담긴 편지. 빈센트 반 고흐가 동생 테오에게 편지를 썼다는 이야기는 유명하죠. 이 편지글이 실린 유형의 책도 많이 출간되어 있고요. 그래서인지 저는 지금까지 한 번도 접해보지 못했음에도 반 고흐의 편지를 한 번쯤은 읽어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너무나 익숙해서 읽었다고 착각하게 만들었던 반 고흐의 편지를, 그가 영혼을 담아 그린 150여점의 그림들과 함께 처음으로 펼쳐보았습니다. 반 고흐 탄생 17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출간된 뜻깊은 [빈센트 반 고흐, 영혼의 그림과 편지들] 입니다.

[빈센트 반 고흐, 영혼의 그림과 편지들]을 통해 접한 반 고흐의 생애는 상상 이상으로 안타까웠습니다. 그의 정신이 온전치 못했다는 이야기만 얼핏 들었을 뿐, 셀 수도 없는 방황과 고독의 밤을 보냈을 화가를 생각하니 끝이 보이지 않는 나락으로 떨어지는 듯한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그런 형을 지켜보았던 테오의 마음은 어땠을까요? 사실 저는 이 책을 통해 동생 테오 또한 대단하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화가로서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한 반 고흐도 반 고흐지만, 제대로 된 직업을 갖지 못해 방황하고, 결국에는 화가라는 길을 찾았음에도 끊임없이 경제적으로 지원해야만 했던 형을, 테오는 과연 사랑하기만 했을까요? 반 고흐가 2년 동안의 파리 생활 동안 테오의 집에서 집에서 보냈을 당시 테오가 여동생 빌레미나에게 보낸 편지에는 '정말이지 형이 다른 곳으로 갔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토로되어 있습니다. 믿고 싶고, 믿어야만 했던 형. 그럼에도 과연 성공할 수 있을지 의심스럽고, 자신에게 도움을 원하는 형에 대한 괴로운 심정이 고스란히 전해져 오는 듯 했습니다.

편지를 통해 반 고흐의 삶 뿐만 아니라 그림에 대한 그의 생각도 생생하게 전달되어 옵니다. 특히 제가 좋아하는 <꽃피는 아몬드 나무>에 대한 반 고흐의 생각을 들을 수 있어 뜻깊었어요. 이 그림이 왜 그리 마음에 닿는지 의아하게 생각한 적이 종종 있었는데, 이 작품은 테오의 아들이 태어난 것을 축하하는 의미로 반 고흐가 테오에게 선물한 것이라고 합니다. 얼마나 큰 축복과 사랑의 마음을 담았을지 상상이 되실까요? 자신의 작품 뿐만 아니라 존경하는 화가, 자신이 지금은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는지, 그림 기법 등을 세세하게 적은 편지를 보면 반 고흐가 동생 테오에게 얼마나 의지하고 있었는지 절실히 느껴집니다.

개인적으로 책의 판형과 종이 질감 모두 마음에 드는 책이었어요. 겉표지와 속표지가 다른 것도 매력 포인트. 특히 제가 좋아하는 그림들이라 그랬을까요 :) 빈센트 반 고흐의 영혼의 울림같은 편지와 그가 그린 그림들을 한 번쯤 심도있게 만나보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드립니다! 아마 테오에게 보낸 이 편지들을 읽게 된다면 반 고흐의 그림을 더 잘 이해하게 되실 거라 생각해요.


** 출판사 <더모던>으로부터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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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르미도르 1~5 세트 - 전5권 - RETRO PAN
김혜린 지음 / 거북이북스(북소울)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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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대혁명을 심도있게 그려낸 고퀄리티 한국 만화!! 다른 작가님들의 대작들도 다시 만나볼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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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르미도르 1~5 세트 - 전5권 - RETRO PAN
김혜린 지음 / 거북이북스(북소울)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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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대혁명을 심도있게 그려낸 고퀄리티 한국만화!!]

