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의 이름 1
사이토 켄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6년 6월
평점 :
품절


이상하게도 이런 잔잔한 이야기가 마음에 콕 와닿는건 왜 일까요? 이름도 들어본적도 없는 작가인데도 말이에요. 뭐라고 할까요? 바람이 소소하게 부는날, 집 마당에 걸어놓은 풍경이 딸랑~ 딸랑~ 우는듯한 풍경이라고 할까요? 등장인물이 많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바위처럼 산처럼 물처럼 조용한 한 남자와 그의 곁에서 조용히 웃음 지으면서 서 있는 자그마한 소녀가 등장할 따름이에요. 약방에 약을 쓰려면 감초가 필요하듯이 이 조용하고 잔잔한 만화에서 웃음을 전해주는 친구분이 한 사람 등장할 뿐이지요.

그런데도 사진첩을 펼친것 마냥 하나의 이야기가 그려져 있는듯 자연스럽게 흘러가더라구요. 장난을 치면서 찍은 사진에서는 한바탕 웃음이 터져 나와서 깔깔 웃다가, 넘어져서 울고 있는 장면에서는 '아유, 저런 저때 저기서 넘어져서 흉터가 장난이 아니었어!' 하면서 이야기를 주고 받는것처럼 그랬다니깐요. 이건 모두 작가의 스토리텔링이 대단해서가 아닐까 싶어요. 만화가 아니라 짧은 단편 소설을 읽는 것처럼 그런 기묘한 느낌을 전해줄만큼 대단하거든요.

그건 남자 주인공의 직업이 소설가이다 보니 더 그런지도 모르겠네요. 다 말하지 않아도, 컷을 나누어서 그리지 않아도, 눈빛 그리고 함께한 시간의 깊이가 그 모든 것을 이야기 해준답니다. 천천히 숨을 쉬고 들이쉬는 시간 만큼 여유롭게 한장 한장 펼쳐 볼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순수하고 맑은 그런 사랑 이야기를 읽고 싶은 분이라면 주저하지 마시고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말도 없고, 조용하고, 바보 같은 두 사람의 사랑이야기를 읽다보면 자기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지어질 거에요. 아! 왜 제목이 꽃의 이름인지 궁금하다면 펼쳐보세요. 부끄럼많은 주인공 두사람이 이야기 해줄거에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