 

저는 어렸을 때부터 친구처럼 지내온 고모와 막내삼촌의 영향으로 만화책에 입문했습니다! 지금도 발행되는지 잘 모르겠지만, 한 달에 한 번, 혹은 격주에 한 번 발행되는 만화잡지를 읽으러 할머니댁에 가는 게 큰 낙이었어요. 책과 만화책, 영화와 팝송. 학창시절 제 낭만을 형성해 준 것은 모두 고모와 막내삼촌이 가르쳐 준 것으로, 이런 것들이 없었다면 저는 무슨 재미로 살았을지 지금도 상상이 잘 되지 않습니다. 그 당시 만화계의 큰 별은 강경옥, 이은혜, 황미나, 신일숙, 그리고 김혜린이 아니었을까, 감히 꼽아봅니다 (혹시 이 분이 빠졌다 하시면 꼭 알려주세요!! 일단 기억나는 분만 적었거든요 :)). 소장용으로 출간되는 책들을 구매하기도 했지만 놓친 작품들도 많은데, 요즘은 예전 작품들이 다시 출간되는 것 같아 무척 기뻐요.

 

그런데 저는 사실 김혜린님의 작품 중 소장하는 책이 단 한 편 뿐입니다. [불의 검]. 제가 기억하는 한 유일하게 해피엔딩인 작품이예요. 작가님의 책 중에는는 대부분 비극적인 사랑과 새드엔딩이 그려진 것들이 많아 어린 나이의 저는 그게 너무 슬프더라고요. 새드엔딩이 여운도 있고 기억에도 오래 남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왕이면 해피엔딩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새로 출간된 [테르미도르] 는 놓칠 수가 없었습니다. 얼마만에 만나는 한국만화인지!! 요즘은 도서대여점도 거의 사라져서 접하기가 쉽지 않거든요.

 

작품의 제목인 '테르미도르'는 그레고리력으로 환산하면 7월을 가리켜요. 1789년 7월 14일, 프랑스에서 대혁명이 일어났습니다. 1794년 7월에는 공포정치를 연 로베스피에르가 반대파로 몰려 단두대에서 참수되기도 했고요. 제목으로 미루어 짐작하셨다시피 [테르미도르]는 프랑스 대혁명의 중심에 선 주인공들의 사랑과 이념, 혁명 당시의 상황에 대해 그린 작품입니다.

 

혹시 만화를 책도 아니라고 폄하하는 분들 계시려나요. 학창시절 제가 만화책을 읽고 있으면 부모님은 '만화가 무슨 책이냐고, 다른 책을 읽으라'고 말씀하시곤 했습니다. 하지만 학습만화가 존재하는 것처럼, 만화를 통해 배우는 것들도 많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프랑스 혁명이 일어나기 전 프랑스가 어떤 상황이었는지, 민중들의 마음은 어떠했고, 그런 민중들로부터 공격받았던 귀족들은 무슨 생각이었으며, 혁명을 진행시키기 위해 어떤 이는 칼로, 어떤 이는 시로 협조했다 같은 것들은 인문 역사서를 통해서는 알 수 없는 것들 아닐까요. 물론 혁명의 전개과정과 마무리 등에 대해서는 알 수 있지만, 만화를 통해 전달되는 생생함은 인문 역사서에서는 찾을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혁명이 초기의 목표를 잃어가고 하나의 뜻으로 모였던 사람들이 어떻게 갈라지고 적으로 몰아가는지, 신분과 신념 차이에 의해 적으로 만났던 남녀가 어떻게 사랑에 빠지는지, 혼란의 소용돌이 가운데 진행되는 이야기는 시간이 오래 흐른 지금 읽어도 여전히 재미있고 인상적입니다. 저에게는 추억의 만화이지만, 예전 작품들이 더 많이 복간되어서 지금 세대도 함께 읽을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아요!

 


 

**네이버 독서카페 '리뷰어스클럽'을 통해 <거북이북스>로부터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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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모 저택 사건 미야베 월드 (현대물)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기웅 옮김 / 북스피어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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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면은 물론, 역사와 역사를 바꿀 수 있는가에 관한 묵직한 주제를 다루는 작품일 것 같아 궁금합니다. 에도시대물 뿐만 아니라 현대물에서도 빛을 발하는 작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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